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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G메일 전화

“미스터 웟슨, 컴 히어.” 전화선을 탄 최초의 말이다. 전화를 발명한 벨(Bell)은 몇몇 통화실험용 대사를 준비했지만, 급한 나머지 ‘용건만 간단히’ 통화한 것이다. 인류의 첫 통화로는 너무 무미건조(無味乾燥)한가. 하지만 여기에 전화란 수단의 속성이 모두 담겨 있다. 바로 ‘사람’과 ‘소통’이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전화는 굴레를 벗는다. 무선(無線)의 시대다. 정착지를 떠나 유목(遊牧)의 본능을 자극한다. 최초의 무선 휴대전화는 모토로라의 다이나택 시리즈다. 1983년 출시됐을 때 무게가 1.3kg이었다. 너무 커 ‘벽돌전화기’ 혹은 ‘아령 폰’으로 불렸다. 지금은 명함 크기로 줄었지만. 그래도 이 전화기는 중고시장에서 비싸게 거래된다. 클래식이자 컬렉션인 것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전화는 패러다임의 전환기를 맞는다. ‘1대1 의사소통’에서 3차원의 ‘다중집적 이항소통(多衆集積 二項疏通)’으로 진화한다. 바야흐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다. ‘신이여 감사, 오늘은 금요일’이란 뜻의 ‘TGIF(Thanks God, It’s Friday)’는 트위터·구글·아이폰·페이스북 머리글자로 대체됐다. 이들은 68억 인구를 자신의 실로 몽땅 꿰려 한다.



공자는 논어(論語)에서 “내가 많이 배워서 모두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꿸 뿐이다”고 했다. 자신의 도(道)는 ‘일이관지(一以貫之 )’란 것이다. 지식의 집적방식이란 측면에서 이들 ‘TGiF’와 상통한다. 나름의 수단으로 꿰는 것이다. 공자의 방법이 ‘충(忠)과 서(恕)’라면, 이들은 ‘편(便)과 이(利)’일 것이다.



최근 세계 최대 검색업체 구글이 인터넷과 와이파이(Wi-Fi)를 이용한 ‘G메일 전화’를 선보였다. 편지와 전화의 결합인데, 포스트맨이 (전화)벨을 울리는 셈인가. 미국에서 개통 첫날 300만 통화 기록을 올렸다.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에도 G메일이 탑재돼 있어 스마트폰이 확대될수록 전 세계인이 G메일 전화에 꿰일 가능성이 크다. 문자와 영상 기반의 지식축적에 이제 음성까지 포함됐다. 인류는 앞으로 1과 0으로 구성된 우주의 ‘구글 어스’란 행성에서 살게 되는 걸까.



비관은 금물이다. 디지털이 아무리 미분(微分), 수렴(收斂)해도 닿을 수 없는 게 아날로그다. ‘1+1’이 디지털에선 그저 10이지만 아날로그에선 1과 2와 3이 다 된다. 바로 만남과 사랑이다. 사람과 소통의 궁극적 목표이자, 디지털의 한계 아니겠나. 이렇게 자위(自慰)해도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박종권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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