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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 100개, 아이디어 100개 … 구멍가게 플라스틱 의자도 ‘족보’가 있다

1918년 게릿 리트벨트가 발표한 레드 블루 스툴. 가장 단순한 형태로 의자의 기능은 남기고 예술성을 극대화한 모더니즘 초기작품으로 유명하다.
의자는 ‘모더니즘 디자인 혁신’의 대표선수였다. 동네 수퍼마켓이나 카페에 널린 플라스틱 의자도 알고 보면 족보가 있고, 역사가 있다. 이런 의자 스토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독일의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이 기획한 ‘디자인의 여러 차원들: 클래식 의자 100선전’이다. 182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디자인의 폭발기’에 만들어진 역사적인 의자들이 실제의 6분의 1 크기로 제작된 미니어처 작품이다. 오늘부터 다음 달 17일까지 서울 청담동 서미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에, 미리 찾아가 봤다.



서울 서미갤러리서 만난 ‘클래식 의자 100선’

글=이진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의자는 ‘디자인 혁신’의 산물이다. 의자는, ‘가구는 나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플라스틱과 스테인리스 스틸 등 소재의 혁신에서 시작해 네 개의 발이 받치고 있던 형태마저 파괴하며 가구를 기존의 틀에서 해방시킨 선구자였다. 20세기 수많은 천재 디자이너들은 저마다 기념비적인 의자 디자인을 내놨다. 이 의자들은 모방과 복제를 거쳐 일상 속의 의자로 우리 생활에 들어왔다. 지금 우리 주변을 채우는 모든 의자는 하나의 천재적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복제품들이거나 그 자식들이다. 어느 학교에나 있는 평범한 나무 걸상부터 회의실 회전의자, 어지간한 ‘가든’이나 카페마다 널린 플라스틱 의자까지,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의자들에도 ‘족보’가 있다.



스티브 잡스는 올 초 르 코르뷔제 의자에 앉아 아이패드를 발표했다.
이제 일가를 이룬 건축가나 디자이너가 만든 의자들은 소유주의 취향과 품격을 드러내는 오브제가 됐다. 한 예로 스티브 잡스 애플 회장이 아이패드를 발표하던 날 무대 위엔 천재 건축가로 이름 날렸던 르 코르뷔제의 1인용 가죽 소파가 유일한 소품으로 함께 올랐다. 1928년에 만들어진 그 의자는 오늘날의 아이패드를 능가하는 ‘당대의 모던’이었다. ‘LC2 그랑 콩포르’란 이름에 걸맞게 완전한 사각의 형태에 구조적인 철제 프레임을 갖췄고, 푹신한 가죽 쿠션이 만들어내는 중후한 아우라가 더해져 지금 봐도 여전히 품위 있고 모던하다. 그 의자는 잡스의 성말라 뵈는 외모를 보완하는 소품이자 완벽하게 계산된 프레젠테이터였다. 시대를 초월한 천재들끼리의 ‘교감’을 주선한 ‘영매(靈媒)’이기도 했다.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의 플라스틱 의자, 조지 나카시마의 선(禪) 의자 등 시대를 넘어 21세기까지 영감을 주는 의자 디자인은 넘친다. 이런 의자들이 수없이 카피되면서, 보통 사람들은 원적지를 어느 플라스틱 공장의 사출기로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이태원에 들어선 한 부티크 호텔에도, 어느 통신 대기업이 만든 디자인 쇼룸에도 짝퉁 의자들이 떳떳하게 공간을 채웠다. 뒤늦게 이를 안 의자들의 ‘가문’에서 문제제기를 했을 정도다.



명품백 로고뿐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용품 디자인의 본향을 아는 것도 ‘디자인 강국’ 교양 있는 시민의 일이다. 의자들의 역사를 알고 나면 무심히 엉덩이를 걸쳤던 의자들이 다르게 보일 거다.






