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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서 밥 퍼주고 인형극 하고 … ‘봉사 휴가’ 떠난 그들

200여 명의 어린이가 빼곡히 식탁에 앉아 있다. 배식시간이 되자 아이들이 환호성을 질렀다. 12일 오전 8시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마나하르 강 둔치 다일공동체 ‘밥퍼’가 운영하는 천막 식당의 모습이다. 메뉴는 쌀밥과 카레·닭고기 볶음이다. 주방에서 봉사단원 서너 명이 밥과 반찬을 담으면 다른 단원들이 일렬로 줄을 서서 식판을 건네받아 애들 앞에 놓는다. 어떤 애들은 “던네밧(감사합니다)”이라고 인사한다.



젊은 직장인 7인의 나눔 7일

중간에 한 단원이 식판에 사탕 두 개를 올린다. 이런 식의 배식에 익숙해서인지 어느 누구도 먼저 달라고 떼를 쓰지 않는다. 일부 봉사단원은 밖에서 시꺼멓게 때가 낀 애들의 손톱을 깎고 있다.



한 차례 식사가 끝나자 바깥에서 기다리던 100여 명의 아이가 교대로 들어온다. 강한 햇빛에다 체온, 음식 열기가 더해져 천막 안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른다. “밧 어저이 디누스(밥 좀 더 주세요).”



여기저기서 밥을 더 달라고 손짓을 한다. 식사가 끝날 무렵 세 살 안팎의 소년이 식판을 핥고 있다. 소년의 애처로운 눈빛을 외면할 수 없는지 한 봉사단원이 밥을 더 퍼준다. 배식과 설거지까지 약 두 시간가량 걸렸다.



여름휴가에 네팔 오지로 봉사활동을 하러 간 젊은 직장인들이 카트만두 하천변 밥퍼 봉사 천막식당에서 아이들의 식사를 돕고 있다. 오른쪽(허리 굽힌사람)부터 박의범·최보현·서유리·윤명근씨. 이들은 항공료 등 비용의 80~90%를 자비로 부담했다. [카트만두=신성식 기자]
이날 배식을 맡은 사람들은 경기도 분당신도시 갈보리교회 소속 25명의 청년단원이다. 이 중 7명은 여름휴가 대신 네팔 봉사를 선택한 직장인들이다. 박나영(28·여·세인어학원 강사)·박의범(27·바니랜드)·서유리(30·여·SM그룹)·윤명근(29·타임네트웍스)·최보현(27·여·지멘스)씨 등이 그들이다. 나머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직장인들은 휴가를 길게 낼 수 없어 본진보다 5일 정도 늦게 네팔에 도착했다. 6박7일간 봉사활동을 했다.



이들은 밥퍼 봉사를 하기 전 카트만두 서쪽 140㎞ 지점의 시골 동네인 너월 프라시에서 여름캠프를 운영했다. 그 주변 일대 200여 명의 어린이가 참석했다. 서너 시간 걸어온 애들도 있다. 2박3일 동안 인형극·페이스페인팅으로 애들을 즐겁게 했다. 또 성탄절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상영하고 춤을 비롯한 레크리에이션을 가르쳤다. 최보현씨는 “부모한테 맞고 자라거나 생활이 너무 어려운 애들이 많았다”며 “사랑을 못 받아서 그런지 손 한 번 잡아주면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은 한국에서 가져온 헌옷·연필·풍선·사탕·종이배 등을 선물했다.



박의범씨는 “정전에다 진흙벽 집, 40도를 넘는 더위에다 빗물을 식수로 쓰는 등 주민들의 생활이 생각보다 더 열악했다”면서 “그래도 우리 프로그램이 애들한테 인기 폭발이었기 때문에 힘들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 등은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한 달 전부터 캠프 프로그램 연습을 했다. 인형극이나 레크리에이션 율동은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네팔행 왕복 항공료나 숙박비 등으로 100만원씩을 냈다. 비용의 80~90%가 본인 부담이었고 나머지 일부는 교회에서 댔다.



이들은 “봉사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실천하지 못했는데 이런 기회가 와서 서슴없이 지원했다”고 입을 모았다. 박나영씨는 “현지의 열악한 생활을 체험하고 나니까 우리(한국인)가 축복받은 나라, 발전된 나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며 “물과 전기의 소중함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윤명근씨는 “이번이 세 번째 봉사여행”이라며 “시골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 주고 기쁨을 같이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카트만두(네팔)=신성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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