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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욱 대기자의 경제 패트롤] 청문회, 김정일 방중 그리고 세계경제

짜증나는 한 주였다. 시도 때도 없이 내리던 비는 주말 집중호우로 바뀌며 여기저기에서 물난리를 빚었다. 날씨 이상으로 질척대던 청문회는 어제 총리와 장관 후보 2명의 사퇴로 이어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방중(訪中)도 북한의 암담한 상황과 여전히 꼬여 있는 남북관계와 오버랩되며 짜증을 더하기에 족했다. 하지만 아직 여름이 다 가지 않았듯 청문회 정국도 얼마나 더 갈지 기약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 문제야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짜증과는 다르지만 세계경제에도 뭔가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특히 우리 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미국과 일본의 상황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지난주 잇따라 발표된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는 뚜렷한 하향세다. 우선 경기회복의 키를 쥐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주택시장 동향이 심상치 않다. 24, 25일 발표된 7월의 미국 주택판매는 신규(전월비 -12%)·기존(-27%) 주택 모두 큰 폭으로 감소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6~7월 연속 고용(농업 제외)이 줄어드는 등 고용상황 악화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문제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27일 한 심포지엄 강연에서 밝혔듯 고용이 쉽사리 개선되지 않으리란 점이다. 이는 당연히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그 우려가 다시 경기회복 심리를 가라앉히는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발표된 올 2분기 성장률은 바로 그런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확인시켰다. 실질국내총생산(GDP)은 1.6% 증가, 지난해 하반기 이래 4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달 발표된 속보치(2.4%)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그쳤다. 아직까지는 연말로 가면서 성장률이 2%대로 돌아서리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더블딥 가능성이 좀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세를 더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겠다’고 나선 것도 경기회복 심리 위축이 디플레 상황, 나아가 일본식 장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심리적 긴급처방 성격이 강해 보인다.



미국 경제에 드리워진 그림자는 달러 약세로 나타났고 이는 일본에서 엔화 강세, 주가 약세라는 형태로 불똥이 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이 방어선이라 상정해온 1달러=85엔 선마저 뚫리자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27일 “필요한 때에는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환율 개입 불사 의지를 밝히고 나섰다. 같은 날 경제산업성이 발표한 엔고의 영향에 관한 긴급조사에서 40%의 기업이 “1달러=85엔 상황이 계속되면 생산공장과 개발거점을 해외로 옮기겠다”고 밝히는 등 ‘엔고 방치’에 대한 불만이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여전히 국내 수요 부족에 따른 디플레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일본에서 그나마 성장을 견인해 온 수출제조업의 경쟁력 약화는 치명적이다. 일본은행이 다음 주 초로 예정된 정례 금융정책결정회의에 앞서 금명간 임시회의를 열고, 간 총리는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일은 총재와 회담하기로 하는 등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 모두가 우리에게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게 될, 분석하고 대비해야 할 사안이다. 그럼에도 우리 시선은 어디에 쏠려 있는지, 시계는 어디에 멈춰 있는지 갑갑증에 다시 짜증이 난다.



박태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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