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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미인대회 출신 뽑아요” … 외모차별 채용 공고

지난 11일 인터넷 채용 공고 사이트인 인크루트에 ‘경력직 승무원을 모집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1년 이상 근무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 채용 공고를 낸 곳은 승무원과는 관련 없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프리챌이다. 프리챌은 동영상이나 게임,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공고에는 국내외 메이저 항공사 출신의 승무원뿐 아니라 미인대회 출전 또는 수상, 모델이나 탤런트 경력이 ‘지원 가능 자격’으로 포함됐다.

신입 사원들이 소속될 부서는 전략기획실로 담당 업무는 마케팅과 대외협력 부문이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는 전략기획 부문의 인재상으로 ‘광고대행사 경험자 및 마케팅·경영학 전공자’를 제시하고 있다. 공고를 낸 프리챌 전략기획실 김재준 부장은 “승무원이나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자격 조건을 둔 건 일종의 역발상”이라며 “그 같은 경력을 가진 사람들은 사회에서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들여 키운 인재들이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는 대외 홍보나 기획 업무에도 뛰어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승무원이나 모델 경력이 없어도 지원은 가능하며, 실제로 해당 경력은 없지만 기획 업무에 관심이 많은 남자 지원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행법(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법)에 따르면 모집·채용 시에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외모나 키, 결혼 여부 등의 조건을 제시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돼 있다. 고용노동부 김종학 사무관은 “승무원이나 모델 경력을 지원 자격으로 내걸었다면 간접적 차별이라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차별이 인정되는 경우는 여자 기숙사에 여자 사감이 필요하거나, 연극의 특정한 배역에 남자가 필요한 경우처럼 특수한 상황이 인정될 때뿐”이라고 말했다.

프리챌의 채용공고를 접한 대학생 윤서영(21·여)씨는 “아나운서나 모델 경력이 기획 업무에 얼마나 관련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더구나 인재를 뽑는 기업이 왜 이런 기준을 제시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크루트와 같은 채용 공고 사이트는 ‘기업 회원’으로 등록만 하면 광고를 올릴 수 있다. 채용공고 사이트는 공고를 낸 기업이 성별이나 연령에서 차별적인 조건을 제시했는지 체크한다. 하지만 프리챌의 채용 공고는 성별과 연령에 조건을 두지 않아 걸러지지 않았다고 한다. 인크루트 정재훈 팀장은 “예전에는 ‘용모 단정’처럼 암묵적으로 외모를 보겠다는 문구가 붙기도 했지만 요즘에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승무원이나 아나운서 경력자가 명시된 채용 공고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김은미 차별조사 과장은 “최근에는 사회적으로 채용 시 외모를 조건으로 내세우지 않는다는 공감대가 넓게 형성됐다. 이런 분위기에 비춰봤을 때 프리챌 채용 공고는 이례적인 경우”라고 말했다.

박정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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