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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비빔밥으로 농산물 한류 왜 못 이끄나

‘과일은 제철에 먹어야 맛이다’.그런데 이는 기후에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이른바 지역 특산물은 그것이 생산되는 곳의 지역적 특성과 절묘하게 어우러져야 비로소 명성 그대로의 맛이 난다. 이러한 특산물의 브랜드가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다.
지리적 표시는 쉽게 말하면 지명이다. 일반적인 지명이나 보통명사는 상표법상 등록이 제외돼 있다. 그러나 특정 지역 상품의 품질이 그 일대의 지리적 특성인 기후·토양·지형 등과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고, 그 지역에서 해당 상품을 경작 또는 생산하는 단체가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명성이 있다는 것을 문헌적으로 증명하면 예외적으로 지명도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 이것이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다.

기후·토양·역사의 상징, 음식 한류 위한 발판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으로 등록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경기도 화성토마토의 경우엔 역사적 사실 입증이 어려워 등록하지 못했다. 또 경작자나 가공자로 구성된 사업을 직접 운영하는 법인만 단체표장 출원이 가능하다. 브랜드만 맡고 생산은 농민에게 맡기는 프랜차이즈형 농업 기업은 출원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러한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유명한 특산물로는 프랑스의 ‘코냑’, 스코틀랜드의 ‘스카치위스키’ 등이 있다. 해당 지역 이름과 상품의 이름이 결합됐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받았기 때문에 지명을 상품 이름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받았다고 해서 매출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관(官)인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 민(民)인 경작·생산단체 또는 가공자의 공생 마케팅이 촉진되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경작·생산하는 단체에 기술개발과 장비를 지원하고, 공동브랜드 사용을 통해 홍보 부담을 최소화하는 등 도와야 한다. 또 경작·생산단체나 가공단체들은 특산물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품질을 강화하고 유지해야 한다. 관과 민이 협력하고 전문가들까지 가세해 전략을 짜야 실질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라는 이름표를 국가가 특산물에 부여하게 된 것은 외국과의 경쟁 속에서 우리 특산물이 살아남을 수 있는 힘을 주기 위해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세계무역기구(WTO) 지적재산권협정(TRIPs) 등을 통해 지리적 표시는 강력한 보호를 받게 되었다. 물론 샴페인이나 코냑 등이 포함된 많은 EU의 지리적 표시 등록 상품이 들어오는 것은 위협적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지리적 표시 상품의 EU 수출길도 열렸다.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이라는 보호의 갑옷을 입은 한국 특산물은 세계에 우뚝 설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한 셈이다.

특히 특산물을 이용한 향토 음식에는 그 지역의 문화가 녹아 들어가 있다. 따라서 이를 드라마·공연 등의 문화와 연계해 시장을 활성화한다면 지역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주 비빔밥은 저열량식인 데다 다양한 나물과 채소가 들어가 영양 면에서는 손색없는 식품이다. 여기에 ‘예향의 고장’이라는 전주의 이야기를 담고, 세계적 스타였던 마이클 잭슨이 전주 비빔밥을 사랑했다는 일화까지 엮으면 세계에서 통하는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

문화 및 연예계에서 ‘한류(韓流)’ 열풍이 일었듯 국내 특산물과 이를 이용한 음식이 또 다른 한류 열풍을 낳을 수 있다. 지역 특산물을 TV 드라마 등을 활용해 체험 상품화하고 홍보·마케팅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전라남도 함평 나비축제가 지역경제를 살리고, 한 버라이어티쇼 프로그램에 꼬막 채취 장면이 나온 뒤 어민 소득이 40% 증가했다는 것은 그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산물이 곧 브랜드인 시대가 왔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상품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것, 곧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에 등록하는 것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한식의 세계화’는 꿈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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