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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조금만 손질하면 제 몫 해낼 서민금융

정부가 친서민 정책의 일환으로 서민금융 상품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포퓰리즘 논쟁이 있는가 하면 정책의 기준이나 원칙이 불명확하고, 때로는 시장원리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있다. 분명 귀담아들을 부분이 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서민금융 정책은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 문제를 시장의 힘으로만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첫째, 서민금융 정책의 지향점은 서민의 문제를 전적으로 대출로 풀겠다는 것은 아니다. 서민의 문제는 사회 안전망과 일자리 창출 등 소득 증대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맞다. 다만 영세상인이나 창업 희망자가 금융상의 애로로 소득 창출 기회를 얻지 못하는 시장의 실패는 금융정책을 통하지 않고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엔 금융정책으로 풀어야 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

둘째, 일부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의 서민금융 정책은 금융회사들이 자금 공급을 꺼리는 금융소외 영역을 대부분 포괄하고 있다. 물론 희망홀씨대출, 미소금융, 햇살론 등 비슷한 성격의 서민금융상품이 잇따라 나오다 보니 정책의 기준이나 원칙이 불명확하다는 비난이 제기된다. 그러나 창업자금, 운영 및 생계자금 등 용도에 따라 각 상품이 목표로 하는 지원 대상에 상당한 차이가 있어 운영의 묘를 살릴 수만 있다면 중복지원이나 지원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서민의 금융 수요를 정책금융으로 모두 해결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금융회사들이 서민금융시장에 자금 공급을 확대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제공하는 데 그쳐야 한다.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지원 대상은 까다롭게 선별할 수밖에 없다.

넷째, 서민금융기관과의 손실분담을 전제로 정부보증이 제공되는 햇살론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정책의 전환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이 서민대출은 소홀히 하면서 부동산 대출, 유가증권 투자에 치중함으로써 발생한 서민금융시장의 공백을 치유하는 데 드는 비용을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부담한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큰 방향이 옳다고 해서 현재의 서민금융 정책에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정책의 기본 방향이나 원칙은 유지하되 기술적인 문제점은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야 한다.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지원 대상의 선별 기준에 신용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상품별로 지원 대상을 보다 명확히 구분하고, 신용등급의 감안 정도도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 신용등급의 산정체계 자체에 대한 엄격한 검증과 근본적 개선도 요구된다.

저신용자가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는 금리역전 현상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서민대출의 특성상 정책시행의 초기부터 높은 금리를 부과하는 것이 어렵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점진적으로 저소득자에 대한 대출은 정부보증 비율을 높여 금리를 낮추는 반면 단순히 신용등급만 낮은 차주에 대해서는 보증비율을 낮춰 금리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고소득자가 고의로 신용등급을 하락시키는 문제점도 지적되지만, 개인별 지원금액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그런 사례가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일부 부적격자가 지원 대상이 되는 문제는 사후적으로라도 바로잡을 수 있도록 검증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건호 KDI 정책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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