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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토론 중앙SUNDAY vs 국방부 천안함 합조단]① 어뢰 ‘1번’ 글씨와 알루미늄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Q:1번 글씨 잉크, 알루미늄 분말 녹아 붙는 고온 속에서도 왜 안 탔나 A:산화물은 고온 아니라도 흡착 … 이승헌 교수'실험은 전제부터 틀려'





천안함 국방부 합동조사단이 밝힌 천안함의 진실은 거세게 도전받았다. 그 선봉에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이승헌 교수와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서재정 교수가 있다. 의심의 핵심은 어뢰 프로펠러의 알루미늄 흡착물과 1번 글씨의 잉크다. 프로펠러에 흡착물이 붙으려면 주변이 고온이어야 하고 그러면 1번 글씨의 잉크는 타버려야 한다. 그런데 1번 글씨 잉크가 타지 않았으므로 흡착물은 설명이 안 된다. 합조단의 설명은 거짓이 됐고 ‘어뢰 폭발’은 없었다는 논리가 일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뢰 폭발이 없으면 합조단 설명은 허물어진다.



의심들은 최근 하나로 엮여 '천안함을 묻는다:의문과 쟁점'(강태호 역음, 창비)이란 책으로 나오기도 했다. 책에는 ‘창작과 비평’ 2010년 가을호(149호)에 실릴 예정인 서·이 교수의 논문, 서프라이즈 대표 신상철의 ‘KNTDS 좌표 오류, 고의인가 실수인가’, 브루킹스 연구소 박선원 초빙연구원의 ‘좌초와 기뢰는 침몰 원인이 될 수 없는가’ 등이 실려 있다.



중앙SUNDAY 에디터들이 이 의문에 도전했다. 외교안보·정치·경제·사회 에디터들과 관련 기자들이다. 얼마 전 해체된 합조단 위원들을 8월 16일 국방부에서 만나 토론을 벌였다. 합조단 측은 이·서 교수가 서 있는 논리의 기반을 뿌리부터 흔들었다. “두 교수가 착각했다. 고온은 없다”고 단언했다. ‘고온’은 두 교수 주장의 전제다. 그렇게 되면 그들의 논리는 설 곳이 없다. 합조단이 끌어안고만 있던 천안함 진실의 핵심 키워드는 이렇게 떠올랐다. 토론은 8월 12일 청와대 외교안보실과의 이슈 토론에 이은 또 다른 진실 찾기였다. 중앙SUNDAY는 그래도 남은 물음을 싸들고 다음 날 천안함 속까지 들어갔다. 늘 그렇듯 현장은 답을 담고 있었다. 현장을 외면한 편견의 칼에 한국은 깊게 베였다.'천안함 5대 의문' 토론을 소개한다.



16일 국방부 회의실. 중앙SUNDAY(사진 왼쪽)와 합동조사단 위원들과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 오른쪽 군복을 입은 사람은 윤종성 소장, 왼쪽이 본지 전영기 국장. 최정동 기자




Q=합동조사단은 결정적 증거의 하나로 ‘천안함과 어뢰추진체에서 발견된 하얀 흡착물인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을 들었다. 두 물질의 원자 구성이 같고, 어뢰가 폭파할 때 발생하는 것과 같은 화합물 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에너지분광(EDS) 및 X선회절기(XRD)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여기에서 전제가 중요하다. ‘섭씨 3000도 이상의 고온과 20만 기압 이상의 고압, 수만·수십만 분의 1초 내의 극한 상태에서 알루미늄은 화약 내 산소 성분과 급격히 반응해 대부분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이승헌 박사는 실험해 보니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근득=알루미늄 산화물이 반드시 고온에서 흡착된다는 얘기는 잘못된 것이다. 흡착 물질은 주로 선체 중앙 상부, 그리고 멀리 포신에도 있다. 뜨거운 열에 의해 붙었다면 페인트가 손상되거나 열에 의한 여러 손상이 있어야 한다. 화약이 터지면서 다양한 가스로 분해되는데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2), 물(H2O/증기) 같은 가스들이 알루미늄과 반응해 알루미늄 산화물이 된다. 우리는 이를 산화알루미늄(Al2O3)이라고 표기하지 않았다. 알루미늄 산화물과 산화알루미늄은 뉘앙스가 다르다. 알루미늄 산화물은 알루미늄과 산소가 어떤 비율로 존재하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의미다. 그걸 자꾸 오해해서 따로 듣는다.또 폭발 직후 마이크로 세컨드 내에 형성되는 알루미늄 산화물은 식으면서 고체화되는데 그때 폭발과 동시에 버블 표면으로 퍼져나간다. 버블 내 공기 중에선 초당 1~2㎞ 속력이다. 그때는 이미 식은 상태다. 그러므로 뜨거운 산화물이 들러붙는 게 아니라 빠른 속도 때문에 붙는다고 본다.