모더니즘 의자의 혁신 키워드 셋



구조 혁신  장식 걷어내며 값싸고 단순하게




모더니즘이 탄생한 20세기 초, 의자들은 비로소 장식에서 벗어났다. 바로크와 로코코 의자들이 네 발과 등받이-좌판-팔걸이로 이뤄진 기본 구조를 유지한 채 다리의 조각이나 등판의 휘어짐 등 기교에 힘썼던 것과 달리, 모더니즘 의자들은 다리의 개수부터 전체적인 형태까지 완전히 새로운 실험을 했다. 단순히 장식만을 걷어낸 것이 아니라 ‘의자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비롯된 진짜 혁신이었다. 한 다리만으로 체중을 견딜 수 있게 하는 구조가 고안됐고, 세 다리나 여덟 다리 같은 개수의 변화, 하나의 관이 구부러지고 휘어지는 일체형 다리 등이 시도됐다. 무엇보다 한두 사람의 귀족만이 아니라 대중들에게 좋은 의자를 공급하고자 했던 모더니스트들의 이상이 반영됐다. 더 값싸고 더 단순하며 더 아름다운 디자인들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네 초·중·고 교실마다 무심하게 놓여 있는 걸상이 대표적이다. 1930년 장 푸르베가 만든 이 단순한 디자인은 이름 그대로 ‘스탠더드 체어’가 됐다. 엉덩이를 받치는 좌판 하나에 등받이 하나, 다리 네 개가 뭐 그리 혁신적인 것이냐고 하겠지만, 그 전까지의 의자들은 지나치게 장식적이고 거대해 실용적이지 못했다. 모더니스트 푸르베는 스틸을 활용해 형태를 단순화했다. 의자의 ‘본질’만 남기고 나머지는 없앴다. 자동차의 대량생산 시대를 연 포드처럼 의자에도 디자인의 혁신을 일으킨 것이다. 첫 시도는 전설이 됐다. 갤러리 서미 관계자는 “푸르베의 빈티지 체어는 안목 있는 사모님들의 수집 대상”이라고 전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재 혁신  나무·천에서 플라스틱·섬유유리로



20세기 중반 플라스틱과 섬유유리라는 신소재가 디자인의 영역으로 넘어오자 이 같은 실험엔 가속도가 붙었다. 기존의 나무와 천으로는 구현하기 힘든 유기적인 의자들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플라스틱은 한번 금형을 만들면 끊임없는 자기복제가 가능했다. 추상 조각처럼 독창적이면서도 판화처럼 값싼 의자들이 가정과 직장의 풍경을 완성했다.



건축가 찰스와 레이 임스 부부가 1940년~50년대 만든 플라스틱 의자는 하나의 혁명이었다. 등판과 손잡이, 좌판이 모두 연결된 의자들은 한 마리 새처럼 미끈했다. 디자이너의 이름을 딴 ‘임스체어’들은 21세기 한국의 수많은 가든에 복제품을 뿌려놓았다. 세계 최초의 일체형 의자인 베르너 팬톤의 플라스틱 의자들도 마찬가지다. 어지간한 카페마다 깔린 빨갛고 파란 팬톤 체어는 의자가 어디까지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한눈에 보여줬다.



디자인 혁신  앉는 의자 넘어 보는 의자까지



이런 의자들은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의 자리에 올랐다. 비트라는 인하우스 디자이너 없이 독자적인 디자이너들과 각각 계약해 20세기 디자인을 완성하고 수집했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로비 하우스 1’로부터 시작해 프랭크 게리의 ‘위글 사이드 체어’처럼 한 시대를 풍미한 ‘건축의 아버지’들도 자신의 조형 세계를 의자를 통해 압축해 보여줬다. 아르네 야콥센의 ‘개미 의자’나 론 아라드의 ‘웰 템퍼드 체어’, 필립 스탁의 ‘W. W. 스툴’같은 20세기 중·후반의 ‘수퍼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앉기 위한 의자를 넘어 보기 위한 의자였다. 이런 바탕 위에서 볼 의자, 입술 의자 같은 다양한 실험이 허용됐다. 이처럼 의자의 변천 과정은 현대 건축과 디자인의 진화 과정이기도 했다.






일본 주부들의 ‘수납 법칙’ 8



덜 사라, 분류하라 미련 없이 버려라 …




네 명의 일본 주부에게서 배운 것으로 ‘수납의 법칙’을 정리했다. 보면 쉬울 것 같지만 판단과 실천력이 따라야 하는 일이다.





