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식사·커피 즐긴 뒤엔 삶의 노하우 담긴 옷 입어 보세요"

국무총리 공관에서 청와대 춘추관(기자실) 쪽으로 20m쯤 올라가다 보면 오른편에 철물 조형물과 야외 벤치, 파라솔이 놓인 이색 공간이 나타난다. 청색 벽면에 쓰여진 큼직한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cafe H-WORKS. 알쏭달쏭한 이름에 이끌려 한 발짝씩 실내로 걸음을 옮기니 행거에 촘촘히 걸린 옷들과 벽면과 유리 장식장 안에 목걸이·팔찌 등 장신구가 가득하다. 홀 안에 놓여 있는 몇 개의 테이블과 커피머신, 작은 주방이 아니면 도저히 카페라고 여길 수 없는 곳이다. 샌드위치 같은 가벼운 식사와 커피 혹은 와인을 즐기면서 옷, 보석과 모자, 액세서리, 작은 가구와 소품을 고를 수 있는 카페다.

‘옷 파는 카페’ H-WORKS 김성익·김훈정 부부

카페 주인은 김성익(65·왼쪽)·김훈정(65·오른쪽)씨 부부. 전두환 대통령 시절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지낸 김성익씨는 현재 언론중재위 중재위원으로 활동하며 틈틈이 카페 일을 돕고 있다. 그가 직접 커피를 내리고 서빙을 한다. 안주인은 김훈정씨. 미술을 전공한 것도, 의상 관련 비즈니스를 해본 일도 없는 평범한 주부지만 1년 전 이곳에 ‘옷 파는 카페’를 냈다. 아버지(고 김상옥 시인)의 ‘끼’를 물려받아 타고난 손재주를 가진 김훈정씨가 직접 옷과 액세서리를 디자인하고 만든다.

부부가 이 곳에 터를 잡은 건 2003년. 고즈넉하면서도 전통의 향취가 배어 있는 삼청동의 매력에 빠져 압구정동 아파트를 처분하고 이곳으로 이사했다. 지난해 아들이 유학을 떠나고 집을 개조, 1층을 카페로 꾸몄다. 2층은 침실과 작업실, 3층은 서재와 거실이다.

삼청동 골목길, 그것도 경찰의 검문을 거쳐야 닿을 수 있는 구석진 집을 찾는 손님은 어떤 사람들일까. 김훈정씨는 “구태의연하지 않고 전위적이거나 디자인이 많이 들어가면서도 아주 편한 옷, 유니크한 장신구, 명품과 그렇지 않은 옷 사이의 절충점을 찾는 사람들이 단골”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평생에 걸쳐 제가 직접 입어보고 고쳐보고 만들어본 노하우를 살려 직접 옷을 만드니까 손님들한테 만족을 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여행 매니어다. 유럽·아프리카 등지의 박물관·미술관·앤티크숍을 샅샅이 훑으며 수집한 장신구·가구·액세서리를 팔기도 한다.

“옷을 만들면서 구상할 때도 즐겁고 예상대로 옷이 잘 나오고 그걸 입혔을 때 손님이 흡족해하면 굉장히 즐겁죠. 비즈니스 측면을 떠나서 누구도 안 만들어 본, 틀에 없는, 기존 범주에 없는 장신구를 만들어 옷과 매치시켜 완성시켜 주면 손님이 아주 만족하고 또 그 옷을 입고 나가서 (멋있다는) 확인을 받고 다시 찾아오는 손님이 상당히 많아요.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이탈리아 아르마니 숍에 간 고객이, 그곳 팀장과 직원들이 ‘그 옷은 누가 디자인한 옷이냐. 아주 감각적’이라고 찬사를 보내 기분이 좋았다며 다시 찾아온 일도 있죠. 돈 이상의 즐거움을 주기 때문에 성공적이랄 수 있는 과정을 밟아가고 있어요.”

남편 김성익씨 역시 “엘리트랄까, 잘난 척하며 살아온 것을 고치면 이 일이 굉장히 재미있다”며 “손님이 손님을 소개하는 클럽식이 돼가면서, 손님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어 아주 즐겁다”고 했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