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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동북아 다자안보기구 추진할 때다

중국과 일본 사이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에서 보듯 21세기 글로벌시대에서도 주권과 영토는 여전히 중요한 문제다. 세계경제 속에 동북아의 위치가 계속 부상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런 역내 국가 간 갈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의 동북아 문제는 역내 국가 간 생기는 제반 모순을 해결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어떠한 다자(多者) 지역안보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북아에는 한·미·일 간 동맹관계와 중국·북한 간 관계 등 전통적 동맹의 구조는 있다. 하지만 이런 체제를 보완하며 역내 안보의 제반 문제들을 다룰 다자체제가 없다. 과거 적대국들이었던 유럽의 중심 국가들이 만든 다자평화구조나 동남아 제국의 안정에 크게 기여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같은 안보조직체가 아직 없는 것이다.



그간 6자회담을 통해 북핵문제를 둘러싼 다자대화가 시도돼 왔다. 우리는 6자회담이 잘 이루어지면 그 귀결로서 6자 합의의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다자안보대화체제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북핵문제 발발 후 17년이 되는 현재까지도 이 문제의 실타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북핵문제 외에도 동북아에는 다른 여러 지역안보 과제가 있다. 초강대국이던 미국 힘의 상대적 저하와 중국의 부상 등 국제적·지역적 역학관계의 재조정기에 안보취약지역인 동북아에 다자안보체제가 없다는 사실은 불안정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역내 균형자적 기능을 수행해온 미국의 영향력이 남아있고, 경제적 공영을 바탕으로 한 평화의 여건이 있을 때 우리는 적정한 다자안보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역사적·지리적으로 강대국 사이의 특수한 위치에 있는 한국에는 안보기구가 특히 필요하다. 지역안보체제는 이 지역의 쌍무적 동맹체제를 이끌어온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 중국 또한 경제발전 기조의 유지를 위해 역내 안정이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이라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일본도 찬성할 것이며, 역내 발언권의 유지를 바라는 러시아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북한의 반발이 우려되지만 그들이 원하면 ARF의 경우처럼 처음부터 참여하든지, 아니면 적절한 시기에 들어와도 된다.



한·중·일은 정상 차원에서 삼각협력 구조를 이미 구축하고 있어 동북아 다자안보기구의 추진 기운이 성숙했다고 볼 수 있다. 신(新) 다자안보기구는 북핵문제도 토의 가능하며, 역내 국가 간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나 원전의 안전 문제, 테러리즘, 기후변화 등 많은 문제를 다룰 수 있다. 다자안보기구는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필연적으로 한반도에 위치해야 한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새로운 공존의 질서를 모색하며 유럽공동체의 모체를 출범시켰던 슈만이나 모네, 아데나워 같은 유럽 지도자들은 선견자적 문제의식을 갖고 유럽공동체의 초석을 닦았다. 세계는 동서 간 극심한 냉전 속에서도 헬싱키대화체제를 통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발전시켜 동서 간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루었다.



우리에게도 이러한 선각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는 시기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필요한 과제다.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 세대가 할 일을 분명히 해놓고 넘어가야 한다. 우리 후세의 안보를 담보할 지역안보체제를 우리나라가 주축이 되어 모든 이웃들을 설득하며 추진해 나가야 할 때다.



주철기 전 주(駐)프랑스 대사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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