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노트북을 열며] 위안화가 기축통화 될 때 …

놀랄 일은 아니었다. 호들갑 떨 이유도 없었다.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다는 지난주 뉴스 말이다. 이미 예정됐던 일, 시간의 문제였기 때문이다. 세계 금융계는 오히려 다른 뉴스를 주목했다. 중국인민은행(중앙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중국 채권시장 개방’이 그것이다. ‘외국 중앙은행과 금융회사가 국채를 포함한 각종 중국 채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게 핵심이다. ‘미국 국채에 투자하듯 이제 중국 국채도 사가세요’라는 선언이다.



위안화 국제화가 노림수다. 중국이 이 작업에 착수한 게 지난해 하반기다. 무역거래에서의 위안화 결재가 시작이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해외 기업이나 은행이)수출로 벌어들인 위안화를 운용하기 위한 적당한 투자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달러라면 미국 국채도 사고, 원자재 관련 파생상품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는 수요자가 나타날 때까지 쌓아둘 수밖에 없다. 당연히 외국인의 위안화 보유 욕구가 떨어진다. 위안화베이스 무역거래도 늘어나기 어렵다. 그 한계를 풀자는 게 이번 조치의 핵심이다.



위안화 국제화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상하이와 광둥(廣東) 등 5개 도시에만 허용했던 위안화 무역거래 지역을 지난 6월 전국 20개 도시로 확대했다. 7월에는 홍콩 금융기관에 위안화 펀드 설정을 허용했다. 외국인들도 홍콩 금융기관을 통해 대륙 주식이나 채권을 살 수 있게 됐다. 역시 외국기업의 위안화 보유 욕구를 높이자는 차원이다. 여기에 이번에 국채까지 내놓았다. 중국이 서방을 상대로 자본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으며 ‘푸른 종이 조각’ 달러에 넌더리를 친 중국이다. 그들은 ‘달러 타도’를 외치며 위안화를 달러·유로에 이은 ‘제3의 통화’로 키우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쉬운 길은 아니다. 중국도 위안화가 단기간 내 기축통화로 성장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 그들의 눈은 우선 아시아 역내로 향한다. 그래서 나온 게 소위 ‘미국 팔고, 일본 사기’다. 올 상반기 일본 국채 203억 달러 어치를 사들인 대신 511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팔아치웠다.



인민은행 금고에 한국 국채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중국이 보유한 한국 국채 규모는 3조9900억원(약 34억 달러)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훗날 중국이 우리나라 금리 결정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위안화 국제화 전략을 결코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유다. 게다가 차이나 머니는 한국 증시와 부동산시장을 노리고 있다.



‘제3통화 만들기’로 요약되는 중국의 금융·자본시장 국제화 전략은 우리에게 도전이자 기회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 과정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한국에 도움을 청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한 발 앞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그들이 지날 길목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무엇을 얻어내고, 또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한우덕 중국연구소 차장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