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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살갑게 지낸 아이는 커서도 따뜻한 사람되죠

매사 자신 있고 세상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아이. 조금이라도 맘에 들지 않으면 울고불고 떼를 써 대책 없는 아이. 이 같은 성격과 감정은 언제부터 갈릴까. 전문가들에 따르면 만 3세까지 부모(양육자)와의 ‘애착’ 관계를 어떻게 형성하느냐에 달렸다. 아기들에게 부모와 떨어지는 것은 죽음 다음으로 큰 공포다.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아기는 불편함, 불안감, 공포를 경험하며 외로움에 빠진다. 특히 유아기 때 부모와의 애착 관계는 성인이 된 후 성격에 영향을 미친다. 중앙일보는 ‘세살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미래 국가 동량이 될 아이들의 태아부터 출산·육아·교육에 이르기까지 부모·사회가 인지해야 할 ‘보살핌’의 지혜를 연재한다. 이번 주제는 ‘부모와 살갑게 지낸 세 살배기는 다르다’이다.



세살마을 운동, 경원대·서울시·중앙일보 함께합니다 ④

건강한 애착 관계, 아이의 미래를 좌우



‘사람 좋네’. 이런 평가를 받는 이들의 첫 단추는 언제부터 끼워질까. 가천의대 길병원 소아정신과 배승민 교수는 “출생 후 만 3세까지 부모(주 양육자)와의 안정적인 애착 관계가 성인이 된 후 성격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생후 3년간 양육자와의 소통의 질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이다.



심리학자인 프로이트와 에릭슨은 우리가 지금 느끼는 감정은 현재의 기분인 동시에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생겼다고 주장했다. 성인의 성격과 감정은 과거의 거울이라는 의미다.



애착(attachment)이론은 1950년대 영국의 진화심리학자인 존 볼비가 세웠다. 영·유아는 자신을 양육해주는 사람, 특히 부모와의 강한 정서적·애정적 유대를 맺는다. 이것이 애착이다.



아기들은 돌 무렵이 되면 양육자(특히 엄마)를 완전히 인식한다. 돌이 된 아이를 부모로부터 떼놓는 게 쉽지 않은 이유다. 생후 1년은 양육자를 통해 세상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신뢰감을 얻는 중요한 시기다. 이후 아기는 만 3세께까지 부모와 끈끈한 애정 관계를 유지한다. 양육자의 사랑과 보살핌에 100% 의존하며 살아가는 시기인 것이다.



아기의 애착은 양육자와 붙어 있으려는 근접성과 접촉으로 나타난다. 놀라거나 아플 때, 지쳐 있을 때 애착 대상인 양육자를 애타게 찾는다.



경원대 유아교육과 허혜경 교수는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맺은 아기는 비로소 주위 환경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세상을 탐색하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세상과 소통하는 촉수가 발달하는 것이다.



배고픔·놀이 등 요구, 일관성 있게 해소해줘야



부모와 안정적인 애착을 갖고 있는 아기는 다른 어른과도 친밀한 관계를 즐긴다. 혼자 있어도 편안해한다. 하지만 모든 아기가 건강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아기가 첫째라면 둘째는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외계인이다. 독점하던 부모의 사랑을 앗아간다. 울고 떼써도 맘대로 할 수 있던 상황이 점차 줄며 부모와 애착 관계에 혼선이 온다.



부모의 맞벌이 때문에 조부모 등 다른 가족이 양육을 맡을 때도 마찬가지다. 적응기 없이 갑자기 주 양육자가 바뀌면 아기는 혼란스럽다.



아기는 배고픔, 기저귀 갈기, 놀아주기 등 자신의 요구를 해결해주는 사람과 애착을 형성한다. 결국 이유야 어찌 됐든 하고 싶은 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정 애착으로 빠진다.



불안정 애착의 유형은 크게 무시형(회피 애착)·집착형(저항 애착)·혼란형(혼란 애착) 등 세 가지.



무시형은 친밀한 관계를 부담스러워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집착형은 무시형과 반대로 부모를 비롯한 대인 관계에 집착해 남에게 지나치게 의존한다. 남을 무서워하며 친밀한 관계를 지나치게 두려워하면 혼란형이다.



허혜경 교수는 “불안정 애착을 보이는 아기는 자신감과 신뢰감을 형성하지 못해 세상에 대한 탐색을 포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간혹 ‘갓난아기들이 얼마나 기억하겠어’라며 아기들의 요구에 무덤덤하게 대하는 때도 있다. 잘못된 생각이다.



기억을 또렷이 회상하는 명시적 기억은 뇌에서 해마체가 발달하는 생후 12~18개월부터 가능하다. 배승민 교수는 “하지만 훨씬 이전부터 우리의 뇌는 회상해 낼 수 없는 기억들을 뇌 어딘가에 저장하고 우리의 행동과 감정을 지배한다”고 설명했다.



따뜻한 스킨십 무엇보다 중요



1959년 심리학자인 해리 할로와 로버트 지머맨이 새끼 원숭이 실험을 했다. 철사로 만든 엄마 원숭이 모형과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엄마 모형 앞에 아기원숭이를 뒀다.



새끼에게 필요한 우유병은 철사 원숭이에만 설치했다. 그 결과 원숭이는 배고플 때만 잠깐 철사 원숭이를 찾았고 나머지 시간은 천으로 만든 모형 원숭이에 매달렸다.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따뜻한 스킨십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한 연구다. 또 양육자가 꼭 친부모가 아니어도 아이의 건강한 애착이 가능하다.



허혜경 교수는 “조부모나 친척이라도 주 양육자처럼 지속적이고 따뜻한 사랑과 접촉이 가능하다면 아이는 애착 형성에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기와 건강한 애착 관계를 만들려면 네 가지를 기억하자. 우선 아기의 요구가 위험하지 않다면 즉각적이고 일관성 있게 들어준다. 배승민 교수는 “같은 상황의 요구를 들어줬다 말았다 하면 아기가 혼동해 애착 관계가 불안정해진다”고 말했다.



둘째, 무표정하고 습관적으로 대하지 말고 몸과 마음으로 사랑을 표현하자. 셋째, 목욕·놀이·함께 잠들기 등으로 신체 접촉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엄마 스스로 아이를 양육하는 데 자신감과 소신을 가져야 한다. 배승민 교수는 “양육에 자신감이 없는 부모는 아이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어 애착 형성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첫째 아이에게 둘째 동생은 부모의 사랑을 새치기해 간 ‘적군’이다. 하지만 부모의 노력에 따라 애착을 다지는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다. 배 교수는 “첫째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자존감을 높여주면 부모와 더 깊은 애착을 맺을 수 있다”며 “둘째는 첫째를 보고 따라 하는 학습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모와 형성한 건강한 애착은 친인척·또래·직장 동료뿐 아니라 미래의 배우자와 가족까지 이어진다.



가천의대 길병원 소아정신과 조인희 교수

황운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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