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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종 영장 청구되자 강용석 중징계 목소리 잠잠, 왜

중앙SUNDAY 7월 25일자 5면.
여야 정치권은 허구한 날 싸우기만 한다? 얼핏 보면 맞는 얘기 같다. 하지만 한꺼풀만 들춰보면 전혀 딴 세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다가도 이해관계만 맞아떨어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죽이 잘 맞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최근 10여 일 새 여의도 국회에서도 이런 희한한 일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다.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이 대표적이다. 성희롱 발언도 모자라 거짓말 해명까지 더해진 강 의원에 대해 국회 윤리특위 위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중징계를 다짐했다(본지 7월 25일자 5면, 중앙일보 8월 3일자 3면).

하지만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던 정치권의 기류는 11일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의 말 한마디를 기점으로 180도 바뀌었다. 그는 “젊은 의원이 실언을 한 것으로, 본인이 뉘우치고 있다”며 “앞으로 주의를 하도록 징계하되 의원직은 유지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웬일인지 민주당에서도 중징계 목소리가 급속히 잦아들었다.

마침 이날은 자신이 이사장을 맡고 있던 학원에서 수십억원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민주당 강성종 의원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바로 다음날이었다. 당장 국회 주변에서는 “여야 지도부가 자기 당 의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서둘러 바터(주고받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 식구 감싸기 고질병이 도졌다”는 냉소 섞인 반응도 적잖았다.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일벌백계를 해도 부족할 판에 여야가 짜고 서로의 잘못을 애써 외면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난주 경기도 성남 분당을 재·보선을 10월에 치르지 않기로 사실상 합의했다. 이 지역구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곳이다. ‘법대로’ 하면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임 실장의 의원직 사퇴를 의결하거나 비회기 중이라면 국회의장이 사퇴서를 처리해야 한다. 그리고 10월 보궐선거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그런데 여야는 임 실장의 의원직 사퇴문제를 처리하지 않고 있다. 여기서도 여야의 이해관계는 교묘하게 일치했다.

민주당은 10월 전당대회 직후 선거를 치르는 게 부담스럽다. ‘분당 속 강남’이란 분당을에서 선거를 치러봤자 승산이 없다는 계산도 작용했다. 한나라당도 정권 실세인 임 실장이 2012년 총선 때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지역구를 가급적 비워 두자는 심산이었다. 제1야당과 집권여당의 밀실 담합에 유권자들만 소중한 투표권리 행사 기회를 빼앗겨 버린 셈이다.

여야 지도부는 심지어 ‘총선 1년 전에는 재·보선을 생략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워 내년 4월 재·보선도 건너뛸 태세다. 그럴 경우 분당을 주민들은 2012년 4월까지 1년9개월 동안 자신들을 대표할 대표자 없이 지내야 한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기자와 만나 “의원직 사퇴서가 본회의에 올라오는 즉시 법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혔지만 본회의 상정은 요원하기만 한 상황이다.

20일 시작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도 담합행위는 재현됐다. 청문회에 앞서 여야 의원들은 “고위공직자 자격이 안 되는 후보자는 낙마시킬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예고와 달리 의원들의 ‘창’은 무뎠다. 청문회장 주변에서는 “여당 실세가 A장관 후보자와 가깝다더라” “야당 지도부 중 한 명이 B후보자와 학교 선후배 사이라더라”는 얘기가 돌았다. 사적 인간관계가 ‘엄격한 검증’이란 공적 의무를 무력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6·2 지방선거와 7·28 재·보선을 치르면서 여야는 두 달 새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이길 것 같은 선거는 지고, 질 것 같은 선거는 이기면서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 실감했을 터다. 그런데도 의원 개인과 각 당의 유불리 계산 앞에 국민은 여전히 안중에도 없는 게 2010년 8월 ‘더위 먹은’ 대한민국 국회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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