결정적 증거로 제시된 어뢰 추진체 가운데 1번 글씨.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이승헌 교수, 캐나다 매니토바대 양판석 교수는 “주변 흰 물질(사진 1)은 고온에서 녹은 상태로 붙는 물질인데 어떻게 잉크로 쓴 1번 글씨(사진 2)는 타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KAIST 송태호 교수는 “폭발 직후 가스 버블의 크기를 계산했는데 폭파 0.1초 이내에 버블은 6.3m로 커지면서 온도가 26도로 떨어진다. 디스크의 1번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합조단은 순식간에 버블 온도가 낮아져 1번 글씨가 타지 않았다고 했다.




Q=이승헌의 논문은 산화알루미늄은 달라 붙을 때 고온 상황이어야 한다고 봤는데 그게 아니란 건가. 이 교수가 틀렸다는 것인가.

▶이근득=고온 범위는 아니다. 버블이 성장하고 수축하는 과정의 계산이 상당히 복잡하지만 송태호 교수 말처럼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폭심 온도는 3000도가 넘지만 단열팽창으로 수십밀리 초의 순식간에 상온까지 떨어진다. 버블 크기가 반경 4~5m만 가도 상온으로 떨어진다. 천안함에 들러붙을 때 거의 식은 상태로 붙은 것으로 본다.

▶윤종성=어뢰의 폭약 성분을 확인해 보니 HMX·RDX·TNT다. 분말 알루미늄은 수중 폭발 시 버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넣는다. 이 교수와 송태호 교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교수가 수중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공기 중으로 착각한 것 같다. 가스 버블 하면 고온으로만 생각하는데 수중에서 버블이 팽창하면서 바깥의 물을 밀어내다 보니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온도가 떨어진다. 거기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Q=이 교수는 실험실에서 알루미늄의 융용점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알루미늄을 가열한 뒤 이를 급랭시켜 생성한 화합물을 XRD·EDS 분석을 했다. 그랬더니 알루미늄은 부분 산화되며 실험 후 생성된 알루미늄과 알루미늄 산화물은 비결정질이 아닌 결정질임을 확인했다고 한다. 또 수중 폭발 시 생성되는 알루미늄 관련 물질은 ‘결정질 알루미늄’ ‘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 ‘비결정질 알루미늄 산화물’의 혼합물이어야 하는데 천안함과 어뢰에서 나온 XRD 분석 데이터는 그런 물질이 전혀 안 보인다고 했다. 또 EDS 분석 전문가인 양판석 박사도 하얀 흡착물이 Al2O3가 아니라 폭발과 상관없이 풍화에 의해 생성되는 수산화알루미늄이라고 했다('천안함을 말한다' p94~100, 프레시안). 이는 합조단 조사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만드는 지적이다.



