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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균의 세상 탐사] 중국의 복수극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중국’은 기세다. 중국의 외교 공세는 거침없다. 거칠게 밀어붙인다. 일본은 백기를 들었다. 중국인 선장을 일본 법정에 세우지 못했다. 2010년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분쟁은 중국의 완승으로 끝났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군사 강국의 위력이다.



청일전쟁(1894∼1895년) 때 일본은 센카쿠를 차지했다. 그리고 한 세기 뒤 외교전이 벌어졌다. 중국식 힘의 외교는 험상궂다. 주중 일본대사를 새벽에 불러 꾸짖듯 항의한다. 일본에 당한 역사의 치욕을 분풀이한 듯했다. 국가적 분노의 투박한 표출 방식이다. 하지만 그런 위압이 먹혔다. 일본의 맥없는 굴욕이다. 중국은 통쾌한 복수를 했다. 청일전쟁 참패 115년 만이다.



중국은 그 위세를 미국에도 과시했다. 지난 7월 서해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일정이 잡혔다. 천안함 사건 대응이다.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나서는 듯했다. 중국은 반발했다. “황해(서해)에서 중국 안보 이익에 영향을 주는 활동은 결연히 반대한다-.” 자신감 섞인 반발은 대담하고 집요했다. 훈련의 바다는 동해로 바뀌었다. 미7함대 주력 항모의 서해 진입은 좌절됐다. 서해는 중국 제해권의 생명선이다. 그들의 서해 장악의지는 노골적이다. 그 속에는 역사의 피해의식도 깔려 있다. 서해는 청일전쟁의 상처가 자리한다.



센카쿠 분쟁은 유공도(劉公島)를 떠올린다. 그곳은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威海) 앞 작은 섬이다. 청일전쟁 때 북양함대 기지였다. 지금은 전쟁 기념 박물관이 있다.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도 다녀갔다. 역사의 굴욕은 더 이상 없다는 다짐의 장소다.



그곳에 북양함대 기함 정원(定遠)의 거대한 닻이 복제돼 있다. 정원은 세계 최신예, 최강의 전함이었다. 그러나 허망하게 침몰했다. 당시 청나라 서태후의 별장 건설에 해군 예산이 유용됐다. 그것만이 패배 원인이 아니다. 리더십의 무기력, 지휘관의 무능, 애국심 결핍이 진짜 이유였다. 일본은 달랐다.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외교의 무쓰 무네미쓰(陸奧宗光), 군부의 야마가타 아리토모(山縣有朋)의 지도층이 단결했다. 그들의 국가적 야심의 실천의지와 전략은 탁월했다. 사회적 애국심을 집중시키는 데 익숙했다.



21세기 중국의 리더십은 강렬하다.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중국 지도자들은 성공했다. 그들이 내건 국가 진운의 목표와 비전은 선명하다. 국가주석 후진타오와 총리 원자바오(溫家寶)는 중국의 위상을 올려놓았다. 중국 지도부는 젊은 시절부터 지도력 단련을 한다. 센카쿠 갈등 때 그들은 거칠면서 치밀하게 대응했다. 희토류(稀土類) 자원을 압박 카드로 꺼냈다. 대중의 민족주의 감정도 동원했다. 리더십 연마에서 나온 위기 관리 역량이다.



반면 지금 일본의 리더십은 쇠잔했다. 총리의 잦은 교체는 지도력의 불안정을 상징한다. 국가적 사안의 결단에 미숙하다. 그것이 센카쿠 분쟁에서 완패한 핵심 요인이다.

센카쿠 사태의 파장은 길게 퍼진다. 일본은 군사 강국의 길을 모색할 것이다. 미·일 동맹은 강화된다. 중국식 패권주의에 대한 경계론은 확산된다. 한국은 그런 동북아 격랑 속에 존재한다. 다수 한국인은 천안함 사건으로 중국을 다시 봤다. 중국은 북한의 혈맹이다. 젊은 세대는 이미 동북공정 논란에서 중국을 새롭게 인식했다. 중국은 우리의 제1교역국이다. 결정적 국익이 걸려 있다. 중국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 하지만 역사의 교훈을 새겨야 한다. 허약한 군사력, 동맹 없는 나라는 형편없이 무시당한다. 경제 의존도가 높을수록 외부 압력에 취약하다.



한국의 리더십은 치밀하고 세련돼야 한다. 한·미 동맹과 친중(親中)의 양쪽을 전략적으로 관리할 역량이 절실하다. 역사의식에 투철하고 용기 있는 리더십만이 그 일을 해낸다.





박보균 중앙일보 편집인 bg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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