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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혼다’는 옛말 ‘친환경의 혼다’로 불러다오

혼다가 달라졌다. ‘기술의 혼다’에서 친환경의 혼다로 변신 중이다. 혼다의 신형 인사이트는 싼 가격으로 하이브리드카 대중화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19일 국내 상륙을 앞둔 인사이트.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과 도쿄 도심을 잇는 고속도로는 한산했다. 하이브리드카가 눈에 띄게 늘었다. 2년 전 일본을 찾았을 때와는 크게 달랐다. 이 같은 변화의 한복판에 혼다가 서 있다. 혼다는 요즘 친환경을 꿈꾼다. 기술의 혼다, 엔진의 혼다는 과거일 뿐이다. 혼다는 2008년 시즌을 끝으로 F1에서 철수했다. 혼다의 이토 다카노부(伊東孝紳) 사장은 올 4월 중국 베이징 모터쇼에서 “앞으로 저탄소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고성능 스포츠카 NSX 후속의 출시도 취소했다.

친환경차로 도요타에 맞불, 혼다의 변신 현장을 가다

혼다가 변신을 결심한 표면적 이유는 위험수위에 다다른 환경 위기와 지구촌을 휩쓴 금융위기. 그러나 그 이면엔 친환경차 경쟁에서 도요타에 밀렸다는 위기감이 자리한다. 자동차 업계의 양산 하이브리드카 경쟁은 한동안 혼다와 도요타가 주도했다. 혼다 인사이트와 도요타 프리우스는 엔진과 전기 모터, 배터리를 조합했다는 점까진 같았다. 그런데 기술의 성향은 사뭇 달랐다. 기업 문화의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도요타가 완벽주의자였다면, 혼다는 현실주의자였다.

도요타는 복잡한 직·병렬 방식을 택했다. 이른바 스트롱(strong) 하이브리드다. 저속이나 정속주행 등 특정한 상황에서 엔진을 꺼뜨린 채 전기 모터만으로도 달릴 수 있다. 반면 혼다는 합리적인 방식을 택했다. 일명 마일드(mild) 하이브리드. 혼다의 하이브리드카에서 전기 모터는 가속과 등판 시 엔진을 보조하는 역할에 머문다. 각각의 방식엔 장단점이 있다. 도요타의 스트롱 방식은 강력한 모터와 용량이 큰 배터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원가가 치솟고 무게가 늘어난다. 혼다의 마일드 방식은 모터의 개입이 제한적인 대신 시스템이 작고 가볍다. 원가도 저렴하다.

혼다는 이처럼 하이브리드카에서조차 경량화와 운전감각에 집착했다. 그러나 결과는 불만족. 1999년 인사이트를 선보인 이후 혼다의 하이브리드카 누적 판매는 54만 대에 그쳤다. 2007년 100만 대를 돌파하고 지난해 200만 대마저 넘어선 도요타의 누적 판매의 4분의 1 수준이다. 혼다의 이토 사장은 최근 유럽 언론과 만나 “시빅 하이브리드가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혼다는 절치부심, 친환경차 전략을 바꿨다. 지난해 출시한 신형 인사이트는 일본 내에서 하이브리드카 가격의 하한선으로 여겨지던 200만 엔의 벽을 깼다. 올 초 선보인 CR-Z는 하이브리드 전용 스포츠카인데, 가격을 200만 엔대에 묶었다. 도요타보다 싼 가격을 앞세워 하이브리드카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혼다의 맞불과 도요타의 응전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의 향배를 가를 한판 승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두 브랜드의 경쟁은 국내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혼다코리아는 이달 19일 신형 인사이트 판매에 들어간다. 혼다코리아의 정우영 사장은 “내년 중 CR-Z와 피트 하이브리드를 수입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중순 일본 현지를 찾아 혼다의 친환경 전략, 제품 운영, 연구개발을 책임진 핵심 3인방을 차례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도쿄 아오야마에 자리한 혼다 본사에서 요코타 지토시 혼다 모터 운영책임 이사와 이야기를 나눴다. 요코타 이사는 1981년 혼다 입사 이후 연구개발 및 자동차 상품 운영을 담당해 온 제품전략 전문가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현황은
“아직까진 작지만,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카가 가장 많이 팔린 시장은 34만9000대의 일본이다. 28만7000대의 미국과 7만7000대의 유럽연합이 뒤를 이었다. 증가 폭 역시 일본이 가장 컸다. 5만1000대였던 2008년보다 7배 가까이 늘었다. 13년 이상 보유한 차를 팔 때 정부가 주는 신차 구입 보조금과 친환경차 감세 혜택이 맞물린 상승효과였다.”

-혼다의 실적은.
“혼다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16만200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99년 인사이트를 선보인 이후 혼다의 하이브리드 카 누적판매는 54만 대다.”

