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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는 와인에서, 스피커는 튤립에서 … 디자인 코드는 ‘파격과 낯섬’

신문·방송에 자주 등장하는 팬택의 ‘베가(Vega)’ 광고는 ‘단정하다’는 느낌이 두드러진다. 발랄하고 캐주얼한 냄새가 풍기는 다른 스마트폰 광고와 다르다. 모델들은 깔끔한 슈트를 걸치고 나타난다. 팬택의 허진 디자인본부장은 “베가의 디자인 모티브인 남성 슈트를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딱 맞는 정장처럼 소비자의 기대에 맞춘다는 뜻도 담았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친근한 사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품을 형상화하고 철학까지 만들어 내는 제품 디자인 전략이 정보기술(IT)·전자업계에서 유행하고 있다.



주변 사물의 형상과 느낌을 디자인에 반영한 전자제품들. 튤립을 본뜬 뱅앤올룹슨의 스피커 ‘베오랩11’과 고층 빌딩의 이미지를 담아낸 네스프레소의 커피 머신 ‘시티즈’, 남성 슈트에서 모티브를 얻은 팬택의 스마트폰 ‘베가’(사진 위부터). [각 회사 제공]
◆자연물의 영감=남성 슈트가 베가의 디자인에 기여했듯이 자연물도 제품 개발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준다. 자연물이건 인공물이건 이런 사물을 디자인 업계에서는 ‘잇 오브제(it objet·영감을 주는 물건)’라고 부른다. 덴마크의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 뱅앤올룹슨의 스피커 ‘베오랩11’은 튤립을 닮았다. 이 회사는 ‘디자인과 기술력의 완벽한 조화’라는 호평을 받을 정도로 디자인에 신경 쓴다. 특히 자연에서 디자인의 모티브를 즐겨 찾는다. 풍뎅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오디오 ‘베오센터 2’와 나뭇잎 모양을 본뜬 스피커 ‘베오랩 4000’이 그것이다. 뱅앤올룹슨의 오용현 브랜드 매니저는 “많이 팔리는 제품의 대부분이 평범한 자연물에서 디자인 영감을 얻었다. 차가운 느낌의 첨단 기기에 자연적 디자인 모티브를 접목해 세련되고 친환경적이라는 느낌을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명과 세련미=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2006년 선보인 ‘보르도’ LCD(액정화면) TV가 주변 생활용품을 형상화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와인 잔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 처음 나왔을 때는 낯설고 파격적이라는 평이었지만 시판 여섯 달 만에 밀리언 셀러(판매 100만 대 돌파)에 올랐다. 이듬해에는 연간 300만 대가 팔렸다.



네슬레의 커피메이커 브랜드인 네스프레소가 최근 출시한 ‘시티즈’는 대도시 스카이라인을 모티브로 삼았다. 캡슐 커피 머신인 이 제품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의 하나인 ‘레드닷’을 받은 스위스 디자이너 앙트완 카엔이 디자인했다. 세련된 도시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감성에 호소하려는 시도라고 한다.



팬택 베가는 부드러운 곡선 위주의 스마트폰 디자인에서 벗어나 기기의 앞면이 직선 처리됐다. 마치 남성 슈트의 각진 어깨선을 연상케 한다. 또 기기의 옆 테두리와 하단에는 은색 세로 줄무늬를 넣어 다림질이 잘 된 옷 느낌이 들도록 했다. 반면 뒤쪽은 손바닥 안쪽 면의 굴곡과 일치하도록 곡선 형태로 디자인해 손에 쥐었을 때 맞춤 슈트를 입은 것처럼 쫙 감긴다. 이 디자인 컨셉트는 지난해 가을 이 회사 디자인본부의 장호영 선임연구원이 제안했다. 기존의 부드럽고 여성적 스타일을 중시해 온 팬택의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는 반대도 있었지만 두 달간 마라톤 논의 끝에 ‘야심작에 걸맞은 혁신적 모티브’라는 결론이 났다. 이용준 국내마케팅본부장은 “스마트폰이 단순히 차가운 기계로 보여선 곤란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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