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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즉석에서 납품단가 연동제 약속

“대기업의 역할은 100원 이익 남기는 게 아니다. 80원을 남기더라도 나머지 20원은 협력업체에 내놓을 줄 알아야 한다.”



김승연 한화 회장, 인천 중소협력업체 2곳 방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왼쪽)이 24일 인천시 고잔동 남동공단에 있는 협력업체 제일정밀을 찾아 직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승연(58) 한화그룹 회장이 24일 인천시 고잔동 남동공단에 있는 중소협력업체 두 곳을 방문해 ‘대·중소기업 상생론’을 펼쳤다. 김 회장은 “협력회사가 아니라 계열사를 방문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대기업과 협력업체는 서로 떨어질 수 없는 가장 가까운 파트너이자 동반자”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돼야 사회가 잘되고 국가에도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이후 협력업체를 직접 방문한 대기업 오너 경영인은 김 회장이 처음이다.



이날 한화그룹은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포스코에 이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세 번째다. 김 회장은 다이너마이트 포장지를 ㈜한화에 납품하고 있는 보성테크놀로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회사 홍기석(69) 대표가 “최근 1년 새 펄프 값이 100% 이상 올랐다”며 “원자재 값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적절히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자 “앞으로 원자재 값 추이를 지켜보며 납품가격을 탄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장일형 부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향후 5% 이상 급등할 경우 사안별로 납품단가를 융통성 있게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와 포스코가 주요 원자재에 대해 분기별 시세 변동 폭 5%를 기준으로 납품단가를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인 제일정밀을 찾은 김 회장은 민원을 듣고 즉석에서 해결했다. 이 회사 김흥곤(53) 대표가 “저금리 시절 엔화 차입을 해 공장 건물을 추가로 짓고 있는데 최근 엔고 현상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자 “그룹의 대·중소기업 설비자금 융자 프로그램을 통해 6억원을 무담보·무이자로 빌려주겠다”며 해결책을 제시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지난해 9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1000여 개 중소 협력사와 ‘상생협력 기반 조성과 자율적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한화는 계열사 평균 50% 미만이던 중소기업 현금결제 비율을 80%대로 확대했다. 이와는 별도로 1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펀드를 운용 중이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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