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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로 진로 바꿔 적성 찾고 자긍심 높여



대학만 고집하던 과거와 달리 전문학교로 발길을 돌리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2년 안에 실전 기술과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뒤늦게 특기적성을 찾아 진로를 바꾸거나 대학을 다니다 실무를 배우러, 혹은 직장을 다니다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전문학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유럽인들에게 한식의 맛 보여줄겁니다”



컴퓨터전문가에서 한식 조리사로



 “요리를 할 때 제일 즐거워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조성혁(26)씨가 컴퓨터에서 한식조리로 진로를 바꾼 이유다. “내가 앞으로 컴퓨터 분야에서 재미있게 계속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어요. 흥미보다는 생계를 위해 마지못해 의무적으로 일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내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하게 됐죠.”



 조씨는 초등학교 시절 어머니가 냉장고에 보관해놓은 음식재료를 꺼내 몰래 요리를 하곤 했다. 군 전역 전후 한 음식점에서 보조 요리사로 일하며 즐거워 하기도 했다.



 그는 그렇게 찾은 꿈을 실현하고자 지난해 서울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에 입학했다. 음식점에서 함께 일하던 후배가 그의 고민을 듣고 추천한 학교다. 이미 이 학교에 다니며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던 후배는 “조리기술과 학위를 동시에 손에 쥘 수 있어 취업할 때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입학 뒤 달라졌다. 어깨 너머로 배워 막연히 알고 있던 조리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음식을 직접 만들어 보며 과학적인 조리법도 익혔다. “물 만난 고기마냥 너무 재미있어서 1년 동안 정신 없이 보냈어요. 방학 중 산학실습과 특강도 배움의 깊이를 더해줬구요.”



 그는 이미 한식과 일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 올해는 양식과 중식 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다. 졸업하면 한식조리사가 될 계획이다. 이렇게 익힌 실력으로 삼겹살 찜을 만들어 부모님 생일상을 차려드리기도 했다.



 “궁중음식에 대해 배우면서 집에서 먹는 반찬의 유래도 알게 돼 한식에 관심이 커졌어요. 한식을 세계적인 음식으로 키워보는 게 꿈입니다.”



기술·학위·자격증 동시 취득할 수 있어



 김미류(충남 당진 서야고 3)양은 내년에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다. 이미 합격증을 따놓고 입학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과자와 빵 만들기를 좋아해 또래보다 일찍 진로를 결정했다.



 “중고교 때 친구들과 선생님께 생일 케이크와 과자를 직접 만들어주곤 했어요. 과자 만드는 게 너무 좋아서 중학교 졸업 선물로 엄마에게 오븐을 사달라고 했을 정도에요.”



 같은 반 친구들이 대학입시를 준비하기 위해 방과 후 학교에 남아 야간자습을 할 때 김양은 교문을 나와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러 간다. 김양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한 채 입시 준비에만 매달려 있는 친구들이 나를 많이 부러워한다”고 자랑했다.



 김양은 국내 제과명장인 김영모씨처럼 유명한 제과제빵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김영모씨를 만나고 싶어서 김영모제과점 견학을 신청해 고향인 충남 당진에서 서울을 다녀갔을 정도다. 그의 자서전도 구입해 읽고 그의 홈페이지에도 글을 올려 진로 상담도 신청했다. 그런 노력 덕에 김 명장에게서 격려의 전화도 받았다.



 김양은 인터넷으로 재료를 주문해 집에서 웬만한 과자와 빵은 다 만들어보기도 했다. 과자제조 기술이 뛰어난 일본으로 유학갈지 빵으로 유명한 프랑스로 유학 갈지 고민도 했다.



 김양의 어머니도 딸의 손재주를 키워줄 교육기관을 찾다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를 알게 됐다. 취업에 필요한 기술·학위·자격증을 동시에 취득할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다. 김양은 “유명한 제과제빵사가 돼 지금까지 없었던 나만의 과자와 빵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전문학교 실무기술로 무장



 “해외로 나가 유럽인들에게 한식의 깊은 맛을 보여주는 것이 제 꿈이에요.”



 공태인(24·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 1)씨도 세계적인 한식요리사를 꿈꾸며 국제요리제과 전문학교를 찾았다. 공씨는 지난해 이맘때만해도 진로를 잡지 못해 방황했었다. 그러다 전문학교에 들어와 체계적인 조리지식을 배우면서 진로를 명확히 잡을 수 있게 됐다.



 공씨는 4년제 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했다. 관광분야에서 일할 생각이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해물요리 전문외식업체에서 초보조리사로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엔 소일거리 삼아 시간제로 일하며 주방일을 돕다 점차 요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아예 직원으로 들어가 튀김·파스타·피자·스테이크 등을 만드는 일을 도우며 어깨 너머로 조리 기술을 배웠다.



 “요리를 태우거나 음식을 엎질러 꾸중도 많이 들었지만 그럴수록 요리에 더 애착이 생겼어요. 1년여가 지났을 때 조리실력이 더 이상 늘지 않는다는 걸 느꼈죠. 음식점이라 무조건 빨리 만드는 데만 신경 쓰다 보니 음식을 공장의 제조품처럼 여기게 된 겁니다.”



 공씨는 전문학교에 와서 칼 가는 법부터 음식재료를 한식·중식·일식별로 다양하게 자르는 법까지, 칼을 써야하는 방법들을 다시 배웠다. 올해는 요리별 조리과정과 방법들에 대한 전문 지식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다. “대학에서 전공한 관광경영 지식과 전문학교에서 터득한 기술을 연계시켜 독창적인 한식요리 상품을 만들겁니다. 호텔 수석요리사가 돼 세계인들에게 제 요리를 맛 보이고 싶습니다.”



# 전문학교=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는 대학과 달리 노동부의 인가를 받는 학점은행식 평생교육기관. 산업현장에서 요구하는 실무형인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교육과정이 기술자격증 취득과 현장실습 위주로 구성돼 있다. 졸업학점을 채우면 학사전문학사 학위가 주어진다.



[사진설명] 조성혁(왼쪽)씨와 공태인(오른쪽)씨가 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를 탐방 온 예비신입생 김미류양과 함께 조리실습을 하고 있다.



<박정식 기자 tangopark@joongang.co.kr/사진제공=국제요리제과전문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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