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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아기자기 오밀조밀 … ‘디자인 일본’의 대표 선수들

서구에서 말하는 ‘오리엔탈(동양적) 디자인’의 효시는 일본이다. 일본 디자인은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해졌지만 일찍이 195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젠 스타일’까지 세계 시장에 많은 영향력을 끼치며 나름의 자리를 굳혔다.



27일부터 서울 실크갤러리 전시 ‘현대 일본 디자인 100선’

이 같은 일본의 국가대표급 현대 디자인을 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이 27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문화원 2층 실크갤러리에서 여는 ‘현대일본디자인 100선’ 전시회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부터 산업성장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일본인의 사랑을 받았던 디자인들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전시회에 앞서 작품들을 미리 둘러봤다.



글=이정봉 기자 사진=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제공



작은 것이 아름답다



1 소니 트랜지스터 라디오 ‘TR-610’(1958) 2 소니 소형 텔레비전 ‘TV8-301’(1960)
‘기능은 첨단으로, 크기는 작게’. 이는 한동안 세계를 지배한 일본식 ‘미니멀리즘’ 디자인 정신이다. 소니(SONY)사가 55년 내놓은 소형 트랜지스터 라디오로 시장을 석권한 이래 전자기기 기업들은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의 싸움에 매달렸다. 58년 만들어진 소니 ‘TR-610’은 소형 라디오의 기본 디자인이 됐다. 60년 나온 소형 텔레비전 ‘TV8-301’도 마찬가지다.



스바루 ‘스바루360’(1958)
오토바이·자동차에도 이 트렌드는 이어졌다. 58년 나온 혼다 ‘수퍼커브(super cub)C100’은 50㏄ 오토바이 디자인의 원형이다. 수퍼커브는 싸고 튼튼하고 연비 좋고 보기도 좋아 50년이 넘도록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혼다에 따르면 이 모델은 세계적으로 6000만 대가 넘게 팔렸다. 운송수단 단일 모델로는 세계 최다 판매 기록이다. 같은 해 출시된 자동차 스바루360은 요즘 우리나라에도 인기를 끌고 있는 폴크스바겐 비틀 같은 ‘미니자동차’다. 2002년 나온 초로큐모터스의 초소형 자동차 ‘규카큐노’까지 일본의 경차에 대한 끝없는 애정을 엿볼 수 있다.



땅덩어리는 좁고 사람은 넘치는 일본은 이러한 미니멀리즘을 주택에도 적용했다. 전후 일본에서는 ‘9평(약 30㎡) 하우스’라는 모델이 만들어졌다. 밖에서 보면 ‘저렇게 좁은 공간에서 어찌 살까’ 싶지만 안은 2층 구조라 꽤나 널찍하다. 이를 기본형으로 일본의 건축가들은 상상력을 접목해 다양한 주택 디자인을 고안해냈다.



애교 만점, 가와이(귀여운) 디자인



(왼쪽)고쿠요 ‘모서리지우개’(2001), (오른쪽)마쓰시타전기 ‘일렉트릭 버킷’(2001)
‘미니멀리즘’이 일본 디자인의 하드웨어라면, ‘가와이 디자인’은 소프트웨어다. 친근하면서도 애교가 넘치는 제품 디자인이다. 고쿠요의 ‘가도케시(모서리지우개)’는 모서리의 수를 많게 디자인한 지우개다. 지우개의 모서리 부분이 잘 지워진다는 체험을 담은 디자인이다. 무사시노미술대학 가시와기 히로시 교수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지우개 디자인이 있는 나라”라며 “사소한 것에 대한 관심이 일본 디자인의 저변을 튼튼하게 했다”고 말했다.



액세서리·캐릭터 상품만이 아니라 가전기기에도 귀여운 디자인을 적용했다. 마쓰시타전기의 ‘일렉트릭 버킷’은 극소량의 빨래를 하기 위한 세탁기다. 일본에서 늘어나고 있는 일인가구를 겨냥한 가전기기다. 장난감처럼 보이는 게 특징이다. 같은 회사의 ‘소프트 다리미’는 양복을 옷걸이에 걸어둔 채로 다림질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료힌케이카쿠의 ‘벽걸이식 CD플레이어’는 줄을 당겨 스위치를 켜는 환풍기의 이미지를 차용했다. 어린 시절 상상했던 장난스러운 아이디어지만 실용성도 돋보인다.



일본적인 너무나 일본적인: 폐 끼치지 말라



(왼쪽)아비탁스 ‘휴대용 재떨이’(1994), (오른쪽)에이네트 ‘파이널 홈’(1994)
남에게 폐 끼치기 싫어하고, 지진이 잦은 일본인과 일본의 특성을 담은 디자인도 눈에 띈다. 일상생활에 착 달라붙는 디자인 감각을 엿보게 하는 제품들이다. 야마하 ‘사일런트 바이올린’은 바이올린에 헤드폰을 달았다. 헤드폰을 쓴 연주자만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 좁은 실내에서도 남에게 소음 피해를 끼칠 염려가 없다. 소리만 안 날 뿐 최소한의 바이올린 형태는 유지하고 있다. 아비탁스와 후카시로에서는 ‘휴대용 재떨이’를 내놓았다.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깔끔을 떠는 일본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제품이다.



이세이 미야케가 세운 유통회사 에이네트의 ‘파이널 홈’은 옷 전체가 지퍼가 달린 주머니다. 주머니에 온갖 물품을 다 담을 수 있다. 주머니에 신문지를 구겨 넣으면 저렴한 다운점퍼가 되기도 한다. 지진 등 이재민들에게는 꽤나 실용적인 옷 디자인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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