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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CEO의 한식 만들기 (19) 아우디 코리아 사장 남아공 출신 트레버 힐

아우디 코리아의 트레버 힐 사장이 석쇠에 떡갈비를 굽고 있다. [오상민 기자]
“육질 좋은 고기를 곱게 다지고 그 위에 고소하고 달콤한 양념을 적셔 석쇠에 구운 떡갈비는 한번 먹으면 절대 잊을 수 없지요. 부드러우면서 쫄깃쫄깃한 떡갈비는 그 어떤 외국인의 입맛이라도 사로잡기에 충분한, 대표적인 한식입니다.”



“떡갈비 먹으러 자전거 타고 구리까지 가”

트레버 힐(48) 아우디 코리아 사장은 떡갈비의 맛에 흠뻑 빠진 남아프리카 공화국 출신의 CEO다. 힐 사장은 평소 주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가족과 함께 집 근처인 반포대교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남양주 구리에 있는 한 한정식집을 찾는다고 한다. 상다리가 부서질 정도로 나오는 수십 가지의 반찬 가운데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떡갈비.



“한강을 따라 두어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허기가 질 때쯤이면 제가 자주 찾는 한정식 집에 도착합니다. 시원한 막걸리와 함께 먹음직스럽게 구운 떡갈비를 한 점 집어 먹으면 그 맛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는 2007년 한국 지사에 갓 부임했을 때 떡갈비를 처음 맛봤다. 현장을 익히기 위해 국내 딜러들과 자주 만나 식사를 하면서 자연스레 떡갈비를 맛보게 되었다.



“떡갈비는 제게 익숙한 고향의 맛이었습니다. 남아공에서도 쇠고기를 다져 양파·당근·계란 등을 넣어 오븐에 익혀 먹는 ‘바부티’라는 전통 캐서롤(오븐요리) 음식이 있는데 떡갈비와 맛이 아주 흡사합니다.”



뼈를 제거한 호주산 쇠고기 갈빗살을 잘게 다지는 것을 시작으로 힐 사장은 떡갈비 만들기에 들어갔다. 고기를 힘겹게 써는 힐 사장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호텔의 윤선일 주방장은 “떡갈비 살은 칼로 직접 다져야 제 맛이 난다”며 거들었다. 그는 “기계로 고기를 다질 경우 육즙이 너무 많이 나와 나 고기를 구웠을 때 육질이 퍽퍽해진다”며 “야채·과일과 달리 고기는 물렁물렁하기 때문에 썰거나 다지기가 어려워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갈빗살 다지기를 마친 힐 사장은 윤 주방장의 도움을 받아 쇠고기에 후추를 뿌리고 청주를 넣었다. 윤 주방장은 “청주 대신 와인을 넣어도 된다”고 설명했다.



고기에 넣는 양념도 만들었다. 짠맛과 단맛을 내기 위해 간장에 설탕을 녹인 뒤 다진 양파와 마늘·배즙·설탕·대파·깨 등을 함께 섞어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다. 그는 간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양념을 찍어 맛을 본 뒤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 참기름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고기에 넣어 섞었다.



힐 사장은 “요리는 내 취미”라며 “주말마다 가족을 위해 직접 음식을 만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가족을 위해 파전을 만들었으며, 두부를 듬북 넣어 된장찌개도 직접 끓여봤다고 한다.



윤 주방장이 미리 뜨겁게 달궈놓은 석쇠 위에 네모 모양의 도톰한 떡갈비 한 점을 올려놓자 바로 지글지글 거리며 고소한 냄새가 주방 안을 가득 메웠다. 갈비를 구우면서 힐 사장은 한식 세계화에 대한 조언을 했다. 그는 “아우디 코리아가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는 디자인의 A4·Q5 등의 모델을 우선 들여오고 있는 것처럼 한식도 외국인의 입맛에 맞춰 현지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식을 이른 시일 안에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한 방법으론 PPL(Product Placement·간접광고) 마케팅 방법을 꼽았다.”‘트랜스포터’‘아이언맨’ 등 다양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아우디 차량이 등장했던 것처럼 이병헌과 같은 한류스타의 차기 작품 등에 그가 한식을 먹는 장면을 삽입해 외국인들에게 한국 요리를 선보이는 방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우디 코리아는 최근 ‘미남이시네요’‘검사 프린세스’ 등 한국 드라마에 자사 차량을 선보였는데, 드라마가 아시아 지역에 방영된 쥐 현지에서 해당 차량에 대한 주문과 문의가 많이 들어왔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완성된 떡갈비를 한 입 먹어본 그는 “바로 이 맛”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주말에 집 뒷마당에서 석쇠에 떡갈비를 직접 구워 가족들에게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은주 중앙데일리 기자

사진=오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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