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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 읽히면 좋을까



바야흐로 독서하기 좋은 계절. 엄마와 아이가 나란히 앉아 책과 사색의 세계로 빠져들기 좋은 때다.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히면 좋을까. 지난달 24일 동서커피문학상 멘토링클래스에서 ‘문학은 어린이를 어떻게 성장시키나’라는 제목으로 강연한 동화작가 채인선씨를 만났다. 주부 석성득(41·서울 광진구)·이훈주(34·서울 강동구)씨가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요약본보다 기·승·전·결 있는 이야기를 접하게 하세요



이훈주(이하 이): 안녕하세요, 작가님. 저는 4살짜리 아들을 둔 엄마인데요. 아이가 좋아하는 책과 제가 아이에게 읽히고 싶은 책이 달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채인선(이하 채):두 가지 책을 모두 읽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죠. 아이가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잘 살펴보세요. 요즘 나오는 신간도 좋지만 동서양 고전 문학도 읽게끔 하시고요.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혹은 현대적으로 각색된 고전도 좋습니다. 단, 줄거리만 간추린 요약본은 피하도록 하세요. 요약본을 읽히는건 문학을 체에 걸러 밑에 떨어진 것만 주는 것과 같아요. 읽었다는 충족감만 줄 뿐이죠. 정말 그 책을 읽어야 할 때가 돼도 내용을 안다고 생각해 영영 안 읽을 수도 있어요.



석성득(이하 석): 저희 아이는 만화와 판타지 소설만 읽으려고 해요. 고전소설이나 명작도 읽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채: 저 같은 경우엔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을 제가 먼저 열심히 읽었어요. 아이들에게 ‘엄마는 이제부터 책 읽을 거니까 절대 소리내지 말고 놀아야 해’ 라고 했죠.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엄마 옆에 앉아 함께 책을 읽곤 했어요. 책을 읽은 후엔 ‘이 책 정말 재밌다’며 감탄을 하죠. 좋은 작품을 읽었을 때의 행복감이 얼굴에 나타나면 아이들은 호기심에 그 책을 집어 들게 된답니다.



이: 저희 집은 남편이 한 달에 한 번 아이 책을 사다 주는데 아이가 무척 좋아하더군요.



채: 아이들 책읽기 습관에 아빠의 역할이 중요해요. 아빠가 책을 골라주고, 책을 통해 대화를 나누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보통 책은 오랫동안 책장에 꽂아 두잖아요. 그 책을 볼 때마다 아이는 아빠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죠. 시간을 내 책을 읽어주는 아빠를 보며 아이들은 ‘아빠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느낄 거예요.



석: 저는 첫째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인데, 키워보니 어렸을 때의 독서 습관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채: 문학은 아이들을 자라나게 하는 원동력이죠. 문학에서 삶의 소중함, 나란 존재의 의미를 찾게 해주거든요. 내가 왜 태어났고, 나는 무엇인지도 알게 해주죠. 아이들은 ‘이야기’를 무척 좋아해요. 세상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어서예요. 이야기에는 처음·중간·끝이 있기 때문에 삶의 불완전성을 채워주니까요.



 문학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어요. 요즘 아이들은 감정 표현에 미숙하죠. 화가 날 때든 슬플 때든 그냥 ‘짜증나’ 라고 해요. 왜 짜증이 나냐고 물어봐도 ‘몰라!’ 하고 신경질을 부리며 방으로 들어가 버리죠. 정말 자기감정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어린 아기들이 배가 ‘고프다’와 ‘아프다’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문학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 달라집니다.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를 많이 읽으면 말도 조리 있게 할 수 있죠. 나아가 남의 감정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게 돼요.



이: 온 가족이 책 읽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야겠네요.



채: 가족끼리 TV만 보지 말고 ‘낭독의 시간’을 가져보세요. 책을 소리 내 읽는 동안에는 모두가 거기에만 완전히 몰입하게 되죠. 책은 계급을 없애줍니다.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가 아니라 같은 독자로서 평등하게 만날 수 있어요.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웃기도 하다 보면 가족애가 더욱 끈끈해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사진설명] 채인선(가운데) 작가는 “어린이들이 문학 작품을 많이 읽어야 감정 표현을 제대로 할 수 있고 말도 조리있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최은혜 기자 ehchoi@joongang.co.kr/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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