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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김태호는 예정대로 처리 … 나머지는 여론 볼 것”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나자 여권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김 총리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알게 된 시점을 놓고 위증 논란에 휩싸여 국민 여론이 급속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당장 한나라당은 27일 예정된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분주해졌다. 안상수 대표 주재로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협상의 전권을 위임했다.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왼쪽 둘째)가 26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무성 원내대표, 안 대표, 홍준표·정두언 최고위원, 안응모 국책자문위원장. [뉴시스]
당 지도부는 “김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27일 정상적으로 처리한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나머지 9명의 장관·경찰청장·국세청장 후보자에 대해선 ‘부적격자는 낙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25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자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하다’는 응답이 6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홍준표·서병수 최고위원은 공개적으로 “두세 번 죄송한 일을 한 후보자나 거짓말한 후보 등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며 “당이 부적격 후보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때문에 이날 저녁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앞두고 총리 임명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해 야당이 지목한 2명 이상의 부적격 후보자를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빅딜설’까지 거론됐다.

청와대도 김 총리 후보자만큼은 살려야 한다는 데 당과 입장이 같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27일 예정대로 처리해야 한다”며 “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킬 경우 너무 큰 위기가 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김 후보자를 그대로 가져갈 경우 여론이 안 좋은 것도 알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도 알지만 다른 대안이 없지 않으냐”며 “청문회 정국을 한 달 이상 지속시킬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선 당초 “모두 안고 가자” 쪽에서 “주말을 거치며 여론을 좀 더 지켜 보자”는 쪽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다음 주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를 경우 이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한두 명의 내정을 철회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에서는 “여론조사를 하면 당연히 자르라는 여론이 높을 텐데 여론조사로 장관을 자른다면 누가 수긍하겠느냐”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이날 여야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인준안이 통과되면 더 열심히 일하겠다”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잘 부탁드린다”는 취지의 호소를 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야당 의원들로부터 "왜 거짓말했느냐”란 면박을 받았다고 한다.

서승욱·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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