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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place 뜨는 상권 현지 르포] ⑦ 대전 둔산동

대전 둔산동의 강점은 브랜드다. 서울에서 볼 수 있는 유명 브랜드 대부분을 둔산동에서 만날 수 있다. 대전에서 루이뷔통 같은 명품 브랜드들을 접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이 유일하다. 1980년대 후반 신도심으로 개발되면서 유입된 고소득 전문직 위주의 중산층들이 상권을 키우는 소비층이 됐다. 둔산동은 외식, 유흥, 쇼핑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대전의 20~30대 젊은이 323명 중 84%인 271명이 이곳을 뜨는 상권으로 꼽은 이유다. 하지만 대표적 상권 자리를 계속 유지하려면 ‘킬러 콘텐트’를 좀 더 개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깔끔한 새 도심 … 중산층 입맛 맞춘 ‘대전 유행 1번지’

대전=김기환 기자



21일 오후 6시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앞 ‘타임길’. 주말 저녁을 즐기러 나온 10대 청소년과 20~30대 젊은이들이 카페·음식점·술집·노래방 등이 가득한 거리를 메웠다. 이곳에서 만난 구민아(25·대학원생)씨는 “고교생 시절부터 즐겨 찾던 곳”이라며 “대전에서 친구들끼리 만나 놀 만한 곳으로 둔산동만 한 데가 없다”고 말했다. 둔산동은 2000년대 초반 뜨기 시작한 상권이다. 대전 토박이들의 기억 속에 둔산동은 상권과는 거리가 한참 먼 비행장 터였다. 둔산 일대는 일제 강점기 말기부터 ‘군사 도시’였다. 1988년 공군 비행장이 경남 진주로 이전하기까지 이 지역 대부분은 군 부대였다. 둔산동의 탈바꿈은 80년대 후반 이 일대가 신도심 조성 계획에 포함되면서부터였다. 85년 둔산동과 인근 월평·갈마·삼천·탄방동 일대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됐고, 88년에는 노태우 대통령의 ‘주택 200만 호 건설’ 공약 대상지에 포함됐다. 맹용호(47) 대전시 서구청 자치행정담당 계장은 “도시 계획이 없었다면 이곳은 인근 계룡 신도시와 함께 군사 도시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며 “정부 주도로 추진한 대규모 도시 계획이 이곳을 신도심으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90년대 들어 시청·법원·경찰청 등 행정 기관과 정부청사가 들어섰다. 93년에는 대전에서 국내 최초로 국제박람회(엑스포)가 열렸다. 백계경 대전시 경제정책과 주무관은 “엑스포처럼 대형 행사가 한 번 열리면 도시 개발이 한 번에 10년쯤 앞당겨진다”면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국제 행사였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후 갤러리아·롯데백화점과 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 유통업체가 속속 들어서면서 이곳 상권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대전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맞은 편 ‘타임길’의 야경. 카페·베이커리·미용실·분식집부터 술집·노래방·클럽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어10~30대 젊은이들이 즐겨찾는다. 올 5월 출범한 상가번영회를 중심으로 재도약을 꿈꾼다. [갤러리아백화점 제공]
◆깔끔한 신도심 이미지 ‘타임길’=둔산동은 대전의 구도심인 은행동·유성·궁동과 구별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은행동은 1905년에 세워진 대전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구도심이어서 젊은 활기가 부족하다. 유성은 온천, 궁동은 대학가(충남대)를 끼고 성장했다. 전태유(49) 세종대 유통산업학과 교수는 “둔산동은 타고난 조건을 바탕으로 성장한 대전의 기존 상권과 다르다”며 “최근 10~20년 동안 빠르게 불어난 둔산 신도심 주민의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곳”이라고 말했다.



신도심답게 둔산동의 특징은 깔끔한 이미지다. 경기도 분당·일산 신도시와 비슷한 분위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사이로 백화점·대형마트 등 상점가와 상업용 빌딩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엔 대전 지역의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나 인근 대덕연구단지에서 일하는 연구원 가족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둔산동 주민 전희진(45·주부)씨는 “교육 여건이 좋아 여기로 이사 왔다”며 “서울·경기지역 신도심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생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둔산동에서 가장 사람이 몰리는 곳은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주변이다. 백화점을 마주 보고 있는 번화가는 ‘타임길’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입구에선 카페·베이커리·미용실·분식집을, 안쪽으로 들어가면 젊은이 취향에 맞는 술집·노래방·클럽 등을 찾아 볼 수 있다. 여자친구와 이곳을 찾은 직장인 김완수(28)씨는 “쇼핑만 하려면 다른 곳도 있지만 클럽도 두세 곳 있어서 친구들과 가볍게 술 마시기 위해 들른다”고 말했다.



