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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뜸 방과후 학교 [1] 경기도 파주 다율방과후학교

6일 학교 속 또 하나의 학교가 새학기를 맞았다. 2006년 교육격차 해소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표로 전면 도입된 방과후 학교다. 최근에는 외부 강사 영입이 자유로워지면서 체험학습을 포함해 다양한 특기·적성교육으로 학부모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중앙일보 열려라공부는 전국의 방과후 학교 중 우수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더욱 확산시키기 위해 ‘잘 나가는’ 방과후 학교를 직접 찾아 나섰다.



영어·뮤지컬·애니 배우러 아이들이 ‘폐교’에 간다

글=김지혁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폐교 활용한 방과후 수업 전용학교



1 ‘애니랑 논리랑’ 수업 중에 애니메이션 그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한 학생. 2 다율방과후학교 영어뮤지컬반 학생들이 ‘코리안 패밀리가 떴다’ 공연을 연습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지난 1일 늦은 오후,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다율방과후학교 교정. 조용하던 이곳에 노란색 버스가 한 대 들어서더니 여남은 명의 초등학생이 뛰어내린다. 이들을 따라 들어선 곳은 교실, 아니 작은 공연장이다. 작은 무대와 간단한 조명, 소품실, 음향실까지 마련된 이 곳은 다율방과후학교 영어뮤지컬반 학생들의 공연 연습실이다.



들어서자마자 분주하게 의상을 갖춰 입고 무대에 선 꼬마 배우들은 지난 학기 다율방과후학교 최고 히트상품이었던 뮤지컬 ‘코리안 패밀리가 떴다’를 연습하기 시작한다. 다음주 수요일부터 새로운 작품에 대한 수업이 시작되지만, 그 전에 미리 손발을 맞춰보기 위해서다. 지난달 26일 열렸던 파주시민회관 공연이 얼마 지나지 않아 노래와 율동이 착착 들어맞는다. 아직 공식 개강 전이라 강사도 없이 자율적으로 모였지만 각자의 역할이 정해져 있어 문제될 게 없다.



“고모가 김치 얻으러 오는 장면은 그게 아니었잖아. 모두 동그랗게 앉고 혜림이가 일어서는 걸로 하자.” “그럼 난 여기서 팔을 벌리고 중간다리로 설게.” “준원아 노래 좀 크게 불러.” 연습 중 일어나는 작은 다툼마저 공연의 추임새일 뿐이다. 신이 난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하쿠나마타타’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 등 세 곡을 연달아 부른 후에야 자리에 앉았다.



박소향(경기 청암초 4)양은 “영어도 배울 수 있고 좋아하는 춤과 노래도 맘껏 할 수 있어서 좋다”며 흐르는 땀을 닦는다. 함다희(경기 석곶초 4)양도 “원래 사람들 앞에만 서면 무섭고 떨렸는데 뮤지컬을 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며 “이젠 무대에 오르는 게 재밌다”고 말했다.



영어뮤지컬반 덕에 영어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김혜림양.
이들은 모두 영어말하기·읽기·노래·발성 등 각자의 ‘끼’를 발산해 학기 시작 전에 실시되는 오디션을 통과한 실력자들이다. 김혜림(경기 지산초 5)양은 “여기 다니면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다”며 “영어 책을 더듬더듬 읽을 정도였는데, 대본을 외우며 표현력도 늘고 자신감도 생겨 영어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3년 째 영어뮤지컬반을 운영해 온 박보은(25) 강사는 “뮤지컬을 매개로 영어를 배우니 영어가 공부가 아닌 언어로 다가가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는 아이들에게 영어와 뮤지컬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게 목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볼 꿈을 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교하중학교였던 이곳은 2006년 폐교가 된 이래 체험학습장으로 이용되다 파주교육청의 제안으로 2008년 방과후 학교로 재탄생했다. 12개 학급 규모의 교실이 모두 방과후 학교 맞춤교실로 탈바꿈돼 전국 유일의 학교 밖 방과후 학교가 됐다. 현재 초·중등 영어, 영어뮤지컬, ‘애니랑논리랑’ 등 10개의 영어 방과후 교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파주교육청 소속 교사 3명과 원어민 강사 3명이 수준별로 각 수업을 진행한다. 방과후 학교가 열리는 오후 5시 이전에는 영어마을식의 영어체험교실, 성인 대상의 평생교육, 교사연수시설로도 이용된다.



파주교육청 위승우 장학사는 “파주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아 아쉽다”며 “선발시험을 거쳐야 할 만큼 학부모들의 호응이 좋아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번 학기 영어뮤지컬반엔 수·금요일 각각 20명 모집에 60명 이상씩 학생들이 몰렸다. 차명자(43·여·파주시 와동리)씨는 “아이는 너무 가고 싶어 하는데 오디션이나 선발시험에 떨어지면 학원을 보내야 한다”며 “프로그램이 좀 더 확대되고, 중·고등학생에게도 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장학사는 “강좌를 늘리고 과목도 수학·국어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지만 예산 문제로 쉽진 않다”며 “현재 파주시에서 별도의 예산 지원을 받아 이 정도라도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최근에는 아이를 방과후 학교에 보내는 데만 그치지 않고, 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이곳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효과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중급영어회화 강좌를 수강 중인 김미현(44·여·파주시 문발리)씨는 “학원보다 더 좋은 교육환경이라는 생각에 아이와 함께 다니고 있다”며 “아이 교육문제 때문에 올해 서울로 이사할 계획이었지만 다율방과후학교가 있어 그냥 여기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미덕(47·여·파주시 봉일천리)씨도 “아이가 이곳에서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 성적이 전교 1등으로 올랐다”며 “외국인 강사가 밀착해 가르치기 때문에 듣기나 말하기 실력도 함께 올라 강남 8학군이 부럽지 않다”고 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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