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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가입 전 미리 상속자 지정하는 사이트 등장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디지털 유산, 외국선 어떻게 처리하나



미국 텍사스에 거주하는 커트니 퍼빈(36·교사)씨는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www.facebook.com) 홈페이지를 방문한 뒤 충격을 받았다. 올해 4월 사망한 친구가 접속을 권하는 메시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메시지를 보낸 친구는 4년 전 자신의 결혼식에서 피아노 반주를 해주었던 오랜 친구였다. 그는 “친구의 메시지를 처음 봤을 때는 그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 그에 대해 다시 얘기하고 기억할 수 있어 행복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소름이 끼쳤다. 마치 친구가 죽었다가 살아온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18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한 페이스북을 통한 죽은 사람의 메시지 전달에 관련된 기사다.



전 세계 5억여 명이 가입한 페이스북에서는 친구로 등록된 사람 중 오랫동안 연락이 없는 사람에게 연락해보라는 메시지를 자동으로 보내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에 고령 가입자가 많아졌다는 점이다.



미국 러커스 대학의 제임스 카츠 교수는 페이스북에 가입하는 사람들 중 65세 이상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에만 65세 이상이 650만 명이 등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많은 수치다. 카츠 교수는 “페이스북 초기엔 사용자들이 젊었기 때문에 이용자의 죽음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고령의 이용자가 늘면서 이용자의 죽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지고 있다”고 말했다.



메러디스 친 페이스북 대변인은 “매일 페이스북의 이용자들이 사망하고 있다”며 “우리도 사망자들의 계정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모든 사망자들을 알 순 없다. 아직까진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



페이스북 같은 외국의 소셜네트워크, 미니홈피, 블로그처럼 이용자의 사망으로 혼란을 겪는 사례가 늘자 혼란을 피하기 위한 인터넷 서비스도 등장했다. 미국 위스콘신에 위치한 인트러스테트(www.entrustet.com)라는 회사의 웹 사이트 첫 화면에는 “당신이 세상을 뜬 뒤 당신의 디지털 유산에 무슨 일이 생길까요(What will happen to your digital assets after you’ve gone?)”라는 메시지가 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블로그나 e-메일, 소셜네트워킹 서비스를 이용하던 사람이 사망한 경우 그동안 서비스를 이용하며 저장한 사진이나 동영상 자료, 자신이 작성한 글과 친구와 주고받은 메시지 등을 어떻게 처분할 것인지 미리 정해 놓을 수 있다. 회원가입 후 현재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를 선택한 뒤 자신의 e-메일 계정 접근을 허용하고, 자료를 물려 줄 상속인의 이름·e-메일 주소 등을 지정해 등록하면 된다. 유언 집행자(Executor)도 등록할 수 있으며 서비스는 무료다.



이 사이트는 2008년 처음 생겼다. 인터넷이 보편화한 현대사회에서 개개인의 디지털 자산이 중요한 가치가 있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블로그나 e-메일에 남은 디지털 유산 관리가 쉽지 않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 밖에 www.legacylocker.com이나 www.datainherit.com에서도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가 사망한 뒤 남겨진 디지털 유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물려줄 것인지, 혹은 모두 삭제할 것인지 미리 정해놓을 수 있는 사이트들이 생긴 것은 이라크에서 전사한 미 해병의 e-메일 공개를 둘러싼 2005년 미국 미시간주 법원의 판결이 계기가 됐다.



저스틴 엘스워스 병장은 2004년 이라크에서 사망했다. 그가 죽은 후 평소 사용했던 모든 물건들은 미국에 있는 그의 부모에게 보내졌지만 문제는 e-메일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의 말 속에서 그를 기억하고 싶다. 먼 훗날을 위해 그의 e-메일을 갖고 싶다. 이는 우리가 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며 야후(yahoo)에 아들이 생전에 썼던 e-메일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야후에서는 규정상 당사자가 아니면 e-메일에 접근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했다. 결국 아버지는 재판을 통해 반년이 지난 후에야 아들의 e-메일을 볼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 등 외국에서는 디지털 유산 상속에 대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미국의 일부 주와 스위스 등에서는 디지털 유산 상속에 관한 법규 제정의 필요성이 거론되고 있다.



임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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