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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뉴스 인 뉴스<138> 한·미 고위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 비교

청와대가 9일 200개 문항으로 된 ‘고위 공직 예비후보자 사전질문서’를 공개했다. 공직 후보자가 스스로 작성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기 고백서’다. 인사청문회를 우리보다 앞서 시작한 미국에도 고위직 후보가 직접 작성해 제출하는 서류들이 있다. 개인정보진술서(Personal data statement), 재산상황진술서(SF-278), 국가안보직위진술서(SF-86)등이다. 청문회에 앞서 철저한 ‘서류전형’이 이뤄진다는 미국의 진술서와 청와대가 공개한 사전질문서를 비교해 봤다.



큰 감투 쓰려는 분 … 한국서는 ○ X로, 미국서는 주관식으로 답합니다

글=채병건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청와대의 사전질문서엔 ‘귀하가 공직에 임용될 때 이의를 제기하거나 비판할 기관 혹은 개인이 있는가’라는 질문이 있다. 미국도 비슷하다. 개인정보진술서의 마지막엔 ‘귀하의 지명에 대해 합당하건 부당하건 비난할 인물·기관·언론이 있는가. 있다면 근거가 무엇일 될지 적어 달라’고 돼 있다. 문제가 있다면 미리미리 대비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진술서 항목들을 꼼꼼이 들여다보면 차이가 크다.



[일러스트=강일구]
‘객관식’ 대 ‘주관식’



청와대의 사전질문서는 재산·세금에서 사생활에 이르기까지 총망라돼 있다. 위장전입에서 해외 골프까지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거의 모든 항목이 포함됐다. 대신 질문은 대체로 ‘임대소득을 성실히 신고했는가’ ‘미성년명의의 부동산이 있는가’라는 식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항에 대해 ‘O’ 또는 ‘X’의 답변을 요구한다. 필요할 경우 추가 소명자료도 함께 내라는 식이다.



반면 미국은 주관식이다. 후보자가 자세히 써야 한다. 재산 보유 상황과 수입 내역을 기술하는 SF-278은 본인·배우자와 미성년 자녀가 가진 주식·부동산·채권·연금·농작물·축산 등 1000달러 이상 가치를 지닌 모든 자산을 적고, 지난 2년간의 수입 내역도 함께 기록해 야 한다. 예컨대 7만5000달러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면 해당 회사와 주식 시가는 물론이고 받은 배당금까지 기입해야 한다. 미국은 후보자가 어떻게 돈을 버는지 스스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국민정서’ 대 ‘업무 능력’



청와대 사전질문서의 ‘사생활’ 항목엔 국민정서를 고려한 질문들이 포함돼 있다. ‘수입차을 보유하고 있나’ ‘해외 골프여행을 한 적 있는가’ ‘특급호텔 VIP 회원이었는가’ 등 법에 저촉되지 않지만 청문회장에서 민감 사안으로 불거질 수 있는 질문들이다.



반면 미국 진술서에선 후보자가 국익을 위해 제대로 일할지를 점검하는 ‘과거 고용 관계’와 ‘해외 활동’을 대거 요구한다. 최근 2년간 5000달러 이상을 받고 했던 업무 전체와, 퇴직연금 등 과거 근무 업체로부터 받는 모든 혜택을 기록하고 7년간 접촉했던 주요 해외 인사·기업·기관, 방문한 국가와 참석했던 국제회의, 국외 기업의 주식보유와 임직원 활동도 빠짐없이 적어내야 한다.



‘재산 검증’ 대 ‘활동 검증’



청와대 자기검증서엔 농지 취득, 미등기 전매, 임대사업자 등록, 다운 계약서 작성, 해외 부동산 취득 등 집·땅·건물과 관련한 질문이 29개로 200개 중 14.5%나 된다. 부동산이 재산의 제1척도인 한국에서 집과 땅은 도덕성을 재는 기준이다.



반면 미국에선 실거주용 주택 거래는 SF-278에 기입하지 않아도 된다. 대신 후보자의 생각과 활동을 검증하는 자료 제출이 까다롭다. SF-278엔 최근 3년간 가입하거나 자문 활동을 한 노동·민간·교육 단체의 이름과 활동 기간, 직위를 적어내야 한다. 뉴욕 타임스가 2008년 보도한 63개 질문의 ‘고위직 입후보자 질문서’에선 후보자는 저서·칼럼·기고문과 의회·행정기구에서의 증언, 그간의 강연 원고는 물론이고 블로그와 웹사이트에 올린 글까지 제출해야 한다. 인터넷 필명도 마찬가지다. 특히 클린턴 행정부 때는 없던 ‘인터넷 활동’이 포함됐다. 후보자의 행적과 글·말을 모두 훑으며 머릿속까지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저작물과 관련한 한국자기검증서의 질문은 ‘논문 표절’에 집중돼 있다.



‘병역’ 대 ‘불법 체류’



양국의 검증 서류를 들여다보면 한국과 미국의 사회·문화적 차이가 그대로 드러난다. 분단 국가인 한국에서 병역 면탈은 고위 공직자가 되기에 치명적 결격 사유다. ‘병역’ 관련 질문이 14개나 된다.



미국의 개인정보진술서엔 ‘가정부·보모·정원사를 고용했거나 고용하고 있으면 이름과 고용 기간을 적으라’고 명시돼 있다. 불법 체류자를 보모로 썼다가 낙마했던 이른바 ‘내니(nanny) 스캔들’을 의식한 질문이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버나드 케릭 국토안보

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체류자를 가정부로 썼다가 청문회에 앞서 자진 사퇴했고, 현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도 지난해 1월 같은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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