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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대접 못 받고 분통 터뜨린 홍콩

필리핀에서 벌어진 홍콩 관광객 인질 참사 사건을 계기로 홍콩 내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필리핀의 홍콩 유학생들이 25일 홍콩 관광객 8명이 목숨을 잃은 마닐라 관광버스 납치사건 현장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하고 있다. [마닐라 AP=연합뉴스]
일국양제란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되면서 확립된 원칙으로 ‘홍콩인에 의한 홍콩통치’ ‘50년간의 자치 불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교·국방을 중국 정부가 맡는 대신 홍콩은 특별행정자치구의 지위를 인정받아 자율적으로 행정과 사법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일국양제 체제는 반환 이후 13년 동안 별 탈 없이 지속돼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필리핀 참사를 통해 특별행정자치구의 한계와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홍콩인들이 적잖이 당황하고 있다.

실제로 사건 당일인 23일 오전 도널드 창(曾蔭權) 홍콩 행정장관(총리 격)이 급히 필리핀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의전문제로 응답조차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 의전상 필리핀 대통령이 특구 장관의 긴급 호출에 응하는 게 격에 맞지 않다고 필리핀 측이 여겼던 탓이다.

이로 인해 창 행정장관은 “인질 사건이 다뤄진 방식과 결과에 매우 실망했다”며 외교 결례에 가까운 수위의 발언으로 분노를 표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는 사태의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제호마르 비나이 부통령을 중국에 파견키로 했다. 홍콩 정부는 중국 외교부를 통해 사태의 전말을 들을 수 있을 뿐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당국자들이 사태 수습에 나섰다. 사태의 심각성으로 양제츠(楊潔<7BEA>) 외교부장이 23일 밤 필리핀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하며 엄정한 사후조치를 요청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홍콩의 창 장관에게 전문을 보내 홍콩 시민의 희생을 위로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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