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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후손에 물려줄 DMZ 생태계, 남북 공동관리를

서해 외딴 바위섬의 저어새, 북한강 평화의댐 상류에 사는 수달, 임진강 논의 금개구리….



개발로 터전을 잃었던 희귀 야생동물들이 그곳에서는 살고 있었다. 전쟁의 포화가 멈춘 뒤 60년 가까이 ‘금단의 땅’으로 곱게 간직돼온 비무장지대(DMZ)와 민통선 지역에는 국내 대부분 지역에서 사라진 토종 동식물이 남아 있었다.



중앙일보가 베를리너판 도입 1년을 맞아 기획한 ‘DMZ 분단 현장을 가다’는 3월 16일 연재를 시작해 9월 7일 끝을 맺었다. 겨울과 봄, 그리고 여름 동안의 취재를 통해 양구 펀치볼에 어린 상흔을 느꼈고 분단의 아픔 속에 살아가는 서해 백령도 주민도 만날 수 있었다.



DMZ 시리즈 첫 회가 게재된 본지 3월 16일자 1면.
그렇게 접한 DMZ는 동식물의 낙원이었다. 개울물을 마시다 숲 속으로 후다닥 달아나던 산양, 힘찬 날갯짓의 재두루미 떼를 지척에서 봤다. 수달·저어새처럼 남북을 자유롭게 오가는 ‘평화의 전도사’를 만났을 땐 가슴이 뭉클했다. 허리가 잘린 한반도지만 생태계는 명백히 하나였다.



하지만 곳곳에서 위기감도 느꼈다. 도로가 뚫리고, 건물이 속속 들어서는 현장을 목격했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접경지역에 2조7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자되면서 일부 시·군에선 관광객을 유치한다며 무분별하게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하루 관람객이 30~40명뿐인 박물관이 건설되고, 두루미 도래지 바로 옆에는 주차장이 들어서고 있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3월 DMZ와 민통선 지역에 다양한 시설을 설치해 세계적인 생태·평화벨트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더 거센 개발 바람이 불을 보듯 뻔하다.



환경부가 최근 해당 지역 일부를 국립공원과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해 보호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민통선 지역이 아닌 실제 DMZ 내부를 국립공원으로 지정하려면 남북한 간 합의가 필수다.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소장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처음에는 남북한이 DMZ 국립공원을 각자 관리하다가 단계적으로 통합관리하는 체제로 가자”고 제안한다. 임진강과 북한강의 수자원 이용과 홍수 예방도 남북 간 협력이 있어야만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하다.



DMZ는 생생한 역사의 현장이다. 또 생태계의 보고(寶庫)다. 그 씨앗 하나, 뿌리 하나, 깃털 하나도 소중하다. 이를 온전히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물론 남북 간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자연이 살아 숨쉬는 DMZ에 전쟁의 교훈을 더해 미래세대에게 물려줘야만 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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