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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도 근심 걱정도…무대 위에선 싹 사라져요



뒤늦게 무대에 서는 재미를 찾은 이들이 있다. 힘든 것도 잊은 채 무대에서 마냥 신이 난 모습이다. 60세부터 70대 후반에 이르는 어르신들이 무대를 누비기란 늦은 나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연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했다”고 입을 모으는 어르신들을 만나봤다.



흥겨운 가락에 스트레스 날려



수정노인종합복지관(성남시 수정구 산성동)강당은 매주 월수요일 오후면 20명의 할머니들이 모여 북을 두드린다. 난타 동아리의 연습 시간이다. 이 동아리는 3년 전 노인종합복지관의 문화강좌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 문화강좌에서 연습한 곡으로 지역 내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 무대에 오르던 난타반은 올해 문화공연단을 조직해 본격적인 무대 활동에 나섰다.



일주일에 두 번씩 북을 두드리려면 체력적으로 힘이 들 법도 한데 어르신들은 고개를 내젓는다. 심명자(71·산성동)씨는 “일단 북을 치기 시작하면 팔 아픈 것도 잊는다”고 말했다. 최고령자인 이귀군(77)씨는 곤지암으로 이사간 후 복지관을 오가는 데 4시간이 걸리지만동아리 모임에 빠지지 않는다. 그는 “흥겨운 가락을 연주하다 보면 흥이 나서 우울증도 사라진다”며 “무대에 올라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면 더욱 신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에는 장단 맞추기가 힘이 들지 몰라도 계속 연습을 하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들이 곡을 익히는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다. 3~4년 간 난타를 한 사람도 있지만 올해 시작한 사람도 있어 개인 차도 크다. 지도교사인 황씨는 “비 오는 날의 야외무대도 망설이지 않을 만큼 무대에 대한 어르신들의 열정이 크다.”며 “틈틈히 개인 지도로 회원 간의 실력 차를 줄이려고 애쓴다”고 말했다.



6월 12일 월드컵 그리스전에 맞춰 애국가와 아리랑으로 단대공원에서 응원무대를 열었다. 6월 16일은 노인일자리박람회, 8월 11일은 수정노인종합복지관 수요한마당, 8월 18일은 신흥2동, 3동 제1경로당에서 공연을 했다. 8월 들어 새로운 레퍼토리를 더하기 위해 설운도의 ‘누이’에 맞춘 장단을 연습하고 있다.



60, 70대에 연극 통해 새로운 인생공부



연극 동아리의 김진수(70·야탑동)씨는 “퇴직 후 연극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됐다”며 “연극을 통해 인생공부를 시작한 것”이라고 털어놓는다. 지난 2006년 시작된 수정노인종합복지관 연극 모임에선 요즘 14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년 간 성남시민회관, 정보센터, 수정청소년수련관, 수정노인종합복지관, 남한산성 입구 등에서 크고 작은 공연을 했다.



그 동안 무대에 올린 극은 노인문제를 다룬 창작극, 기존극, 코미디물 등 다양하다. 올해는 마당극 ‘흥부가 기가 막혀’에 도전해 5번 무대에 올랐다. 4년째 연극 동아리를 지도하는 최모미(30)씨는 “주 무대인 경로당 어르신들이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마당극을 시도했다”며 “민요가 들어가는 부분은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적합한 노래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20~30분 정도의 공연이지만 60대 중반에서 70대 후반의 어르신들이 대사를 완벽하게 외워 무대에 서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일주일에 두 번(화금) 하루에 2~3시간 씩 하는 연습도 너무 짧단다. 심준섭(67·신흥동)씨는 “처음에는 대사 외우기가 힘들었지만 지금은 금요일 연습을 마치고 다음 화요일까지가 길게 느껴진다”며 “무대 위에서 근심 걱정을 잊고 대리만족을 얻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학준(74·단대동)씨는 “첫 무대에서는 너무 떨려 시선을 먼 곳에 뒀다”며 웃었다. 정사랑(64·태평2동)씨도 “연극을 하면서 내가 변한 것을 느낀다. 고정관념을 벗어난 것 같다”고 맞장구 친다. 그는 “무대 위에서 노래하고 대사를 외우면 가슴 속에 담았던 응어리가 씻어지는 것 같다. 밝아진 모습에 남편과 아이들도 응원을 해준다”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지난 18일 오전, 난타 동아리 회원들이 오후에 있을 공연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다.



<신수연 기자 ssy@joongang.co.kr/사진=김경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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