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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사가 쓰는 性칼럼] 첫날밤 실패는 무죄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요즘은 많이 사라졌지만, 우리 조상들에겐 결혼 첫날밤을 앞둔 신랑을 거꾸로 매달아놓고 발바닥을 때리는 풍습이 있었다. 이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해석한다면 지나친 긴장을 풀고 혈류순환을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추측된다. 여기에 필자의 재해석을 덧붙이자면, 신랑이 첫날밤 거사(?)에 실패하더라도 발바닥을 맞아 고단했기 때문이라는 적당한 변명거리를 주려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지나친 음주와 몸 고생에 첫날밤도 치르지 못하고 곯아떨어진 신랑을 신부가 어찌 나무랄 수 있으랴. 길게 보면 첫날밤을 별일 없이 지내는 것이 아주 나쁜 상황이라고 하긴 어렵다. 아주 먼 옛날엔 연애 기간이 거의 없었다. 가문끼리 엉겁결에 혼사가 맺어진 것이라면 상대방과의 친밀감은 전무한 상태다. 몸 고생을 한 신랑을 돌보며 보내는 며칠이 성적인 면에서 남녀 간의 적응단계가 될 수 있다.



첫날밤의 실패는 신체에 이상이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결혼하기 전에 정상적인 자위가 가능했다면 더 그렇다. 대부분 지나치게 긴장하거나 상대를 만족시켜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자연스러워야 할 성반응이 억제되기 때문에 벌어진다. 이는 긴장에 따른 상황성 발기부전의 형태로, 심하지 않다면 경험이 늘어나면서 회복된다.



첫날밤의 실패 원인이 여성에게 있는 경우도 있다. “아내가 너무 아프다고 하니 도저히 삽입이 안 돼요. 흥분이 깨져서인지 발기도 잘 안 됩니다. 자꾸 아파하는 아내한테 신경이 쓰여서….”삽입에 대한 공포로 인해 여성이 질경련을 일으키거나 여성이 아플까 봐 잔뜩 몸을 경직시켜 남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면 삽입이 쉽지 않다.



이런 형태의 실패는 서로 있을 수 있는 일이란 인식과 이해가 필요하다. 무슨 일이든 누구나 처음부터 고수는 아니기 때문이다. 좌절하지 말고 여유를 갖고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 한마디로 첫날밤의 실패는 무죄 쪽으로 보는 게 낫다.첫날밤 성행위의 실패가 유죄가 되는 것은 실패한 것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실패 이후의 태도에 있다. 앞선 실패에 너무 집착해 또 안 될까 지나친 수행불안감을 갖거나, 이를 두고 아내의 매력 부족으로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 피곤하다는 둥 분위기가 안 난다는 둥 이런저런 변명을 늘어놓으며 성행위를 기피하는 것이 유죄다. 이런 유죄 남성들은 궁합이 안 맞다는 표현을 자주 한다. 자위할 때는 잘되니까 자신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면서 문제만 키우기도 한다.



“남편은 사기꾼이죠. 사랑하는데 어찌 반응이 없을 수 있어요? 다른 여자가 있거나 불구자가 아니라면 말이에요.”

필자는 이런 오해를 하는 여성들을 보면 숨이 탁 막힌다. 이런 여성도 유죄다. 실패한 남편을 막무가내로 몰아세우거나, 남편의 속마음을 의심하고 불륜과 외도를 염두에 두는 것은 소심한 행동이다. 실패하는 남성 중에는 아내를 너무 중시하고 반드시 만족감을 느끼게 해 줘야겠다는 중압감이 심한 경우도 많다.



이 모든 상황에서 최악의 경우는 자신의 성기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문제가 있는데도 전문가를 찾아 치료받지 않고 치료가 안 될 것이란 두려움에 동굴 속에 숨어 지내는 두더지형 남편이나 아내다. 이들의 변명이나 회피는 진짜 중죄라 할 것이다.



강동우·백혜경 성의학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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