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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오늘] ‘재일 조선인’ 북송사업이 시작되다

 
  청진항에서 북송된 재일동포들을 환영하는 북한 사람들. [재일민단 홈페이지]
 
1959년 8월 13일 일본과 북한의 적십자사 사이에 ‘재일조선인송환협정’이 체결됐다. 이 협정으로 59년 2월 14일 첫 북송선이 출발한 이후 84년까지 총 9만3000여 명의 재일동포가 북한으로 향했다. 이 중에는 1500여 명의 일본인 배우자가 포함돼 있었다. 북으로 향한 조선인 중엔 4·3사건과 여순사건을 피해 일본으로 갔던 남한 출신 사람도 적지 않았다.

북송은 일본·북한·재일동포의 이해관계가 합치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본 정부는 징용을 통해 조선인들을 끌어갔지만, 45년 이후 재일동포들을 잠재적 사회 불안세력으로 규정했다. 당시 재일동포 사회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강한 사람이 많았다. 일본 정부로서는 64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사회적 안정이 필요했다. 재일동포들은 차별대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북송을 원했다. 이들은 취직하기도 어려웠고 일본 내에서 정상적인 거주자로서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50년대 북한 정부의 재일동포에 대한 호의적 조치에 희망을 갖게 되었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북한으로 갔다. 재일동포들에게는 ‘북송’이 아니라 귀환이었다. 북한의 입장에서 재일동포의 귀환은 58년 중국군의 철수로 겪고 있었던 노동력 부족을 해결해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냉전의 이데올로기적 전쟁터에서 남한에 비해 정치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었다.

이승만 정부는 북송 저지를 위해 모든 방안을 강구했다. 이 중 하나가 특공대 파견이었다. 59년 9월 재일동포 학도의용군 경험자 41명, 경찰 간부시험 합격자 24명, 예비역 장교 1명 등 총 66명의 특공대가 북송 저지를 위해 일본에 파견됐다. 그러나 이들 중 12명은 밀항 중 바다에서 실종됐고, 작전도 수행하지 못한 채 귀국하는 과정에서 25명이 적발돼 일본에서 실형을 살아야 했다. 한국도 아닌 다른 나라에서 물리력을 행사하려 한 것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만약 이들의 행동이 결행되었다면 김대중 납치 사건처럼 국제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최근에 와서야 이들 중 바다에서 실종된 12명의 이름이 국립묘지 위령비에 새겨졌지만 산 이들은 국가와 사회의 무지 속에서 살아야 했다.

최근 가장 심각한 문제는 북한에 갔던 재일동포와 일본인 배우자 중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고 싶은 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처음 일본과 북한 사이에 협정을 맺을 때 북송만 합의하고, 그들이 원할 경우 다시 일본으로 귀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합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하는 사람들의 재송환을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박태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한국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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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