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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계고에서 카이스트 가다] 경남 마산 한일전산여고 박지향양

지난달 20일 KAIST 입학사정관 전형 합격자가 발표됐다. 총 150명의 합격생 중 전문계고 학생 7명이 포함됐다. 박지향(경남 마산 한일전산여고 3)양도 그중 한 명이다. 박양은 기초생활 수급자일 정도로 어려운 가정형편과 전문계고 출신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당당히 합격해 관심을 모았다.

박지향양은 어려운 가정 환경과 전문계고 학생이라는 조건 속에서 자신의 특기를 잘 살려 KAIST에 합격했다. [황정옥 기자]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박양은 초등 4학년 때 처음 컴퓨터를 만져봤다. 부모님이 집에 들여놓은 컴퓨터를 혼자서 이것저것 조작해보곤 했다. “컴퓨터의 여러 가지 기능을 익히는 게 재미있었어요. 새로운 기술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도 신기했고요.” 컴퓨터에 흥미를 붙인 박양은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워나가기 시작했다. 5학년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갑자기 가정형편이 어려워지면서 학원비는 부담이 됐다.

박양은 학원 수강 대신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온라인 카페를 통해 정보를 얻었다. 친구가 다니는 학원에 놀러가듯 찾아가 강사에게 모르는 것을 묻기도 했다. 학원을 드나들며 만난 여러 수강생들도 도움을 줬다. 친동생 대하듯 내용을 직접 가르쳐주기도 하고 컴퓨터 공부에 도움이 되는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자신이 보던 책을 물려준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점차 심화된 내용이 나타나면서 막막해졌다. 독학으로 공부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다. 그러다 중 2·3학년 때 대학 부설 영재교육원에 정보영재로 들어가게 됐다. 박양은 “알아갈수록 배울 게 많은 분야라서 도전의식이 생겼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밍은 하나의 문제에 하나의 풀이가 정해져 있지 않아요. 각자 나름의 방법대로 창의적인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어요.”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박양은 고민에 부닥쳤다. 일반고에 진학하게 되면 자신이 하고 싶은 컴퓨터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고민을 털어놨다. 담임 선생님은 박양이 진학할 만한 학교를 백방으로 알아봐줬다. 그리고는 전산 분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한일전산여고를 추천했다. 김해에 있는 집을 떠나 마산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를 다녀야 했지만, 고교 3년간 장학금 혜택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에 진학을 결심했다. 주위에선 전문계고로 가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박양은 담임 선생님을 믿었다. 자신을 ‘딸’이라 부르며 “어딜 가든 너만 잘하면 길이 열릴 것”이라던 선생님의 격려에 힘을 냈다.

고교에 진학한 박양은 프로그래밍 과목을 학교에서 배우게 된 것이 즐겁기만 했다. 교사들도 박양의 대회 준비 등을 도우며 힘을 실어줬다. 2학년에 올라가면서 박양은 또 한번 갈등했다. 취업반으로 갈지 진학반으로 갈지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박양은 하루빨리 취직해서 힘들게 뒷바라지해주는 어머니께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박양의 어머니는 “공부를 더 해서 나중에 더 전문적인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설득했다.

주위의 격려와 응원 속에 박양은 각종 대회에서 수상 경력을 꾸준히 쌓아나갔다. 중3 땐 대학 주최 기능대회에서 대상, 대기업에서 주최한 IT 꿈나무 대회에서 사장상을 받았다. 중1 때부터 매년 정보 올림피아드에 출전해 고2 때 전국대회 장려상을 받았다. 또 박양은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열심히 했다. 중학생 때부터 농촌활동 봉사, 재활원·장애인시설 봉사 등을 계속해왔다.

박양은 자신이 그리던 카이스트에 합격한 것이 아직도 꿈만 같다. 그는 “학교 선생님 등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컴퓨터 공부를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제 꿈은 세계적인 보안 전문가가 되는 거예요. 내년에 신입생이 되면 해킹 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어요. 안철수 교수님처럼 제 이름을 딴 연구소를 꼭 차릴 테니 지켜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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