-도요타엔 크게 뒤진 실적이다.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이어서 소비자의 관심을 더 끈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혼다는 적극적인 친환경 기업으로 전략을 바꿨다. 앞으로 연비 좋은 차를 파는 데 집중할 것이다”

-도요타와 차별화된 전략이 있나.
“대중화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카는 205만~327만 엔의 프리우스부터 1000만~1550만 엔의 렉서스 LS600hL까지 다양한 가격대에 포진해 있다. 반면 혼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100만~200만 엔대에 하이브리드카를 집중시킬 계획이다. 가격을 189만 엔에 묶은 신형 인사이트가 신호탄이다. 올해엔 220만~240만 엔대의 CR-Z도 선보였다. 혼다는 경쟁력 있는 가격의 제품을 통해 하이브리드카의 저변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혼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장점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는 엔진이 꺼진 채 모터만으로 달릴 때가 있다. 이때의 운전감각은 낯설 수밖에 없다. 반면 혼다는 늘 엔진으로 차를 끈다. 간추리면, 혼다의 하이브리드카는 누구나 쉽게 싸게 구입해 익숙한 느낌 그대로 몰 수 있다.”
일본 도치기현에 자리한 트윈링 모테기에서 혼다 모터의 가와나베 도모히코 상무이사를 만났다. 트윈링 모테기는 인간과 자연, 이동수단의 융합을 테마로 97년 설립됐다. 타원형 서킷, 캠핑장, 혼다의 발자취를 전시한 컬렉션 홀 등 다양한 체험시설을 갖췄다. 가와나베 상무이사가 대표이사 사장으로 겸직 중인 혼다기술연구소도 이곳에 있다.

-혼다기술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이륜차와 사륜차는 물론 로봇에서 제트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이동수단을 개발한다.”

-너무 다방면 아닌가?
“나름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꿈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선 도전해야 한다. 도전엔 실패가 뒤따른다. 그래서 혼다에서는 99%의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혼다가 생각하는 친환경 차는.
“모든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기존 엔진을 쓸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가 가장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신형 인사이트 반응은.
“일본에선 히트했다. 일본 출시 3개월째인 지난해 4월, 하이브리드카로는 최초로 일본 국내 베스트셀링 모델로 올라섰다. 출시 1년 만에 일본 누적 판매 10만 대를 넘어섰다. 인사이트와 CR-Z가 뜨거운 인기를 끌면서 혼다의 자동차 판매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율이 20%까지 늘었다. 일본 내수시장에서 혼다의 판매순위 또한 2008년의 5위에서 지난해 2위까지 뛰어올랐다.”

-하이브리드카 이후의 친환경 차는 어떤 모습일까.
“차세대 자동차의 핵심 기술은 크게 ‘효율 개선’과 ‘재생에너지’의 두 가지 테마로 나뉜다. 단기적으로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클린 디젤, 무단변속기, 경량화 등의 기술이 각광받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연료전지차와 전기차가 해답이 될 것이다. 하지만 2050년에도 전체 자동차의 절반은 여전히 엔진을 달고 있을 것이다.”
 

혼다 본사에서 시노하라 미치오 실장을 만났다. 그는 82년 혼다 입사 이후 커먼레일 디젤과 가솔린 직분사 엔진 개발에 몰두했던 내연기관 전문가. 2003년 환경안전 기획실의 수석 엔지니어를 거쳐 2008년엔 팀을 이끄는 실장이 됐다. 환경안전 기획실은 혼다의 환경 및 안전 관련 신기술을 전략적으로 제안하고 조율하는 부서다.

-환경위기에 대한 혼다의 생각은.
“지난 1000년 동안 비슷했던 기온이 최근 50년 사이 0.5도나 상승했다. 2100년까지 온도 상승 폭을 2도 이내로 묶으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2000년 전 세계 자동차의 1km 주행 시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98g이었다. 2050년엔 지금의 6분의 1수준인 51g/km까지 낮춰야 한다.”

-혼다의 대비책은 뭔가.
“혼다는 ▶연비 향상 ▶대체연료 기술 ▶배출가스 정화 ▶자원 순환 ▶안전교육 ▶예방안전기술 ▶교통대책 등 다양한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혼다 친환경 전략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이다. 가령 전기차뿐 아니라 박막태양전지도 함께 개발하는 식이다. 전기 생산에서 화석연료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장의 친환경화도 꿈꾼다. 일본 사이타마와 스즈카, 구마모토의 혼다 공장에 열병합 발전소를 세워 연간 1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였다. 식량자원이 아닌 옥수수나 벼 껍질을 이용해 바이오 연료(에탄올)를 생산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연료전지차는 일본에서 510km 무충전 주행을 마친 데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나아가 기존 내연기관의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누구보다 열심이다. 엔진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혼다가 향후 내놓을 친환경 차는?
“이달 일본에서 인사이트보다 아래급인 피트 하이브리드를 내놓는다. 인사이트처럼 1.3L 엔진과 모터를 조합해 원가 절감을 꾀했다. 연비는 30km/L로 인사이트와 같고, 가솔린 엔진의 피트보단 25% 정도 향상됐다. 피트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159만 엔 안팎. 인사이트보다 30만 엔 정도 저렴하다. 연말엔 효율을 더욱 높인 시빅 하이브리드도 선보인다. 내년엔 미니밴 하이브리드 버전도 내놓는다. 2012년엔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와 전기차(EV)를 일본과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같은 해
혼다의 고급 브랜드인 아큐라도 하이브리드 카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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