병원·학원가도 밀집해 있다. 은하수 네거리부터 계룡 네거리까지 길 사이에는 성형외과·피부과 등 각종 병원이 몰려 있다. 이인호 세종창업연구소장은 “중심 상권 주변에 병원·학원가가 밀집해 전형적인 신도심의 특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둔산동이 대전의 다른 곳과 구별되는 점은 서울에서 볼 수 있는 브랜드가 대부분 들어와 있다는 점이다. 스타벅스·카페베네 등 커피 전문점부터 크라제버거·빕스·인파스타 등 외식업체까지 대전에 문을 연 프랜차이즈는 대부분 둔산동에 지점을 냈다. 서울에 살다가 대전으로 이사 온 이중환(28)씨는 “서울 강남역이나 명동까진 안 되더라도 신천·건대 입구 정도의 활기를 느낄 수 있다”며 “흔히 말하는 ‘지방 느낌’이 없어 촌스럽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둔산동의 과제=우려도 있다. 사람을 확 잡아 끄는 그 무엇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백기범(28)씨는 “궁동은 물가가 싼 곳이라는, 유성은 술을 제대로 마실 수 있다는 유흥가의 ‘원조’ 이미지가 있다”며 “이곳에 종종 들르지만 딱히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름에 비해 고객이 몰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양영남(28) 떡쌈시대 둔산점 사장은 “대전에선 제일 잘나간다고 하지만 생각보다 손님이 바글바글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올 5월 상가번영회가 출범한 데는 이런 위기감도 작용했다. 오충환(49) 타임길 상가번영회장은 “낮과 밤의 유동인구 차이가 크다. 힘을 모아 상권을 제대로 일으켜보자는 생각에서 출범했다”며 “유흥업소뿐 아니라 잡화점·카페 등 다양한 업종을 유치하고 이벤트 공연을 여는 등 거리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 한국유통학회, 대전광역시청, 대전광역시 서구청, 세종창업연구소, 갤러리아백화점



◆8회는 전주의 뜨는 상권인 서신동을 소개합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루이뷔통·구찌 등 명품 브랜드 입점 … 충청도 각지서 고객 몰려

[랜드마크] 갤러리아 타임월드




‘충남권에서 유일하게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을 쇼핑할 수 있는 백화점’.



대전 둔산동의 갤러리아백화점(사진) 타임월드점이다. 백화점을 골라서 들어갈 정도로 까다로운 루이뷔통 매장이 2008년 4월 입점했다.



타임월드점은 둔산동 신시가지 쇼핑족들의 눈높이를 만족시켜주는 ‘명품 백화점’으로 통한다. 이 백화점의 박선배 명품 담당 과장은 “프랑스 본사에서 직접 시장조사를 한 끝에 입점을 결정했을 정도로 충남권에서 구매력을 인정받은 백화점”이라고 소개했다. 대전 젊은이들은 이 백화점을 둔산동의 랜드마크로 꼽았다.



1997년 9월 동양백화점 타임월드점으로 문을 연 이 백화점은 2000년 1월 한화 갤러리아백화점이 인수하면서 리모델링해 다시 태어났다.



동양백화점은 대전 지역의 향토 백화점이다. 갤러리아가 동양백화점을 인수하면서 타임월드점이란 상호를 유지한 것은 향토 백화점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97년 둔산동으로 이사 온 홍길자(54·주부)씨는 “한화 그룹이 충청·대전권을 연고로 하고 있기 때문에 백화점 이름이 갤러리아로 바뀔 때도 친숙했다”며 “부산 사람들이 롯데백화점을 부산의 대표 백화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이곳 사람들은 갤러리아백화점을 대전을 대표하는 백화점으로 꼽는다”고 말했다.



대전뿐 아니라 충청도 각지에서 고객이 몰린다는 것이 특징이다. 함태영 타임월드점장은 “공주·논산·청주 등 대전 이외 지역 고객이 전체 고객 중 8%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해 5월 대전~당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당진·서천·홍성 주민들도 이곳을 찾는다”고 말했다.



타임월드점에는 루이뷔통 외에도 구찌·디올 등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다. 각종 문화 서비스도 강점이다. 97년 9월에는 대전 지역 유일의 어린이 전용 뮤지컬 극장이, 2002년 12월에는 영화관 ‘스타식스’가 들어섰다. 특히 뮤지컬 극장은 연평균 60만 명이 찾는다. 오페라·뮤지컬·패션쇼도 수시로 연다. 함 점장은 “530여 개 문화센터 강좌에 등록한 연회원이 2만여 명”이라며 “소득 수준이 높은 충남 지역 고객의 입맛에 맞도록 각종 문화 행사를 개최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대전=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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