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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현장에 떨어진 휴대전화의 진실은 …

범인이 달아났다. 범행 현장에는 휴대전화가 한 대 떨어져 있었다. 휴대전화 주인이 범인으로 지목됐다. 1심은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 판결했다. ‘범인이 흘린 휴대전화’에 대한 두 재판부의 시각 차이 때문이었다.



피해자 방 물증에 엇갈린 판결

서울고등법원 형사10부(부장 이강원)는 특수강간미수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6월을 선고받은 김모(28)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후 체포됐다. 그날 새벽 1시15분쯤 동네 여중생의 방에 숨어들어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달아난 혐의였다. 경찰은 김씨 본인의 휴대전화를 증거로 들이댔다. 여중생의 방에 범인이 떨어뜨리고 간 것이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씨는 “어젯밤 술집에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말을 뒷받침할 근거도 있었다. 범행 당일 새벽 1시33분부터 김씨의 집 전화로 자신의 휴대전화에 37차례나 전화를 건 기록이 있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분실한 휴대전화를 습득했으면 전화를 해달라’는 문자메시지를 8번 보낸 기록도 있었다. 새벽 3시쯤에는 집 근처 경찰서에 직접 휴대전화 분실 신고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김씨가 범인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에는 휴대전화를 찾기 위한 전화를 전혀 안 하다가 범행 약 15분 뒤부터 수십 통을 했다”며 “15분은 피해자와 한 동네에 사는 김씨가 집에 들어가서 전화 걸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여자친구와 자정까지 술을 마시고 집에 바래다 준 뒤, 귀가해 여자친구한테 전화하려 할 때야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또 “새벽 3시에 분실 신고를 하기 위해 집에서 나와 경찰서까지 찾아간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오히려 범행 현장에 휴대전화를 떨어뜨린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다급하게 알리바이를 만들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휴대전화를 분실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재판부는 “술집이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김씨가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범인이 그 전화를 습득했다가 범행 현장에서 떨어뜨렸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범인이 피해 여중생의 머리채를 잡고 흉기로 위협했기 때문에 몸싸움이 없었다”며 “휴대전화는 범인의 주머니에 있었을 텐데 왜 바닥에 떨어졌는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사건이 발생하기 4개월 전에도 피해 여중생의 방으로 누군가가 숨어들어와 비슷한 방법으로 성폭행하려고 했던 사실에 주목했다. ▶당시 성폭행에 실패한 범인이 김씨의 휴대전화를 습득한 것을 계기로 다시 피해자의 집에 침입했고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해 일부러 범행 현장에 전화를 두고 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측이 항소심 결과에 반발해 ‘휴대전화 분실 공방’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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