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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생 “50명 입학했는데 남은 동기 2명뿐”

6일 충남 아산의 A사립대. 2002년 개교한 이 대학은 아직도 공사 중이다. 건물 세 채 중 한 채는 학생을 못 채우자 공사를 중단해 철근이 녹슬어 흉물스럽다. 이 학교는 지난해 신입생을 절반밖에 채우지 못했다. 신입생도 한 학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빠져나가 재학생 충원율이 50%를 밑돈다. 1학년 김모(20·체육학과)씨는 “입학 당시 20여 명이 들어왔는데 한 학기가 지나니까 열 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위기’ 대학 가보니

지방의 한 사립대에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 흉물스럽게 서 있다. 이 학교는 재학생 충원율이 50%를 밑돈다. [프리랜서 김성태]
시설도 열악하다. 건물 1층 교내식당엔 점심시간에 10여 명이 모두 라면을 먹고 있었다. 김모(20)씨는 “학교 식당 밥은 먹으면 배가 아플 정도로 위생상태가 엉망”이라며 “컵라면이 오히려 안전하다”고 말했다.



박모(19·여)씨는 “겨울에도 난방이 안 나와 손이 얼어 필기를 할 수 없다”며 “매 학기 400만원의 등록금을 받는데 도서관에는 책이 한 권도 없다”고 비난했다.



인근 B사립대도 신입생 충원율과 재학생 충원율이 50%를 밑돈다. 4학년 김모(26)씨는 “50여 명이 같이 입학했지만 남은 동기생은 2명뿐”이라며 “이런 학교를 계속 다닌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대학 구조조정에 시동이 걸렸다. 학생 충원율이 낮고 교육시설 등이 열악한 부실대학이 그 대상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7일 공개한 전국 30개 대학(전문대 포함)은 대부분 신입생을 채우지 못하는 곳이다. 제주산업정보대(26.8%), 건동대(30.5%), 광신대(43.1%) 등은 신입생 충원율이 최하위권이었다.



학생 수 감소로 대학들의 학생 모집난은 계속 심화될 전망이다. 올해 고3 재학생 수는 62만4000명이지만 2020년에는 대학 신입생 선발인원(60만 명)보다도 적은 49만 명 수준이 될 것으로 교과부는 보고 있다. 이 인원이 2022년 42만680명, 2030년 37만1770명으로 급감해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김영삼 정부 때 도입한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대학 부실화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요건만 갖추면 무조건 인가를 내주다 보니 대학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교육 부실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문제가 되자 교과부는 뒤늦게 부실대학 대책에 나섰다. 그리고 수시모집을 하루 앞둔 7일 학자금 대출 제한을 명분으로 부실대학 명단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이필남 한국교육개발원 박사는 “미국처럼 파산한 학교의 재학생을 다른 학교에 전학시키는 등의 대안도 같이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이주호 장관이 ‘대학설립준칙주의’ 때 대학을 허가해 주는 위원을 지내놓고 지금은 대안 없이 명단 발표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글=이원진 기자, 아산=김민상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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