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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날

오후녘에 물도랑 깊이 파고, 배수구 쓰레기 치우고, 얼마 전 쌓은 축대가 쓸리지 않을까 몹시 마음 쓰며 ‘곤파스’를 대비했습니다. 날이 어두워질수록 세찬 빗줄기가 거친 바람을 타고 온 산을 때립니다. 대밭이 세차게 출렁입니다. 시꺼먼 하늘이 번쩍이며 수없이 열렸다 닫칩니다. 번개와 천둥소리에 무서움 떠는 ‘다산이’가 이 구석 저 구석으로 몸을 숨깁니다. 사람들은 ‘하늘소리’를 귓등으로 듣지만 동물들은 ‘하늘소리’를 처절하게 듣습니다.

[PHOTO ESSAY]이창수의 지리산에 사는 즐거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새벽 4시쯤 깼습니다. 새벽하늘을 밝히는 번개는 멀리 있습니다. 실컷 쏟아낸 비바람도 기운 빠진 뒤풀이를 합니다. 선잠을 자는 새 ‘곤파스’가 산을 지나갔습니다. 큰바람이 지나갔습니다. 비록 잠은 설쳤으나 하늘의 조화를 홀로 즐기는 새벽녘입니다. 구름이 빠르게 갑니다. 가는 구름을 잡았습니다(날이 밝아 집 주변을 돌아보니 네 군데 물골 중에 한 곳만 뚫리고, 화분 하나 깨지고, 잣나무 열매가 몇 개 떨어진 것 말고는 별 피해가 없습니다).




이창수씨는 16년간 ‘샘이깊은물’ ‘월간중앙’등에서 사진기자로 일했다. 2000년부터 경남 하동군 악양골에서 녹차와 매실과 감 농사를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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