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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숨’만으로 암 진단한다

호흡 때 내뿜는 날숨만으로 암 진단을 할 수 있을까.

이스라엘 기술연구소 하삼 하이크 박사팀은 날숨만으로 폐암과 유방암·직장암·전립선암 등 네 가지 암 환자를 암 종류별로 찾아내는 ‘전자 코’를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암 환자와 건강한 사람을 구별하는 것은 물론이다. 연구 결과는 영국의 암 학술지 7월호에 실렸다.

전자코의 핵심인 나노센서를 순차적으로 확대한 사진. 맨 왼쪽 사진은 작은 성냥갑 정도 크기의 나노센서 뭉치이며, 점차 확대해보면 맨 오른쪽처럼 냄새를 맡는 극미세 점들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식품의 부패나 숙성 정도를 냄새로 알아내고, 실내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수준이던 전자코의 진화가 눈부시다. 전자코는 화학센서를 이용해 수억 개의 분자 중 찾으려는 분자가 몇 개만 있어도 그 화학물질을 분간해 낼 수 있는 전자 장치로 1990년 중반 처음 기술이 개발됐다. 연구에 참여한 환자는 폐암 30명, 직장암 26명, 유방암 22명, 전립선암 18명, 그리고 건강한 사람 23명 등 118명이었다. 암 환자는 이에 앞서 이미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이다. 이 밖에 특별히 59명의 건강한 사람이 연구에 참여했다. 남녀·연령·인종·음식기호 등에 따라 전자코가 영향을 받는지를 따져봤다.

실험 대상자들은 극도의 청정 상태인 비닐 봉지에 날숨을 한 가득 불어 넣는다. 전자코의 핵심 기기는 작은 성냥갑 크기보다 작은 나노센서 뭉치다. 5㎚의 금 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입자가 나란히 배열된 전류와 저항 감지 장치다. 기체 성분이 닿으면 전류가 흐르고, 센서에 저항이 달라지도록 만들었다.

원리는 이렇다. 암 종류별로 다른 화학성분을 날숨을 통해 배출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폐암 환자는 건강한 사람과 달리 메틸과 벤젠의 혼합물이 숨에 많이 섞여 있다. 다른 암도 내뿜는 숨결에 섞여 있는 화학물질이 다르다. 그래서 연구팀은 각기 다른 암 환자의 날숨이 건강한 사람에 비해 두드러지게 많이 배출하거나 적게 배출하는 성분을 골라 센서가 집중 검출하도록 했다. 가령 폐암과 직장암은 여섯 가지 화학물질을, 유방암은 다섯 가지, 전립선암은 네 가지를 선별했다.

이들 물질을 건강한 사람의 날숨과 비교하면 어떤 암에 걸렸는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코는 인종이나 음식물 기호, 연령, 흡연 여부 등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를 활용하면 복잡한 혈액 검사나 신체 촬영, 조직 검사를 하지 않아도 초기 암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췌장암 등 상당수 암이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가 어려워지는 점을 감안하면 전자코는 암의 발 빠른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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