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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솔솔 지펴지는 소통정치, 시늉으로 그쳐선 안 된다

모처럼 정치가 살아나고 있다. 꽉 막혔던 소통(疏通)의 통로가 트여 대화와 협상이라는 민주정치의 근본이 회생 기미를 보인다. 정부와 민주당은 어제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야(野)-정(政) 협의회란 걸 열어 정책협의를 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박근혜 전 대표와 헤드테이블에서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대화 불통(不通)의 답답한 모습만 보여온 정치권이 이렇게 제 역할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참으로 반갑다.



어제 야-정 협의회는 첫 만남인데도 가시적 성과를 내놨다. 저소득층 성적 우수 장학금 1000억원을 연내 지원하기로 하고, SSM(기업형 수퍼마켓) 규제법에 대해서도 조속한 처리를 확인했다고 한다. 4대 강 문제 등 이견(異見)을 보인 부분이 더 많았지만 첫 만남의 결과치고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비록 의견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서로의 입장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고, 그것이 입장 차이를 좁혀갈 수 있는 조건이다.



같은 정책을 추진하더라도 이렇게 사전에 야당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 야당도 자신들의 의견을 정부 정책에 반영할 수 있어 서로 상생(相生)하는 방법이다. 좀 더 일찍 이런 자리가 마련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여야가 이제라도 민주정치의 기본적인 절차에 눈을 돌린 것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민주당은 야-정 협의회를 정례화하는 데는 부담을 느껴 현안이 있을 때마다 열기로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 이런 통로가 마련되면 최소한 ‘해머 국회’ 같은 저급한 정치는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대화를 거듭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다 보면 좀 더 발전적인 협의의 장(場)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특히 한나라당 내 친이(親李)와 친박(親朴)의 갈등은 현 정권의 국정 운영을 불안하게 하는 가장 근본 원인이었다. 같은 당을 하면서도 대화를 외면하고 갈등과 대립을 반복하는 바람에 중요한 국정들이 타협의 여지를 잃어버리고 표류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지난 8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만난 데 이어 어제 다시 이 대통령이 전체 한나라당 의원을 초청한 것은 집권당 내 계파 갈등을 해소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 이-박 회동 이후 당내 계파를 초월한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집권당이 계파 갈등에 매달리면 국정이 흔들릴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게 되기 때문이다.



정치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여서는 안 된다. 보여주기 위한 정치는 감각적인 인기에 매달리기 쉽고, 포퓰리즘과 비타협으로 흐르게 마련이다. 오리가 유유히 헤엄치기 위해서는 분주히 발을 움직여야 하듯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활발하게 소통해 타협과 상생의 여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정치지도자의 역할이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모처럼 지핀 소통 분위기를 계속 살려 대화와 소통의 정치를 회복하는 정치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한다. 만약 대화의 시늉만 내다 다시 대결 정치로 회귀한다면 국민적 분노와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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