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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따져 묻고, 동영상에, 영어로 … 자기소개서도 기업 색깔이 있다

‘기본형, 고난도형, 개성형…’.

입사 지원 때 제출하는 자기소개서가 기업별로 조금씩 다르다. 지원동기·희망직무 등 기본적인 문항에 대해 간략한 답변을 요구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기본형), 상당히 난해한 질문을 던지는 기업도 적지 않다(고난도형). 영어 답변을 요구하거나 자기소개에 사진·동영상을 활용할 것을 주문하는 기업도 있다(개성형).

중앙일보와 취업포털 에듀스(www.educe.co.kr)가 20대 그룹 주요 계열사가 올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때 출제한 자기소개서 문항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기업마다 독특한 자기소개서 양식을 갖고 있어 한 곳에서 쓴 자기소개서를 다른 데 그대로 쓰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양미예 에듀스 수석연구원은 “예전과 달리 자기소개서 문항에서도 기업별 색깔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기업이 요구하는 내용을 맞춤형으로 담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자기소개서가 어떤 문항으로 구성됐는지 따져 보는 것은 입시에서 흔히 말하는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롯데백화점·KT·대한항공·현대증권·신세계는 지원동기·포부 등 주요 질문만 짧게 던지는 ‘기본형’ 자기소개서를 주문했다. 삼성전자의 자기소개서 문항은 의외로 단순했다. ‘자기소개’ ‘장점’ ‘보완점’ ‘지원동기 및 포부’ 등 네 가지 문항을 총 1300자 이내로 간략히 쓰는 방식이었다. 익명을 원한 삼성전자 인사 담당자는 “서류보다 면접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기소개서에는 답변을 성실하게 채웠는지만 확인한다”고 말했다.

SK텔레콤·GS칼텍스·STX 등은 길고 까다로운 질문을 던지는 ‘고난도형’으로 분류됐다. 답변도 단답식이 아니라 문항당 1000자 안팎씩 구체적으로 쓰도록 했다. 올여름 SK텔레콤 인턴으로 일한 김모(25)씨는 “조목조목 따져 묻는 항목이 많아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애먹었다”며 “회사에서 지원자의 경력이나 생각을 훤히 들여다보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기업에는 없는 특별한 질문을 던져 지원자의 숨은 ‘끼’를 보는 경우도 있었다. 포스코·대우조선해양 등이 이런 개성형에 해당됐다. 포스코는 영어 문항을 뒀고, 대우조선해양은 자기소개를 할 때 동영상·사진을 활용하도록 했다. 남은실 포스코 인사 담당 과장은 “영어 실력을 평가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영어로도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라며 “일부러 어려운 영어 단어를 써 가며 영어 실력을 뽐내기보다 한글 자기소개서를 쓴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적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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