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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주택전시관, 주택은 없고 문화만 …

대우건설이 서울 역삼동 푸르지오밸리 전시관에서 개최한 브런치 시네마 이벤트.
지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우건설 주택전시관에서는 노래교실이 열렸다. 대우건설이 인근 주민들을 위해 개최하는 것으로, 영화 감상회나 미술품 전시회 등도 수시로 열린다. 이곳에서 만난 주부 권모(41)씨는 “각종 문화행사가 많이 열려 주택전시관이 아니라 문화시설이나 다름없다”며 “친구들과 함께 틈날 때마다 들른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권 요지에는 대형건설사들의 상설 주택전시관이 10여 곳 있다. 그러나 이름과 달리 이제 주택 전시 기능은 거의 없고 문화행사만 열리는 공간으로 변신했다. 건설사들이 문화행사를 열어 고객과의 만남을 자주 갖고자 하는 취지이기도 하지만 아파트 등 주택 분양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공간의 기능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제 기능은 못하고 문화행사만=건설사들은 아파트를 분양할 때마다 따로 모델하우스를 마련하는 것보다 상설 전시관을 활용하는 게 이득이라고 보고 주택전시관을 마련했다. 삼성건설이 2001년 4월 서울 강남구 일원동에 상설 견본주택을 선보인 이후 현대·GS·대우건설 등 대형건설사 10여 곳이 앞다퉈 강남에 전시관을 마련했다.



주택 수요자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는 요지에 자리 잡은 게 특징이다. 금싸라기 땅이다 보니 월 임대료만도 대부분 1억원 이상 들어간다. 대우건설의 경우 연간 23억원을 내고 역삼동의 부지를 빌려 쓰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들 주택전시관의 기능이 확 바뀌었다. 주택 경기 침체로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감하면서 모델하우스의 기능을 거의 잃었다. 현대산업개발의 대치동 주택전시관은 지난해 말 수원 아파트 분양 당시 견본주택으로 사용한 이후 올해는 한 번도 ‘역할’을 못했다.



비싼 공간을 놀려 두느니 뜻있게 사용코자 한 아이디어가 문화행사 개최다. 두산건설은 도곡동의 주택전시관에서 조각·회화전시회 등을 1년 내내 열고 있다. GS건설도 대치동과 서교동의 주택전시관을 문화공연의 장으로 활용 중이다. 이달 20일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개최했고, 가을에는 클래식 콘서트도 열 계획이다.



롯데건설은 서초동의 주택전시관을 아예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했다. 이름도 문화공간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캐슬갤러리로 바꿨다. ‘주택’은 쫓겨나고 ‘문화’가 주인으로 들어앉은 셈이다.



◆속 쓰린 건설사들=주택전시관의 이 같은 용도 변경을 지역 주민들은 반기지만 건설사들의 속내는 편치 않다. 대우건설 상품설계팀 이희성 부장은 “임대료 외에 문화행사 등 운영비로만 연간 10억원 이상 든다”며 “주택전시관 운영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내버려 둘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유승학 부장은 “올해 서울·수도권 7곳에서 6000여 가구를 분양하면서 주택전시관을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한 곳도 분양하지 못했다”며 “지금은 주택전시관의 쓰임새가 너무 적어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주택전시관 폐쇄를 고려하는 건설사도 나오고 있다. 한 중견건설사 임원은 “비싼 임대료를 물고 문화공간으로만 계속 사용하기에는 건설업체들의 형편이 받쳐 주지 않는다”며 “연말 임대계약이 끝나는 강남의 주택전시관을 폐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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