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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까지 매출 20조원-이익 2조원 목표 형은 백화점 동생은 홈쇼핑, 그룹 분할설 솔솔

외부 노출을 극히 꺼리던 30대 총수 형제가 햇빛 사이로 나란히 걸어나왔다. 정지선(38) 현대백화점 회장과 정교선(36) 현대홈쇼핑 사장이다. 이들은 2006년 12월 건강상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정몽근(68) 현대백화점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이다. 정 명예회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계열사 25개에 총자산 6조8570억원으로 재계 순위 34위(공기업 제외)에 올라 있다.

3세 ‘공격 경영’ 본격 시동 현대백화점 그룹

정교선 사장의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1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며 홈쇼핑 업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매출은 ‘만년 3위’지만 시가총액(주가×발행 주식수)으로는 잠시 업계 1위를 추월한 것이다. 현대홈쇼핑은 2001년 11월 첫 방송을 내보낸 업계 후발주자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한때 1조5000억원대로 치솟았으나 1일에는 1조4640억원으로 주춤했다. 그전까지 부동의 시가총액 1위였던 CJ오쇼핑(1조4738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위협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주가는 1일 12만2000원으로 마감해 공모가(9만원)에 비해 36%나 올랐다. 매출 1위인 GS홈쇼핑은 시가총액으로는 3위(5978억원)로 밀려났다.

정지선 회장의 현대백화점은 8월 26일 경기도 일산신도시에 킨텍스점을 열었다. 2003년 부천 중동점 이후 7년 만의 신규 점포다. 개장식에서 정 회장 형제는 어머니 우경숙(59) 현대백화점 고문의 양 옆에 서서 테이프를 끊었다. 좀처럼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정 회장 형제로선 파격적인 행보다. 그만큼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장면이었다. 이날 정 회장은 아내와 두 자녀까지 데려와 함께 매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7년 만에 신규 백화점 개장
정 회장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백화점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들어와 올해로 입사 14년째다. 2001년 기획실장(이사), 2002년 기획·관리담당 부사장을 거쳐 2003년 그룹 총괄 부회장이 됐다. 2007년 12월에는 당시 35세의 젊은 나이로 그룹 회장에 취임해 정지선 호(號)의 본격 출범을 알렸다. 그는 회장이 된 후에도 일상 업무와 외부 행사는 대부분 경청호 부회장 등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정중동(靜中動)’으로 일관했다.

지난해까지 정 회장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내실 경영’에 집착해 왔다. 2003년 부회장 취임 전에 이미 계획했던 곳을 제외하면 신규 점포 개장도, 눈에 띄는 신규 사업 진출도 없었다. 신세계·삼성테스코·롯데 등이 각축을 벌이는 대형마트 사업에 진출을 검토했으나 끝내 포기하고 접었다. 덕분에 그룹의 재무상태는 좋아졌다. 지난해 순이익은 5870억원에 달한 반면 부채비율은 42.2%(지난해 말 기준)다. 회사 안팎에선 “내실도 좋지만 성장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확실히 달라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6월 15일 창사 39주년 기념식은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패션(passion)-비전 2020’이란 것을 선포했다. 그는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 경상이익 2조원, 현금성 자산 8조원을 보유한 대규모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축적되는 현금을 기반으로 대규모 인수합병(M&A)을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을 적극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유 주식가치 형제 합쳐 1조원대
정 회장은 공격적인 백화점 점포 확장 계획도 밝혔다. 그는 “기존 백화점의 증축과 함께 복합쇼핑몰의 적극 개발을 통해 현재 11개 점포를 2020년까지 23개 점포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일산 킨텍스점을 시작으로 대구점(2011년), 청주점(2012년), 양재점(2013년), 광교점(2014년), 아산점(2015년) 등을 순차적으로 열겠다는 구체적인 일정도 제시했다. 그는 또 “환경·에너지 등 미래산업뿐만 아니라 금융·건설 등 시너지(상승효과) 창출이 가능한 사업부문들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손에 각각 토끼 인형 하나씩을 번쩍 들어올렸다. 성장과 내실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정교선 사장은 홈쇼핑 상장으로 조달한 2700억원으로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홈쇼핑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부문의 매출을 지난해 1조6000억원에서 2015년 3조4000억원, 2020년 4조8000억원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다. 그는 2004년 백화점 경영관리팀장으로 입사했다. 형보다 나이는 두 살 아래지만 햇수로는 7년이나 늦게 경영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후 홈쇼핑에선 2005년 영업전략실장, 2007년 부사장을 거쳐 2009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동시에 그룹 기획조정본부 사장으로 형을 보좌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이 상장하면서 그룹 지배구조에도 미묘한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정 사장은 홈쇼핑 지분 9.91%(118만8600주)를 갖고 있다. 오너 일가 중 홈쇼핑 지분을 보유한 사람은 정 사장이 유일하다. 반면 백화점은 정 회장이 17.32%(393만2719주)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동생 정 사장은 단 한 주도 없다. 그룹의 또 다른 상장사인 현대그린푸드에 대해선 정 사장이 16.57%(1492만7100주)의 지분율로 형(13.74%, 1238만270주)을 약간 앞섰다. 현대홈쇼핑도 그린푸드의 지분 8.41%를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백화점은 형, 홈쇼핑과 식품부문은 동생으로 그룹을 분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홈쇼핑이 언젠가 계열 분리를 하려면 최대주주인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지분(15.6%)을 정리하는 것이 숙제다.

보유한 상장주식 가치(1일 주가 기준)는 정 회장이 7025억원, 정 사장은 3092억원에 달한다. 정 회장의 장인은 황산덕 전 법무부 장관, 정 사장의 장인은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이다. 정 회장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호적상 장손으로 제사를 모시고 있다. 정 명예회장의 장남 몽필씨가 아들 없이 사망하면서 양자로 입적했기 때문이다. 당초 집안에선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아들 정의선(40) 부회장을 고려했으나 외아들이란 이유로 정지선씨로 결정됐다고 한다.

한편 경청호 부회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정지선 회장과 동생 정교선 사장의 지분정리는 끝났다”며 “대신 사업 시너지를 위해 형제간에 공동경영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제간의 우의는 돈독하며 일부 재산에 대해서는 서로 양보를 하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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