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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 방북 ‘콕 찍은’ 김정일

25일 방북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왼쪽)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북한 언론은 김영남이 카터 전 대통령과 담화를 하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로이터]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25일 방북해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났다고 북한 언론들이 이날 보도했다. 언론들은 김 상임위원장이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카터 전 대통령과 만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담화를 하고, 백화원 영빈관에서 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북한에 8개월째 억류 중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방북했으며, 2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와 관련, 북한이 2012년 ‘강성대국’ 건설 완수를 위한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을 특별히 지정해 대북 특사로 보내줄 것을 미국에 요청했다고 이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달 30일쯤 북한 수뇌부가 뉴욕의 북한 유엔 대표부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보내주면 억류해온 곰즈를 풀어주겠다’고 밝혀왔다”며 “이에 따라 미국은 이달 초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보낸다는 방침을 정한 뒤 지난 11∼13일 미 국무부 직원과 의료진을 방북시켜 곰즈의 건강 상태를 진단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 결과 미국은 곰즈가 즉시 석방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을 최종 재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지정한 이유에 대해 “김정일 위원장이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위해선 ‘평화로운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는 판단 아래 미국은 물론 한국·일본과의 외교 돌파구 마련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한의 전통적인 사고 방식에 따라 ‘미국과 빅딜을 이루려면 전직 대통령 같은 비중 있는 인물이 특사로 와야 한다’고 판단해 특별히 카터를 지정한 것”이라며 “미국도 북한이 카터를 원한다고 특정해 밝힌 만큼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이달 초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대북 정책 회의를 연 것과 관련, “클린턴 장관 측은 지난 1년반 동안 북한 문제에서 성과를 거둔 것이 별로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를 원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카터를 통해 비핵화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으면 미국은 6자회담 재개 등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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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