1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미련없이 버린다



“살이 빠지면 입을 수 있을 거야” “고쳐서 입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옷이 있다면 버리는 게 상책이다. 슬픈 일이지만 ‘나잇살’이 붙기 시작한 중년의 몸매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다. 냄비나 프라이팬 같은 부엌용품도 가만히 보면 늘 쓰던 것만 쓰고 있다. 그러니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았다면 버려도 좋다.



2  ‘1+1’ 상품에 현혹되지 말자



‘1+1’ ‘하나 더’라는 말에 속아 필요 이상의 물건을 사서 쌓아놓고 수납공간을 낭비하는 일은 피하자. ‘있으면 쓰게 된다’는 말도 있지만 구입한 지 오래된 고무장갑·랩 등의 제품은 쓸 때도 찜찜하다. 쇼핑할 때 ‘지금 당장 필요한 것’과 ‘지금 당장 없어도 되는 것’을 구분해 사는 습관이 필요하다. 시장 보기 전에 쇼핑 리스트를 적는 게 도움이 된다.



3  식재료는 조금씩 자주 사는 게 좋다



일본에선 한국처럼 큰 냉장고를 사용하는 집이 드물다. 매일매일 조금씩 장을 보는 게 일본 주부들의 습관이기 때문이다. 매사에 필요한 만큼 조금씩 구입하기 때문에 음식물이 남아서 따로 보관해야 하는 일이 없다. 그만큼 냉장고 속 수납이 단순해진다.



4  장소별로 필요한 아이템을 모아놓는다



화장대를 굳이 사용하지 않는 일본 주부들은 화장품과 헤어용품을 욕실에 모아둔다. 샤워 후 시간 순서대로 화장을 하고 머리를 말리면서 필요한 제품들이라 이렇게 한 곳에 모아두면 편리하다. 속옷도 욕실에 두면 샤워 때마다 속옷을 챙기기 위해 침실로 오가는 동선을 줄일 수 있다.



5  비슷한 물건끼리 분류한다



물건을 ‘찾기’ 시작하면 이미 실패한 수납이다. 서랍 속 물건들은 플라스틱 정리함 또는 칸막이를 이용해 아이템별로 분류해 보관하는 게 좋다. 벽장 속 물건들은 내용물이 보이는 투명한 통을 이용해 비슷한 종류끼리 모아둔다. 옷을 담아두는 수납 박스도 계절별 셔츠·스웨터·하의 등으로 구분해 담아두고 겉에 폴라로이드 사진을 붙여두면 찾기 쉽다.



6  바닥에 물건이 떨어져 있지 않도록 한다



TV같이 덩어리가 큰 전자제품, 장식이 목적인 제품이 아니라면 작은 것 하나라도 바닥에 두지 않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무엇이든 바닥에 떨어져 있으면 지저분해 보인다. 가능한 한 물건의 ‘집’을 정해서 해당 벽장과 서랍에 넣어두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효자손·리모컨·라이터 등 자주 쓰는 물건들은 바구니를 만들어서 한 데 모아둔다.



7  빈 공간을 없애라



옷장이나 벽장이 완벽한 시스템으로 구성됐다는 믿음은 버려라. 실제로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죽은 공간’이 많이 보인다. 이 공간을 활용하려면 나만의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철봉 형태의 미니 선반은 휑하게 빈 옷장 위쪽의 빈 공간을 활용하기에 좋다. 옷걸이에 옷을 걸 때 아래로 늘어지는 길이를 맞추면 밑에 수납박스를 넣을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옷장 문과 옷 사이의 공간도 옷장 문에 접착식 걸이를 붙여 스카프나 벨트를 걸면 유용하다.



8  아이디어 상품을 적극 활용하라



사람의 생각은 다 똑같다. ‘뭔가 이런 게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면 그 물건은 이미 상품화된 경우가 많다. 아이디어와 도구가 없이 온전히 내 생각과 손으로만 정리를 하려면 금세 짜증이 난다. 수납을 돕는 도구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도움을 받는다면 좀 더 현명한 수납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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