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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모호성에서 탈출하기

“정부의 일하는 방식은 인치(人治)와 법치(法治)로 나눌 수 있다. 인치가 사람의 주관적 판단이라면, 법치는 사회의 객관적 판단이다. 그렇기에 인치에는 유연성과 시의성의 장점이 있고, 법치에는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의 장점이 있다. 문제는 인치가 자의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인용한 예문이 길다. 마지막 문장 ‘문제는 인치가 자의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만 가지고서는 문맥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서 ‘자의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부분을 살펴보자. ‘자의적이다’와 ‘지속적이다’가 어미 ‘-고’로 연결돼 있는데, 이 ‘-고’는 두 가지 이상의 사실을 대등하게 벌여 놓는 연결어미다.

문제는 뒤에 ‘못하다’는 부정어가 있어서 이 부정어가 어디까지 걸리느냐 하는 점이다. 이 지점에서 모호성이 발생한다. 부정어가 둘 다에 걸린다면 ‘자의적이지 못하고 지속적이지 못하다’가 될 것이고, 뒷말에만 걸린다면 ‘자의적이고 지속적이지 못하다’가 될 것이다.

예문의 전체 문맥을 살펴보면 ‘자의적이다’와 ‘지속적이지 못하다’가 분리되는 것이 맞다. 따라서 이 경우 ‘자의적이고’ 다음에 반점(,)을 찍음으로써 모호성에서 탈출할 수 있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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