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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의 미국생생교육] 중국은 자국어 미국수출에 연 40억 달러 쏟는데 …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대대적인 중국어 공습에 돌입했다. 캘리포니아 남부 샌디에이고 교육구의 버나드 초등학교에서는 전교생이 날마다 ‘워 아이 중꿔(나는 중국을 좋아합니다)’를 되뇌이고 있다. 중국 정부 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맨더린(표준 중국어) 특화 초등학교로 지정돼서다. 중국계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이 학교에서는 1.5세 중국계 교사와 중국에서 파견된 2명의 대학생 인턴 교사들이 아직 영어 읽기도 서툰 어린 학생들에게 ‘이 얼 싼 쓰 …’를 가르친다. 백인, 흑인, 라틴계가 고루 섞인 이 학교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매일 한 시간씩 중국어를 배우는데 아무런 불만이 없다. 오히려 중국어 의무교육이 시행되면서 전교생 학력평가시험 점수가 높아졌다며 환영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호감도 높아졌다.

중국교육부 산하 공자아카데미는 매년 600~700명의 미국 교장과 교사들을 초청, 약 2주 동안 호화로운 중국 관광을 제공한다. 대형 호텔에서의 환영 만찬을 필두로 중국 각지에서 제공되는 교육프로그램을 직접 돌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다. 앞서 소개한 버나드 초등학교에서 중국어 의무교육이 시작된 것도 이 프로그램으로 중국을 보고 돌아온 교육위원 때문이었다. 미국 내 중국어 교육 확산 프로젝트를 관장하고 있는 공자아카데미에서는 이렇게 중국어 교육을 받아들인 학교에 대해 일체의 학습 콘텐트를 제공한다. 또 인턴학생 제공, 교사 초청 중국 현지 탐방 서비스까지 책임진다.

중국의 대규모 언어 공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근 수년째 칼리지보드 고위직 간부들을 연이어 중국으로 초청, 환대할 뿐 아니라 예산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미국 내 고교에서 공식 외국어로 채택된 중국어를 AP 과목으로 한 단계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다. SAT 시험 주관처인 칼리지보드가 대학 학점이 인정되는 AP 중국어 클래스 신설을 인정한다면 미국 내 각 고교에서 중국어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무섭게 늘어날 것은 당연하다.

미국 내 한국어진흥재단이 벌써 수년 전부터 한국어 과목을 AP로 올리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지만 칼리지보드는 예산상의 문제로 난색을 표한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연 40억 달러라는 물량 공세를 앞세워 공자아카데미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자국어 수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이것을 그저 남의 일처럼 바라만 보고 있다면 곤란하다.

칼리지보드가 AP 중국어를 승인하면 또 다른 아시안 언어인 한국어가 AP 등급을 받을 가능성이 더 희박해진다. 세계 최고의 글로 자부하는 한국어가 이처럼 위기에 직면한 현실에서 여전히 한국 내에서는 영어 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김소영 미주 중앙일보 교육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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