▶이근득=화약 폭발 과정 중 화학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교수는 이를 전혀 도입 안 했다. 화약에 보통 20% 정도의 알루미늄 분말을 넣는다. 알루미늄 1g을 연소시키면 7.4kcal의 에너지가 나온다. 청주 잔 정도의 물을 순식간에 100도로 올릴 수 있다. 이를 수중 폭약에 사용하면 버블 에너지를 TNT 대비 두 배 이상 증가시킬 수도 있다. 화약이 폭발하면 알루미늄이 화약 분해 가스의 산소 성분과 반응해 알루미늄 산화물이 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교수는 알루미늄 분말을 고온에서 견디는 테스트 튜브에 넣고 단순히 1100도로 40분 가열했다가 바로 물속에 집어넣은 것이다. 요컨대 산소를 제대로 공급하지 않았다. 단순히 알루미늄 분말의 표면이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일부 산화알루미늄이 생성되었을 뿐이다. 또한 반응 온도가 2000도 이상 돼야만 산화알루미늄이 녹을 수 있으며 이러한 액상 산화알루미늄을 급랭시켜야 비결정질 산화알루미늄이 생성되는데 이 교수의 실험으로는 비결정질의 산화알루미늄을 생성하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즉 이 교수의 실험으로는 폭발재를 얻지 못한다.



Q=알루미늄 산화물이 전문가의 이슈였다면 어뢰 디스크에 쓰인 숫자 1번은 국민적 논란의 대상이다. 왜 잉크가 녹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이승헌 교수는 ‘프로펠러에 알루미늄 산화물이 흡착됐다면 1번 글씨 전후 좌우는 660~2000도의 고온이다. 그렇다면 페인트와 잉크는 모두 타버렸어야 했다. 그러나 고열에 견딜 수 있는 페인트는 타 버렸는데 150도에서도 타는 글씨 잉크는 멀쩡하다’고 불을 지폈다. 최근 송태호 KAIST 교수는 1번이 쓰인 디스크까지 열이 전달되지 못한다고 분석했지만 아직 논란이 불식되지 않고 있다. 어떻게 설명할 건가.

▶이근덕=위에서 얘기했듯이 버블이 성장하고 수축하는 과정의 계산이 상당히 복잡하지만 송 교수 말처럼 온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단열 팽창으로 폭심 온도는 3000도가 넘지만 수밀리 초의 순식간에 상온까지 떨어진다. 반경 5m만 가도 상온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폭심에서 수m 떨어진 디스크 전후좌우로 고온 환경일 수가 없고 멀쩡할 수밖에 없다.

▶윤종성=세밀하게 관찰 안 하면 그런 얘기가 나온다. 어뢰 추진체 고정 날개의 검은 페인트는 남아 있다. 하얗게 붙은 흡착 물질은 고온 때문이 생긴 게 아니다.

▶권태석=지난번 송 교수가 왔을 때 안내해 줬는데 페인트가 안 녹았다는 것을 직접 봤다. 페인트가 드문 드문 남아 있는 걸로 봐서 열에 의한 것이 아니다. 녹았다면 다 녹아야 한다.



Q=이승헌 교수가 이곳 현장을 본 적이 있나.

▶권태석=한번도 없다. 오지 말라 한 적 없다. 오겠다는 요청도 없었다.

◆현장 설명

▶권태석=압력이나 불길이 미쳤다면 중간 중간 페인트가 남을 수 있지만 고열에 의해 벗겨지면 현재대로 검은 페인트가 남을 수 없다.



Q=고온이 미쳤다면 적어도 쭈글쭈글해져야 하는 것 같은데.

▶권태석=그렇다. 고열이 미쳤다는 현상은 여기엔 없다. 1번이 쓰여 있는 디스크의 바탕도 페인트다. 열을 받았다면 당연이 녹아야 한다.

▶서강흠=1번이 써 있는 디스크 공간은 어뢰 발사 준비 단계에 이미 물이 찬다. 그런데 어떻게 그게 공기처럼 타겠나. 탈 수가 없다.






합조단 토론 참석자(괄호 안은 현직)

● 과학수사분과

윤종성 분과장(소장·국방부 조사본부장)

권태석 위원(육군 중령)

● 폭발유형분과

이근득 위원(국방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

이재명 위원(국방과학연구소 박사)

김인주 위원(해병 대령)

● 선체 구조 분과

노인식 자문위원(충남대 교수)

이용섭 위원(해군 대령)

● 정보분석

서강흠 위원(해군 대령)







정리=안성규·조강수 기자 askme@joongang.co.kr사진=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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