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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IT 거인들도 초심으로 뛰고 있었다

얼마 전 미국을 다녀왔다. 여러 사업 협력 현안을 논의하는 한편 세계 정보기술(IT) 리더들이 이 혼란한 시기를 어떻게 진단하고, 새로운 길을 어떻게 모색하는지 알아볼 기회였다. 세계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최강자 마이크로소프트(MS)와 컴퓨터·인터넷 왕국으로 군림하는 IBM·시스코 등을 방문했다. 구글이나 애플은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등을 통해 각자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했다. 하지만 두 회사 못지않게 세계 IT 발전 방향을 좌지우지할 MS·IBM·시스코 세 회사의 미래 비전이 궁금했다.



첫 방문지는 워싱턴주 시애틀의 MS 본사였다. 전 세계 PC 운영체제(OS) 시장을 장악한 SW 왕국이 요즘 어떤 충격을 받고 고뇌의 길을 어떻게 헤쳐 왔는지를 3년간의 행적으로 볼 수 있었다. PC에서 TV, 그리고 게임·휴대전화기(스마트폰)로 주력 사업을 숨가쁘게 확대시켜 왔다. 그런가 하면 비즈니스에 필요한 여러 솔루션을 발전시켜 중소기업(SMB)에 필수적인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을 개발해 왔다. 그중에서 요즘 MS의 대표 키워드는 ‘윈도폰7’이다. 10월 출시될 윈도폰7 스마트폰은 메인 화면에 동그란 모양의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앱) 대신 9개의 네모난 모양의 타일로 구성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내세웠다.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트나 서비스를 나무줄기처럼 큰 분류부터 찾아가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애플 아이폰이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작동 방식을 설계한 데 비해 윈도폰7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갈 수 있는 ‘가치 탐색형’이었다. 특히 윈도폰7은 MS가 자랑하는 윈도 OS와 거의 결별했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의 신개념을 적용해 개발됐다. 윈도라는 엄청난 기득권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신생 업체들과 무한경쟁에 뛰어드는 투혼과 결심이 인상 깊었다.



다음 방문지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시스코. 세계적인 네트워크 솔루션 회사이자 끊임없는 인수합병(M&A)으로 핵심 역량을 키워 온 회사로 유명하다. 네트워크 사업을 하면서 한쪽으로는 ‘비디오(영상)가 차세대 보이스(음성)’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비디오 분야 세계 1위가 되겠다는 비전을 키우고 있었다. 비디오 철학은 ‘좀 더 현실과 가까이’라는 말로 집약됐다. 실제로 차세대 원격 화상회의실에 들어가자 기존의 영상회의와 달리 생동감과 현실감이 대단했다. 시스코는 사용자의 서비스를 단말기가 아닌 네트워크 인프라 차원에서 제공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를 추구하고 있다.



마지막 일정은 IBM 뉴욕 본사였다. 기술과 지식의 창고로 유명한 IBM 연구소는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웬만한 분야의 ‘솔루션 1인자’를 자처했다. 실제로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더 똑똑한 지구)’이라는 비전을 내세워 세상을 좀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만들어 더 나은 삶을 제공하려는 구상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 회사의 솔루션들은 국가·사회·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까지 통용될 정도로 광범위하다. 단순히 사용자에게 맞추는 것을 넘어 그들에게 수많은 선택권을 부여해 원하는 것을 고르도록 하겠다는 일종의 ‘물량 작전’이기까지 하다.



세계적 IT 지도자들은 분명 변하고 있었다. 왕년의 거인도 신생 업체 같은 초심으로 돌아가 뛰고 있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고객’ 관점에서 비즈니스 모델뿐 아니라 나아갈 방향까지 재편하고 있었다. MS는 ‘가치 부여’, 시스코는 ‘현실감 증대’, IBM은 ‘더 넓은 선택 폭 제공’ 같은 신개념 전략으로 고객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혼란기에 우리의 갈 길도 역시 고객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가는 것일 게다. 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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