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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기억, 무의식 넘나드는 판타지의 연금술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코브(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드림머신이라는 기계로 남의 꿈에 접속해 생각을 훔치는 기술자다. 그는 아내 말(마리옹 코티야르)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있다. 그에게 사이토(와타나베 겐)가 가족에게 돌아가게 해 준다며 한 가지 제안을 한다. 라이벌 기업의 후계자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속에 침투해 ‘기업을 쪼개겠다’는 생각을 심어 달라는 것. 코브는 동료인 아서(조셉 고든 레빗), 꿈을 설계하는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 꿈속에서 모습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임스(톰 하디), 깊은 꿈으로 이끄는 약을 조제하는 유수프(딜립 라오) 등과 한 팀을 만든다. 마침내 이들은 꿈의 꿈의 꿈속으로 들어가 피셔의 생각을 설계한다.

개봉 20일 만에 관객 400만 돌파 ‘인셉션’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여기까지가 단순 줄거리다. ‘인셉션’은 긴박감 넘치는 SF 스릴러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기발한 상상력은 영화를 철학과 인문학으로 확장했다. 꿈에서 꿈으로, 또 꿈으로 빠져들고, 기계로 연결된 사람들이 꿈을 공유하고, 타인의 꿈을 창조하는 ‘인셉션’은 400만 명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냈다.

놀란 감독의 장편 데뷔작은 ‘미행’(1998년)이다. 낯선 사람을 미행하는 버릇을 가진 빌이 코브(‘인셉션’의 주인공과 같은 이름이다)를 미행하면서 기이한 범죄 세계에 말려드는 얘기다. 이미 이 작품에서 놀란 감독은 시간을 뒤죽박죽 배열하고 충격적인 반전을 남겨 관객의 두뇌를 시험했다. 대중 영화의 틀 안에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관을 녹여 내는 놀란 영화의 스타일이 시작된 셈이다. 이후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남자가 몸에 새긴 문신으로 기억을 재구성하고(메멘토·2000년), 불면증에 시달리는 형사는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에서 판단력을 잃는(인썸니아·2002년) 이야기로 꿈과 현실, 기억이 뒤엉킨 판타지를 만들어 냈다. ‘배트맨 비긴즈’(2005년)와 ‘다크 나이트’(2008년)는 트라우마와 죄의식·분노 등 인간의 심연을 소재로 삼았다.

놀란 감독은 ‘인셉션’에서 다시 꿈과 무의식으로 돌아갔다. 더 정교하다. 탁월한 상상력이 고안한 용어와 규칙을 토대로 겹겹이 꿈을 꾸는 가상세계가 구축됐다. ‘킥’ ‘림보’ ‘토템’ 등의 용어와 꿈에서 죽으면 곧 깨어난다거나, 현실의 10초가 꿈에선 3분이 된다는 규칙이 그것이다. 그는 도시가 종이처럼 접히고 사람은 떠다니는, 물리학의 법칙을 벗어난 현란한 시각효과를 통해 꿈의 세계를 구체화했다. “모든 상상이 실현되고 마음속 생각을 체험할 수 있는 꿈의 세계에 매료됐다”는 놀란 감독은 16세에 처음 꿈에 관한 영화의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25년 만에 말 그대로 ‘꿈의 영화’를 완성했다.

이 경이로우면서 지적인 블록버스터는 수많은 해석을 낳고 있다. 관객들은 토론하고 영화의 뒷이야기를 능동적으로 창조하면서 지적 유희를 만끽한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놓고 과연 코브는 여전히 꿈을 꾸는지 현실로 돌아왔는지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머리 싸매 봤자 정답은 없다. 각자의 답을 찾는 것이 퍼즐을 던져 놓은 놀란 감독의 의도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만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고 앞으로 볼 계획이라면 자막이 전부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기를 권한다. 또 한번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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