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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트렌드 어우러진 도심 속 보석...산·물·인심 맑아 삼청동

“송림 사이로 맑은 샘물이 쏟아져 나오는데 그 물줄기를 따라 올라가면 산은 높고 수림은 빽빽이 들어서 있으며 깊숙한 바위 골짜기를 따라 수리(理)를 못 가 바위가 깎아질러 벼랑을 이루는데, 뿌리는 물이 낭떠러지에 무지개를 드리우듯 사방으로 흩어지는 물방울은 구슬 같다.”

조선시대 문신인 용재(慵齋) 성현(成俔)은 '용재총화(慵齋叢話)'에서 빼어난 풍광을 이렇게 묘사하며 칭송했다. 이곳은 ‘산이 맑고(山淸) 물도 맑으며(水淸) 사람의 인심까지 맑고 좋으니(人淸) 삼청(三淸)’이라 이름 붙은 삼청동이다. 정조 역시 ‘국도팔영(國道八詠)’이란 시에서 ‘삼청녹음(三淸綠陰)’을 서울 8경의 하나로 꼽았다. 국무총리 공관 맞은편엔 경치 좋은 동네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남아 있다. 늘어선 건물 지붕 뒤로 가려진 병풍바위에 새겨진 ‘삼청동문(三淸洞門)’이란 글귀. 인조 때 명필가 김경문의 글씨다.

청계천의 본류인 삼청동천(중학천)이 흐르는 곳. 도성에서 명성이 자자했던 삼청동의 아름다운 경관을 오늘날 찾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윽한 정취는 골목골목마다 여전해 깨끗한 계곡물로 몸과 마음을 씻어주던 옛 삼청동의 명맥을 잇고 있다.

경복궁 동쪽 동십자각에서 삼청파출소, 총리 공관을 지나 삼청터널까지, ‘삼청동길’을 사이에 둔 인근을 일반적으로 ‘삼청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동십자각에서 경복궁 돌담길을 옆으로 둔 사간동과 소격동, 청와대 코앞의 팔판동, 정독도서관이 있는 화동까지 ‘삼청동길’은 여러 행정구역을 끼고 있다. 이름처럼 푸근하고 소박한 길에서는 가지처럼 샛길이 뻗어나갔다. 구석구석 박힌 카페와 갤러리를 둘러보며 길 끝에 이르면 재동·가회동·계동이 나타난다.

여기까지도 으레 ‘삼청동’. 우리가 ‘삼청동’이라 부르는 곳은 사실상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 ‘북촌(北村)’이라 불리는 커다란 지역을 아우르는 일반 명사인 셈이다. 더불어 걷는 재미도 커졌다. 서울시가 지난해 8곳으로 나눠 골라 ‘북촌 8경’으로 지정했다. 북촌의 매력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곳들이다. 창덕궁에서 시작해 가회동 한옥마을의 꼬불꼬불 골목을 오르내리다 삼청동 돌계단길까지 이르는 8곳엔 표지판도 세웠다. 전통을 상징하는 기와와 장독대 문양을 새겨넣은 포토 스폿(photo spot) 표시다.

타박타박 길을 걸으며 차량 행렬이 꼬리를 무는 삼청동길을 벗어나 골목길로 접어들면 아직 유명세를 치르지 않은 조용한 레스토랑과 숨어 있는 작은 카페를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이 중 중앙SUNDAY가 개성 있는 세 곳을 찾았다. 총리 공관에서 청와대 춘추관으로 가는 일방통행로, 경찰 검문소를 지나면 나타나는 ‘H-WORKS’와 삼청동길 복판에 자리한 네팔·인도 레스토랑 ‘옴’, 그리고 가회동에서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도예 갤러리 ‘이도’다.

양파 껍질처럼 하나씩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도심 속 숨은 보석의 묘미를 맛보다 보면 “삼청동이 변했다”는 아쉬움도 조금은 잦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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