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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인삼’ 오갈피, 우주비행사의 원기회복제

최근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 2급 식물인 가시오갈피 자생 군락지(120여 그루)가 발견됐다. 1927년 일본 식물학자가 찾아낸 후 83년 만이다. 지리산은 추운 곳에서 서식하는 가시오갈피의 남방한계선이다.이달 초 자생한방병원 등 국내 연구진은 오갈피·우슬·방풍·두충·구척·흑두 등 여섯 가지 한약재로 만든 추출물이 염증 억제 효과가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민족약리학지'최근호). 연구진은 쥐에게 오갈피 등의 추출물을 주입하자 염증 유발과 관련된 세포 내 신호전달물질의 활성이 떨어졌고, 통증·부종이 완화됐다고 전한다.

박태균의 식품이야기

나무 높이가 2~5m인 오갈피는 가시 없는 오갈피와 가시오갈피로 크게 나뉜다. 가시 없는 오갈피는 국내 오갈피의 80∼90%를 차지하는데 전국적으로 분포한다. 반면 호랭(好冷) 식물인 가시오갈피는 대개 중부 이북에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약성은 오갈피보다 가시오갈피가 나은 것으로 평가된다.

오갈피=오가피(五加皮)다. 잎이 다섯 개로 갈라져 있는 데다 한 가지에 5개의 잎이 붙는 것이 좋다 하여 ‘오가’다. ‘피’는 껍질이다. 약재로 쓰거나 ‘식품공전’에 기호식품류로 지정된 부위도 오갈피의 열매나 잎이 아니라 뿌리·줄기·가지의 껍질이다.

오갈피는 인삼·산삼과 함께 두릅나뭇과 식물이다. 잎 모양이 인삼과는 구별하기 힘들 만큼 닮았다. 별칭이 ‘시베리아 인삼’인 것은 이래서다. 그러나 인삼·산삼은 음지식물이고 허브(풀)인데 오갈피는 양지식물이고 나무다. 인삼·홍삼은 정부가 특정 효능을 인정한 건강기능식품이지만 오갈피는 아직 일반식품이란 점도 다르다. 예로 가시오갈피를 광고하면서 ‘○○에 좋다’고 내세우면 과대 광고가 된다.

한방에선 소화기 계통의 원기를 북돋워 심폐기능을 강화하고 습(濕)을 제거해 몸이 가벼워지게 하고 피로를 풀어주는 약재로 친다(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 또 간장·신장에 작용하는 약재로 간주한다. 한방에서 간장은 피로, 신장은 원기를 담당하는 장기다. 그래서 심신의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에게 오갈피를 추천한다. 신장의 기(氣)가 실해지면 남성의 성기능이 좋아진다. 남성의 음위증(발기부전), 성기 주위에 땀이 차서 축축한 낭습증의 한방 치료에 사용하는 것은 이래서다.

오갈피는 주로 껍질·가시가 약재로 쓰인다. 민간에선 오갈피 삶은 물로 담근 오갈피주를 ‘허리 아프다’는 사람에게 먹였다. 그러나 음기가 약해 열이 자주 오르거나 입이 잘 마르는 사람과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 열이 나면서 소변이 신통찮거나 통증을 느끼는 사람에게도 권하지 않는다.

운동선수에겐 ‘보약’ 같은 존재로 통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근육 피로를 빠르게 풀기 위해 먹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오갈피 관련 연구는 러시아에서 가장 활발하다. 우주비행사·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앞장서 강장·스트레스 해소·원기 회복을 위해 즐겨 먹었다는 사실을 전파한다. 의약품으로도 인정됐다.

인삼에 사포닌이 있다면 오갈피엔 아칸토사이드 D가 있다. 간 보호와 해독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레우테로사이드 B와 E도 오갈피의 웰빙 성분이다. 이들은 집중력을 높여주고 무기력·정서불안·긴장 등을 완화한다.

뿌리·줄기에 함유된 아답토겐(스트레스 완화 성분)도 주목받고 있다. 아답토겐은 인간이 본래 갖고 있는 환경 적응 능력과 항상성을 높여주는 물질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998년 아답토겐을 기능성 식품 성분으로 허가했다.지금까지 오갈피의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임신부·수유부가 먹어도 안전한지는 검증되지 않았다.

차나 술을 만들어 마셔도 좋고, 닭백숙·칼국수·막국수 등에 넣어도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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