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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위축으로 고통 겪는 서민 위한 보완대책 내놓을 것

“진짜 블루베리 주스입니다. 드시고들 하세요.”

‘최장수 장관’의 관록일까. 주택시장 대책, 4대 강 사업 등 긴박한 현안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26일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한 정 장관은 곧 발표될 부동산 대책을 가리켜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거래가 안 되면 집 수리, 미장, 도배, 부동산 중개업 등 서민들이 주로 종사하는 산업들이 상당히 침체돼 체감경기가 어려우니, 서민들을 위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를 정부 과천청사 국토해양부 4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26일 “시장이 수긍할 만한 패키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다. 1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장관은 시종일관 자신감과 여유를 보였다. [최승식 기자]
-정부는 현재 집값 수준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습니까. 현장의 체감지수를 어느 정도로 느끼시는지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조정되는 과정으로 보입니다. 집값 안정은 서민·중산층의 내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으므로, 시장안정 기조는 유지돼야 합니다. 다만 주택거래 위축으로 신규주택 입주 예정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고, 이사·중개업체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보완대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대세 하락론’과 폭락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입주물량이 풍부하고 보금자리주택도 계속 공급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택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경제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급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봅니다.”

-전날(25일)에도 관계 장관들이 모여 대책을 숙의했습니다.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요.

“그동안 실무진과 고위급 차원에서 굉장히 진지하게 논의를 진행해 왔습니다. 어느 정도 가닥을 잡아가는 상황입니다. 발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얘기하긴 적절하지 않지만, 분명한 건 건설업계의 이해관계 같이 특정 부문의 이익을 떠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사회 전체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헤아리며 국민과 서민 경제의 입장에서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DTI 규제 완화와 ‘친서민’ 사이의 정합성은 어떻게 찾으실 겁니까.

“정부 정책이란 게 원래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쪽으로 이뤄지는 건 당연하지 않습니까. 이걸 친서민, 친서민, 하고 있어요. 당연한 일이고, 또 원래부터 그리 해 왔는데…. ‘부자정권’이라고 자꾸 비판을 해대니, 이에 대응하다 보니 그런 오해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럼 이번 대책에 어떤 내용이 ‘친서민’인가요.

“정부가 주택시장을 띄울 목적으로 정책을 쓰는 건 절대 아닙니다. 거래가 안 되니 이사도 안 가고, 인테리어도 안 하고, 부동산 중개업소에도 안 갑니다. 건설업을 비롯해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도 184만 명이나 됩니다. 이런 게 다 서민경제인데, 시장이 얼어서 모두 어려워진 거지요. 이를 풀어 서민들에게 도움이 되게 하자는 겁니다. 정부가 바닥인 집값을 띄우려고 나선 거다, 하고 오해가 생길까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7월 말엔 DTI 규제 완화가 걸림돌이 돼 대책 발표가 연기됐다는데요.

“관계부처 간에 이견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동안 국토부에서 시장을 모니터링해 왔는데 그 결과에 대한 해석이 달랐습니다. 과연 시장 상황이 어떤지 심도 있게 조사하고, 현장 얘기를 듣고 해서 면밀히 살펴본 뒤에 정책 수위를 결정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업계에서는 보금자리주택 때문에 주택매수 심리가 더 사라졌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공급 시기 조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의 공급이 민간주택 분양가와 거래 위축에 대해 심리적으로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보금자리주택은 계획대로 추진하되, 과도한 영향을 주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제 보금자리주택은 사전예약 방식을 택해서 공급 시기를 앞당긴 영향이 있습니다.”

-일부 서울권에서 분양된 보금자리 주택은 ‘로또’라 불리며 높은 경쟁률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지나친 의욕으로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일부 미분양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정부의 지원 없이는 내집 마련이 어려운 무주택 가구가 아직도 292만 명, 전체의 18.3%입니다. 2018년까지 150만 호를 공급할 계획으로 전체적인 수요는 충분합니다. 그러나 2차 지구의 경쟁률이 시범지구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분양가 인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실수요자에게 필요한 주택을 공급할 겁니다.”

-LH의 부채 문제가 심각합니다.

“부채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지나치게 많은 국책사업을 해왔던 게 첫째고, 통합을 미루면서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몸집 불리기를 한 게 두 번째입니다. 또 하나는 LH가 여러 정책사업을 하면서 공공의 역할을 했는데, 정부가 응당 해줘야 할 부분을 제대로 보상해주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를 풀기 위해선 LH의 자구노력은 필수입니다. 9월 말까지 재무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400개가 넘는 사업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합니다. 정부의 제대로 된 지원도 필요합니다.”

-재정 부담은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로 해석됩니다.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정부의 정책사업과 공공사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손실에 대해선 정부가 어느 정도 책임을 져주는 게 공정한 게임입니다. 다만 부채를 상환하거나 탕감하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은 곤란합니다.”

-LH의 지방 이전을 놓고 경남 진주와 전북 전주가 대립 중입니다.

“고심하고 있습니다. 두 자치단체가 얽혀 있는 만큼 합의에 의해 원만하게 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면 정치적 이슈까지 다루는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차선의 대안을 만들어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쉽지 않아요.”

-4대 강 사업을 놓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4대 강 사업은 운하와 관계가 없다는 겁니다. 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한 내용입니다. 운하가 되려면 이 대통령 임기 내에 완성돼야 합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분명히 운하는 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물리적으로 봐도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갑문과 터미널을 만들어야 하고, 강 폭이 일정해야 합니다. 다리는 또 얼마나 많습니까. 철거하든지 들어올리지 않으면 배가 못 다닙니다. 정치 공세입니다.”

-환경 파괴, 속도전에 대한 우려가 적잖은 것 또한 사실입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환경을 살리는 사업입니다. 물이 없으면 강이 아닙니다. 사시사철 물이 흘러가게 하는 사업입니다. 준설 때문에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강바닥의 흙을 제거하면 생태계가 일정 부분 교란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물이 충분하다면 복원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겁니다.”

“부동산 대책 전체를 100으로 봤을 때 관계부처 간에 논의를 모은 게 어느 정도나 되느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어려운 질문이다”며 웃음을 지었다. 구체적인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있지만, 발표를 목전에 두고 말할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패키지 정책’을 강조했다. “대책이 미진하면 시장에서는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뷰가 부동산 대책을 벗어나자, 그의 표정이 밝아졌다. ‘전공’인 4대 강 사업과 관련해선 “대운하도, 환경 파괴도 아니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말미엔 “(4대 강에 대해선) 질문 더 안 하시느냐”고도 했다.

만난 사람=남윤호 경제데스크
정리=권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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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