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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서민정책 하다보면 관치 유혹 빠지기 쉽다”

정운찬 총리가 12일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이임식을 했다. 기념촬영 도중 육동한 국정운영실장이 정 전 총리의 머리를 빗어준 뒤 어떠냐고 묻고 있다. [조용철 기자]
지난해 9월 신임 정운찬 국무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겠다”고 말했다. 10개월 후인 11일 정 총리가 이임식을 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 나왔다. 그는 이날 정부에 대해 ‘할 말’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분간 총리 직무를 대행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등 각부 장관 등에게 당부하는 형식의 발언이었지만 뒤집어 보면 대통령과 청와대·행정부에 대한 쓴소리였다.



총리 떠나는 날 쓴소리 왜

정 총리는 “서민 중심의 중도실용 정책을 추구하다 보면 때때로 시장경제 원리를 보정할 필요성을 느낀다”며 “이때 정책 효과를 조기에 구현하려는 의욕이 앞서 정책의 절차적 정당성을 망각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의의 관치는 무방하다는 유혹에 빠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정부나 모든 일을 다 할 수 있다고 믿는 정부는 나라와 국민에게 똑같이 해악을 끼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 같은 내용의 이임사를 직접 썼다고 한다. 한 측근은 “총리직에서 물러나면서 정부에 마지막으로 남기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경제학계의 대표적인 ‘케인시언’으로 정부의 시장 개입 필요성을 인정하는 인물이다. 그런 그가 이임사에선 ‘경제학자의 과제는 정부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이라는 케인스의 말을 인용하며 “공직자 여러분도 항상 가슴에 새겨둘 경구”라고 했다.





정 총리 측근들은 그가 친서민 정책 자체를 문제 삼은 건 아니라고 설명한다. 김창영 총리실 공보실장은 “이임사의 골자는 시장 만능도 아니지만 정부 만능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남용돼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대기업 투자의 경우 자발적으로 이뤄져야지 손을 비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정 총리의 제자 그룹에 속해 있는 한 경제학자는 “정부가 대기업을 때려서 중소기업을 살리겠다는 방식을 쓰는 건 곤란하다는 게 정 총리의 소신”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 총리를 만난 한 학계 인사는 “정 총리가 직접 사의를 발표했지만, 그 배경엔 정치권의 계속되는 압박에 견디지 못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이임사가 “우리 정치 지형은 너무 험난했다”고 했던 지난달 29일의 퇴임 발표와 같은 맥락을 이루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임식을 마친 정 총리에게 장관·직원 등은 박수를 보냈다. 그는 총리실이 제공한 에쿠스 승용차를 사양하고 제자로서 비서 역할을 한 총리실 직원의 개인 차량(쏘나타)을 타고 청사를 떠났다.



한편 정 총리는 이날 충남 연기·공주 지역 8만3000여 세대에 편지를 보냈다. 그는 “세종시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고향을 사랑하는 뜻이야 다를 리 없지만 방법에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도 어디서든 충청인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채병건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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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정운찬
(鄭雲燦)
[前] 국무총리실 국무총리(제40대)
194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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