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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세 ‘몸짱·공부짱’

김원곤 교수가 자신의 상반신 사진이 놓여 있는 연구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50대부터는 ‘내리막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무엇을 배우고 시작하는 데 크게 망설인다. 특히 의사·교수와 같이 비교적 안정된 직업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서울대의대 김원곤 교수(57·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이같은 통념을 깨뜨렸다. 김 교수는 56세 때 이른바 ‘몸짱 사진’을 찍었다. 57세에는 4개 국어에서 고급반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다. 얼마 전에는 미니어처 술병과 미니종 수집가로서 전문 강의도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이 50세를 넘어 시작해 일가를 이룬 것들이다. <본지 건강섹션 ‘건강한 당신’ S 6~7면>



서울대 의대 김원곤 교수

2008년에 몸짱 신드롬이 일었다. 젊은이들이 TV에 나와 복근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며 우울한 생각이 들었다. “50대는 진정 저물어가는 나이인가. 나도 한때는 잘 나갔는데…”. 그 해 겨울,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송년회에서 선언했다. 1년 안에 근육질 몸매를 만들고, 세미 누드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전송하겠다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했다. 의대 교수는 바쁜 직업이다. 외래 진료, 수술, 학생 강의와 연구 시간 등이 필요했다. 그는 초대 의학학림원 회원으로 선정될 만큼 연구 성과도 많고, 흉부외과 전공서적을 가장 많이 쓴 교수이기도 하다. 틈새 시간을 활용하고,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술 약속을 반 이하로 줄였다. 일주일에 2~3번, 헬스장에서 1시간씩 강도 있는 근육 운동을 했다. 일정이 바빠 운동을 거르는 날이 많아도 그만두지 않았다. 그러는 동안 근육이 차츰 커져갔다. 이듬해 여름, 김 교수는 송년회 때의 약속을 실천으로 옮겼다. 근육질 몸매를 드러낸 상반신 누드사진을 e-메일을 통해 전국 흉부외과 교수들에게 보냈다.



그는 여기에서 도전을 그치지 않았다. 50~60대에게 공부에 대한 자극도 심어주고 싶었다. 지난 6년 동안 조금씩 공부해 온 중국어·일어·프랑스어·스페인어 4개 국어를 공부해 책을 내기로 했다.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됐다. 주말은 몽땅 학원 수업을 듣는 데 바쳤다. 출·퇴근길 양복 주머니에는 항상 전자사전 3개가 자리했다. 걸으면서도 단어를 외웠다. 일정이 몰려있을 때는 한 달에 학원을 1~2번 밖에 못 가는 때도 있었다. 하지만 결코 공부를 그만두지 않았다. 6년 전 초급반에서부터 시작한 그의 실력은 현재 모두 최고급반 수준에 있다. 그는 지난 3월, 4개 국어를 정복하는 노하우를 담은 『50대에 시작한 4개 국어 도전기』라는 책을 냈다. 반응이 꽤 좋았다.



원래부터 머리가 좋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면 그런 말씀 못하실 겁니다. 머리도 그리 좋지 않아요. 고등학교 저학년 때는 반에서 40~50등수에서 헤맬 때도 많았는걸요”



그는 “50대는 20대와는 달리 정해진 목표를 급박하게 달성하지 않아도 된다. 50대부터는 ‘오히려 시간은 내편’이라고 생각하고 무슨 목표를 정했건 긴 시간 동안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꾸준히’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된다”고 말했다.



“근육을 더욱 단련해 60세 되는 날에 완벽한 ‘몸짱 사진집’을 낼 겁니다. 나의 이런 도전기가 50~60대들 사이에 많이 회자돼 몸짱·공부열풍을 일으키는 것이 소망입니다. 50세는 결코 마무리를 생각할 나이가 아닙니다.”



글·사진=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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